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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명의 술래잡기 ㅣ 스토리콜렉터 14
미쓰다 신조 지음, 현정수 옮김 / 북로드 / 2013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다들 그러셨겠지만 저 역시 이 작품을 읽자마자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가 바로 떠오르더군요.. 어린시절 수많은 놀이중에서 유독 잊혀지지 않는 놀이중 하나이니까요.. 술래잡기나 오징어같은 놀이도 생각나구요.. 자치기, 비석치기같은 놀이들도 떠오릅니다.. 바짝 얼은 손등에 콧물을 훔치면서 구슬치기하느라 한쪽 눈을 감고 조준하던 기억도 나구요.. 뭐 대체적으로 저의 어린시절 놀이문화는 집밖에서 이루어졌더군요.. 사실 집안에서 할 수 있는게 거의 없었기도 했겠지요.. 하지만 요즘 애들에게는 집밖 놀이문화라고 해봐야 놀이터에서 그네타고 미끄럼 타는 것외에 다른 큰 놀이가 없어 보이기도 합디다.. 아하, 런닝맨 놀이하더군요.. 뛰어댕기면서 테이프로 붙여놓은 종이 떼기.. 하여튼 시대가 변하고 문화가 변하고 생활이 변하면서 조금씩 옛문화는 사라져갑니다.. 하지만 어린시절 제가 뛰어놀며 즐겼던 놀이들이 또렷히 기억속에 남아서 무궁화 꽃~의 술래가 때로는 빠르게 때로는 느리게 강약을 조절하며 뒤에서 다가오는 이들의 움직임을 파악하며 막 웃어대던 기억이 그대로 전해지네요.. 근데 그때 분명 다섯명이 있었는데 돌아서서 보니 소나무 뒤에 한명이 가만히 저희들을 주시하고 있었던 기억이 나네요.. 걔는 누구였을까요,
늘 느끼는 것이지만 일본소설속의 문화와 생활들이 우리나라와 얼마나 비슷한지 깜짝 놀랄 때가 많습니다.. 사실 아픈 과거이지만 일본이라는 나라가 우리 문화를 강제적으로 일부 동화시켜버린 상황때문이기도 하겠죠.. 뭐 그런것들을 떠나서라도 대체적으로 서로의 삶속에 묻어나는 문화적 공감대가 예전 역사속에서 많이 주고 받은 결과이기도 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일본애들이 많이 받았겠죠.. 지리적으로도 걔네들이 줄 수 있는게 거의 없잖아요.. 태평양의 끄트머리에 위치하니 늘 받는 상황에서 나름의 자기들만의 창조적 문화가 생겨나기도 했겠죠.. 아님 말구요, 하여튼 그런 일본의 일반적 문화적 특성들이 그렇게 생경스럽게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특히나 이번 "일곱명의 술래잡기"라는 작품에 등장하는 미스터리적 문화의 배경들은 특히나 공감대가 상당히 많이 묻어나는 일들입니다.. 미쓰다 신조의 호러적 느낌이 잘 살아나는 작품이기도 하지만 도조 겐야시리즈의 일본의 토속신앙에서 보여준 일본적 느낌보다는 보다 집중하기가 쉽기도 합니다..
내용은 이러합니다.. 우리나라의 무궁화꽃이~와 비슷한 일본의 다루마가 굴렀다라는 놀이문화가 중심소재입니다.. 어린시절 동네 친구들 몇명이 모여서 음침한 산속에 있는 다레마 신사라는 곳에서 자기들만의 놀이를 즐기던 상황이 이 소설이 배경입니다.. 30년 전 그렇게 놀았던 친구들은 다들 흩어져 자신들만의 삶을 이어가고 있었던거죠.. 그러던 중 자살을 결심한 한 친구가 예전 그들이 놀던 장소에서 저녁 늦게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어 받지 않으면 자살을 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매일 그 친구들은 전화를 받았고 이제 6일째 되는 날 그는 생명의 전화라는 곳에 전화를 걸어 자신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또 하루의 생명을 이어갑니다.. 그런데 그의 말처럼 자신의 친구는 다섯명이라고 했고 마지막으로 생명의 전화에 연락을 한 것이므로 일요일 저녁 그는 자살을 꾀할 가능성이 높은거죠.. 하지만 전화상 그는 누군가가 생각이 난다고 하고는 전화는 끊어집니다.. 생명의 전화의 누마타 야에는 그남자가 이야기한 배경속의 신사를 잘 알고 있습니다.. 젊은 시절 그 곳에서 살았던거죠.. 그래서 그는 자살을 예방할 목적으로 일요일 그곳으로 사람들을 보내어 자살을 하려는 남자를 구하고자 하나 일요일 자정무렵 그곳에 도착한 사람들은 사람이 절벽에서 뛰어내린 흔적만을 발견할 뿐이었습니다.. 이에 경찰이 조사를 하게 되었고 자살한 남자가 전화를 건 친구들을 찾게 되죠.. 그중의 한 사람이 이 소설의 주인공이자 소설속 소설가로 등장하는 하야미 고이치입니다.. 그러니까 이 소설 "일곱명의 술래잡기"의 작가이기도 한거죠.. 과연 그들이 기억하는 "다레마가 죽었다"의 진실은 무엇일까요, 그 속에 묻어나는 죽음의 그림자는 어떠한 것일까요,
꼼꼼시럽기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잘 짜여져 만들어내는 미쓰다 신조의 느낌이 그대로 묻어나 있습니다.. 몇 편 되지 않지만 읽어 본 신조 작가의 작품들이 대체적으로 자세한 내막과 상황적 묘사들이 구체적으로 보여지기에 조금은 지리하면서도 즐거움을 주는 경향이 있었더랬죠.. 이 작품은 기존의 도조 겐야 시리즈의 토속적 느낌이 강한 배경이 아닌 현대적 느낌이 더 쉽게 다가오는 작품입니다.. 물론 상황속의 구성은 한 지역의 토속적 신앙이 담긴 배경을 중심으로 하고는 있지만 대체적으로는 일반적인 공감이 잘 묻어납니다.. 이런 경우는 일본을 떠나서라도 국내에서도 상당히 많이 보여지는 그런 문화적 미신일 수도 있으니까 말입니다.. 어릴적 친구들이 기억하는 무서운 과거속에서 하나씩 죽음과 함께 드러나는 진실의 무게가 만만치않음을 읽어나가면서 독자들은 깨닫게 됩니다..
천천히 진실을 향해 다가가는 이야기의 플롯상 집중하는 재미가 상당히 좋긴합니다만 그 진실을 저는 어느 시점을 넘어서니 파악하기가 수월하더군요.. 나름 제가 똑똑해서 그렇기도 하겠지만 딱히 어렵게 마구 꼬아놓은 구성이 아니라서 쉽게 파악되는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찬찬히 하나하나씩 이어나가는 구성이라서 그럴겁니다.. 제목처럼 일곱명이 알고 있는 이야기의 구성을 하나씩 펼쳐보이는 방법을 택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뭐 그렇다고 제가 모든 것을 다 파악한 것은 아닙니다.. 문제의 진실속의 반전은 나름 충격적이면서도 조금은 황당하기도 합니다만 딱히 문제삼을 정도의 유치함은 아니었으니 그냥 패스,
여하튼 전반적으로는 읽는 재미가 많은 작품이기는 합니다.. 무엇보다 중간중간 등장하는 하야미 고이치의 스승인 시테가와라라는 교수의 능글맞음과 유치찬란한 뻔뻔스러움에 대한 캐릭터적 코믹성이 한몫을 하긴 합니다.. 전반적으로 음침하고 어두운 미스터리적 구성속에서도 어색하지않게 잘 버무려져서 나름 즐거움을 주더군요.. 자칫 잘못하면 그런 에피소드들이 겉돌 수 있는데 말이죠.. 전혀 그렇지 않아서 나름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딱히 미쓰다 신조의 작품을 마구 즐기면서 읽기에는 아직 내공이 부족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너무 꼼꼼스럽게 모든 상황과 주변의 내막과 배경을 설명하고자 드니 읽는 속도감이 줄어드는게 많이 아쉽더군요.. 하지만 천천히 한권의 작품속에서 많은 재미를 느껴보시는 일본 미스터리를 사랑하는 독자님들께는 상당히 즐거운 독서가 되실 수 있는 그런 작품인 듯 싶습니다.. 땡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