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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브레스트 ㅣ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3
요 네스뵈 지음, 노진선 옮김 / 비채 / 2013년 3월
평점 :

조금 고루한 이야기인지는 모르겠지만 예전에 휴대폰이 등장하기전에 삐삐라는 기계가 있었습니다.. 30세 이후의 남녀분들께서는 대체적으로 한번 정도는 이용해보셨을 그런 기계이지요.. 일종의 전화를 연결하기 위한 기계이지요.. 연락처를 알려주거나 음성으로 말을 전달하면 삐삐가 울리면서 확인을 하고 전화기로 연락을 할 수있게 만든 기계입니다.. 요즘 애들도 알라나, 하여튼 이 기계가 한참 유행하고 일종의 엑세서리로 모양새를 내던 시절에 사랑을 하던 사람들은 이번 "레드브레스트"의 한 부분에서 상당히 애잔한 공감과 그 시절의 아픔이 떠올랐지 않을까 생각을 해봅니다.. 혹시 저만 그런건지도 모르겠네요.. 하여튼 뭐 저는 그 시절에 누군가에서 오랫동안 계속 돌아오지 않는 독백을 삐삐에 대고 미친 듯이 해대던 기억이 났습니다.. 어떻게 보면 상당히 아픈 기억이고 되돌리고 싶은 시간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지만 타이밍이 문제인거죠.. 서로가 서로를 바라보는 그 시간의 맞춤이 어찌나 그렇게 틀리게 되는지 말입니다.. 아마도 그런걸 운명이라고 하는 거겠죠... 그렇기 때문에 더욱 그 운명을 거스르고 싶은 심정이 강하게 작용하는지도.....
북유럽 최고의 페이소스 캐릭터라고 한다면 단연코 이제는 해리 흘레를 떠올릴 수 밖에 없을 정도로 아주 격정적이고 감정적 지독함을 독자들에게 선사해준 두 작품이 있습니다.. "스노우맨"과 "레오파드 "라는 작품이죠.. 이 작품들은 흘레 시리즈의 7.8번입니다.. 이 작품들로 인해서 해리 흘레라는 한 형사적 캐릭터의 모습은 그동안 보아오던 단순하거나 거칠거나 진중하면서 똑똑하거나 대체적으로 형사라면 이러하리라고 예상했던 모습에서 한단계 더 지독함을 보여주었더랬습니다.. 아주 시니컬하면서 사건해결에 대한 집착적이고 강박적인 욕구와 상황적 딜레마들로 인해서 자신을 내던지는 모습들이 독자들에게 상당한 충격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아니 저는 그랬습니다.. 일종의 해리 흘레는 이러한 인간이구나라는 각인을 하게 된거죠.. 근데 이번에 "레드브레스트"에서 등장한 해리 흘레는 "스노우맨"과 "레오파드"에서의 보여준 지독하고 강렬한 페이소스를 자극하는 캐릭터로 변해가는 그 시작점이라고 보시면 될 듯 싶습니다..
자꾸 서두가 길어집니다만 이 작품을 이야기하기 이전에 꼭 짚고 넘어가야할 이야기가 있죠.. 대강 짐작을 하시겠지만 2011년에 노르웨이에서 벌어진 테러사건입니다.. 상당히 충격적이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 테러범 새끼(!!)는 재판하면서도 웃더군요.. 아주 개C%^&# 쌍#$%^&*&+ 후레^&*% 넘이더군요.. 대강 넘어갑시다.. 뒷골 땡깁니다.. 여전히 노르웨이는 이러한 인종적 차별과 극우적 집단 민족주의자들의 미친 짓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나 봅니다.. 아무래도 2차대전중의 나치즘의 영향이 지대하게 작용을 했겠지요.. 그쪽 나라의 역사를 정확하게 알지는 못하지만 이 작품 "레드브레스트"를 읽으면서 대강 짐작은 해봅니다.. 참 안타까운 역사이기도 하더군요.. 역시 늘 약한 넘이 당하기 마련입니다..
말씀드린바대로 이 작품은 해리 흘레 형사가 나오는 작품이죠.. 시리즈의 3편격이지만 실질적인 해리 흘레의 모습을 향후 꾸준히 이어나가는 그 지표가 되는 작품이라고 홍보를 하셨더군요.. 1.2편은 노르웨이가 아닌 호주와 태국쪽에서 해리의 활약을 보여준다고 하니 형사로서의 해리의 진면목은 아마도 이 세번째 작품 "레드브레스트"부터인가 봅니다.. 그래서 그런지 좀 풋풋합니다.. 하지만 역시 흘레는 흘레인거죠...여전히 시니컬하고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자신의 영역에서 쉽게 나오질 않습니다.. 하지만 사건에 대한 사냥개같은 집착력은 이전이나 이후나 변함이 없습니다.. 그런 그에게 대통령 경호의 일이 벌어집니다.. 하지만 서로간의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은 미국 경호원을 테러범으로 오인사격을 하게 되죠.. 국제적 문제가 될 수있었으나 윗선에서 문제가 불어지길 바라지 않아 일종의 승진으로 한직으로 해리를 내몹니다.. 그래서 해리는 경찰에서 국가정보국으로 승진 발령되어 현장에서 배제가 되지만 역시 냄새 하나는 기가 막히게 맡습니다.. 우연히 올라온 보고서상의 메르클린 라이플이라는 저격용 총에 대한 보고서를 본 후 조금씩 사건에 대한 진실을 파고 들기 시작하죠.. 이야기는 1942년대의 2차대전과 현재의 2000년을 오가며 역사적 진실과 아픔과 딜레마와 배신과 거짓을 하나하나 드러내놓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해리의 사랑도 만나게 되죠..
내용이 길어지는군요.. 대강 정리하겠습니다.. 필연적이라는 말의 의미가 정확하게 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해리 흘레 시리즈를 보고자 하시는 분들에게는 이 작품은 필연적으로 거쳐야되는 작품인 듯 싶습니다.. 아마도 기존에 출시된 "스노우맨"과 "레오파드"를 읽으신 분들도 이 작품을 보신 후에 다시 한번 들춰보실 공산이 크시지 않나 싶네요.. 이전 1.2편은 보질 못했으니 모르겠고 이 "레드브레스트"에서 해리 흘레라는 인물의 중심을 꽉 잡아놓으신 듯 싶습니다.. 사실 해리 흘레 시리즈에서 제일 중요한 부분이 주변 상황에서 벌어지는 극악한 압박감과 딜레마들인데 말이죠.. 아마도 "레드브레스트"에서부터 조금씩 그 이야기가 이어져 나가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가까운 곳에서부터 시작해서 아주 먼 곳까지 사건의 정황을 만들어내는 구성적 꼼꼼함이야 말 할 필요가 없을테구요, 해리를 중심으로 엮여지는 주변 인물들과의 연관성 역시 향후 이어질 시리즈를 통해 아시거나 아시게 되시겠지만 아주 잘 짜여져 있습니다.. 물론 그 속에 담겨진 감성과 페이소스가 정말 지랄맞게 장르적 감성에 적절한 부분도 빼놓을 순 없겠죠...
역사와 범죄와 인간의 연관관계를 아주 잘 만들어 낸 수작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상당한 분량임에도 이렇게 잘 읽히는 작품도 드물겁니다.. 아마도 요 네스뵈 횽님의 능력이시겠죠.. 이후 시리즈이지만 국내에는 먼저 출시되었던 스노우맨과 레오파드에서 이미 우린 그런 사실을 알게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더욱 믿음성이 강한 작품으로 첫장을 펼쳤지 않았나 싶네요.. 근데 그 작품들의 인상이 너무 강렬하게 자리잡아서 그런지 조금은 약한 감이 없지 않았습니다.. 전 이 작품에서 다루고자 한 역사와 현실속의 노르웨이의 모습도 나쁘지는 않았지만 그것보다 해리와 엘렌과 라켈에 대한 감성과 아픔과 모습이 자꾸만 되새겨집니다.. 특히 엘렌의 모습이 말이죠... 뭔 말인지 궁금하시다면 꼭 읽어보세요.. 땡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