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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 미싱 ㅣ 판타스틱 픽션 화이트 White 2
체비 스티븐스 지음, 노지양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12월
평점 :
절판

오래되었지만 지금도 강렬하게 남아있는 납치에 관련된 영화의 잔상이 있습니다.. 제프 브리지스라는 아저씨가 나쁜 넘으로 나왔던 영환데요.. 산드라 블록이 납치되는 이야기였습니다.. 아마도 남주가 잭 바우어(키퍼 서덜랜드)였을겁니다.. 그때 제법 잘나가는 주인공이었거덩요.. 원제는 배니싱인가 그랬을겁니다.. 20년이 지났는데도 지금도 그 납치 때의 잔상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우연히 휴게소에서 신혼부부인 얘네들이 멈춰서 잠시 서로의 일을 보는 사이에 산드라 블록은 납치됩니다.. 잭 바우어는 전혀 납치된 사실을 파악조차 못하죠.. 그러다 여자를 막 찾기 시작하고 아무리 불러도 나타나지 않는 막막한 상황이 저에게 그대로 느껴졌던 기억이 납니다.. 무척이나 공포스럽고 그 상황에 대해 개인적으로도 상당히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정말 무서운 일이죠.. 그런데 하필이면 지금 독후감 쓸려는 이 작품 "스틸 미싱"을 읽은 후 바로 펴든 작품도 비슷한 소재인지라 바로 이 영화가 생각난지도 모르겠습니다.. 무슨 책인지는 다음 독후감에다가,
근데 어떻게 책을 펴자마자 실종된 듯한 여인이 툭툭 던져놓는 말투나 생각들이 어쩐지 씩씩하기까지 합니다.. 첫 챕터의 서두부터 대단히 자아가 강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여인이군요.. 그러고보니 이 여인 실종되었다가 다시 돌아왔나보네요.. 정신과 상담을 받은 것부터 시작하는거보니 말입니다.. 그런데 왜 제목은 여전히 실종이라는 "스틸 미싱"이라고 나올까요, 제목이 요구하는 바가 분명히 있을겁니다.. 보이기에는 기적적으로 돌아왔지만 여전히 실종된 상태인 뭔가가 있겠죠.. 읽어보시면 알겠죠.. 모르면 말고,
애니 오설리번은 실종된 여인입니다.. 그리곤 우여곡절 끝에 사회로 다시 돌아왔죠.. 그런 그녀의 정신상담이 시작되면서 그녀의 시점에서 이야기는 펼쳐집니다.. 애니는 현재 실종되어 오랜 시간동안 납치되었던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정신과 상담을 받고 있는 상황인거죠.. 얼마나 힘들었을지,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얼마나 지옥같았을지, 그녀가 아닌 이상 알 수가 없는데도 주위의 모든 이들은 그녀를 이해하는 척, 그녀를 위로하는 척 하고 가식과 어설픈 위안과 같잖은 공감을 만들려고 노력합니다.. 그러니 애니가 볼때 그들은 모두 내 편이 아닌거죠.. 아무도 믿을 수 없고 아무도 그녀를 알 수 없다는게 애니가 현재 가지고 있는 생각이니까요.. 그나마 현재의 정신상담의 정도만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편입니다.. 그렇게 애니의 납치사건은 조금씩 펼쳐지게 됩니다..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그녀에게는 알콜중독인 엄마와 무능력한 새아빠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녀에게도 아픈 과거가 있습니다.. 어린 시절 자신이 요구한 아이스크림을 사러 나간 언니와 아빠가 교통사고로 사망을 했죠.. 그 이후로 엄마는 알콜에 의존하게 되고 그녀를 제대로 돌보질 못합니다.. 하지만 현재 그녀는 자신의 일에 만족하며 나름 잘 나가고 있습니다.. 그런 그녀가 갑자기 납치가 됩니다.. 이유도 모르고 상황 파악도 불가능한 체 그냥 납치가 되어 어딘지 알 수 없는 산속 오두막에 갇혀버리죠... 그리고는 악몽이 시작됩니다.. 과연 진실은,
모든 이야기는 정신과 상담이라는 심리 치료를 기준으로 펼쳐집니다.. 그러니까 애니가 정신 상담의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감춰진 자신만의 진실을 조금씩 드러내는 구조이죠.. 그렇게 어느 시점까지 납치와 관련된 과거가 나오고 뒤로 갈수록 현재의 이야기로 시간이 조금씩 옮겨갑니다.. 말씀 드렸다시피 애니는 납치되었다가 기적적으로 탈출한 상황이니까 말입니다.. 근데 이 이야기의 구조가 너무 자연스럽게 집중을 시켜주는게 아주 좋네요.. 문장의 형식 자체도 구어체식으로 챕터별로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독자를 끌어들이고 이어 자신의 이야기를 1인칭으로 조금씩 드러내는 방식이라서 흡입력이 장난이 아닙니다.. 중간중간 막히는 부분도 전혀 없이 아주 잘 읽히는군요.. 가장 큰 장점중에 하나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이야기의 연결고리가 어렵지가 않습니다.. 꼬일대로 꼬아서 추리하기 힘들 정도의 미스터리를 독자에게 보여주려는 의도보다는 한 여인의 심리와 그녀가 겪은 상황에 대한 독자적 공감과 단순한 형태의 미스터리적 구성으로 이어져 있지만 절대 유치하지 않고 단순하지만 집중할 수 있게 만드는 능력이 아주 대단한 작가님이시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능력이 예사롭지다 않다는거죠.. 단순하지만 집중도가 높고 흔한 소재이지만 그녀가 전달해주는 감성적 공감이 너무나도 잘 짜여져 있어 책을 내려놓을 수 없게 만들어서 어라, 이게 첫작품이라고?라는 반문을 할 수 밖에 없더군요.. 개인적으로 첫작품을 기가 차게 만들어내는 작가님들이 계신 반면 대체적으로 막 시작하는 작가들의 작품들에게 제가 받은 느낌은 마무리에 있어서 생각보다 허술함을 많이 겪었던 터라 더욱 반문에 반문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마무리 마저도 아주 적절한 감성적 공감까지 이끌어내며 끝을 맺습니다.. 괜히 조금 더 신경쓴 척 오바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깔끔한 마무리가 오히려 이 작품의 스릴러적 감성과 작가가 끌어내려했던 주인공의 감성적 모습을 더 돋보이게 맺음시켜주었던게 아닌가 싶습니다.. 전 좋더군요
사실 스릴러 소설에서 이런 류의 소재를 다룬 작품들은 무척이나 흔합니다.. 납치와 실종과 감금과 탈출들 말이죠.. 하지만 대체적으로는 비슷비슷한 구성으로 누군가가 찾고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고 하는 그런 내용들을 긴장감을 상당히 객관적인 묘사들로 보여주면서 상황적 설정을 하고 있습니다만 체비 작가님께서는 그런 구성에서 탈피하셔서 말 그대로 내가 납치를 당했다는 개념으로다가 이 소설의 주인공이 "나"인데 왜 납치를 당했는지 파악도 안되는 상황에서 공포스러운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뭘 어떻게 해야되는지, 그리고 이왕 이렇게 된거 어떻게 견뎌내야되는지, 그리고 탈출하고나서도 현실의 괴리감과 트라우마등의 정신적 충격속에서 어떻게 살아가야하는지, 이런 느낌으로다가 독자들에게 다가오는지라 그 집중적 공감이 재미로 받아들여지더라는겁니다.. 스릴러 소설로서 충분히 즐기기에 좋은 작품이라꼬 생각합니다.. 하지만 말씀드린대로 단순한 줄거리와 딱히 파악 못할 정도의 미스터리적 반전으로 독자에게 충격을 선사하는 작품이 아닌지라 그냥 읽고나면 와, 재미있네에서 끝이 난다는거죠.. 다음에도 이 작가 작품은 꼭 읽어야쥐,외에는 금새 내용에 대해서는 휘발성 강한 제 기억력이 그대로 적용되어버리더군요.. 뭐 이제 첫 작품이잖습니까, 앞으로 이 작품만큼만 된다면 도서정가제로 책값이 비싸(?)지더라도 울 체비 스티븐스 작가님의 작품은 꼭 사서 볼 생각입니다.. 땡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