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료되었습니다 - 모든 미해결 사건이 풀리는 세상, 제6회 대한민국 디지털작가상 대상작
박하익 지음 / 노블마인 / 2012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근래들어 살인범들의 정신세계나 죄악의 본질적 근원에 대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많이 보게 됩니다.. 악을 행하는 인간들의 본성은 도대체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요, 라는 문제제기인거죠.. 악을 행하면서 악인은 자신의 악에 대해 어떤 감정을 가지는 걸까, 이런 비인간적인 악의 행동은 후천적으로 이루어지는가, 아님 선천적인 악마적 본성을 가지고 있는 것인가, 성선설과 성악설 뭐 이런 이야기입니다.. 과연 이들은 자신의 죄를 뉘우치기나 할까, 사람을 죽여놓고 태연자약하며 사형제도의 폐지를 볼모삼아 국민의 세금으로 감옥에서 평생토록 세금 밥을 축내는 그런 악인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그렇다면 이런 인간적인 감정이 배제되어버린 악인들에게는 말 그대로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함부라비 법전에 나오는 방법대로 악을 처리하는게 제일 좋은 것은 아닌가, 정말 인간은 복잡하고 어지러운 존재성을 가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런 무궁무진한 인간에 대한 수많은 형태의 소재들이 등장하는 소설이 나오는 것 아니겠습니까,

 

"종료되었습니다"는 범죄소설이면서 SF소설이기도 합니다.. 상당히 미래지향적이고 상상력이 충만한 색다른 소재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 작품이지요.. 서진홍은 어느듯 중견기업으로 발돋움하는 엔틱전문회사의 공동대표입니다.. 그러나 그의 어머니는 7년전 일명의 퍽치기에 의해 살해되었죠.. 그런 그의 어머니가 다시 돌아옵니다.. 자신의 손으로 직접 화장을 하고 보내드렸지만 버젓이 살아서 돌아옵니다.. 하지만 이런 죽은 자의 귀향은 처음 벌어지는 일이 아닙니다.. 전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일이죠.. 이들을 RV(Resurrected Victims) 명칭의 일종의 되살아난 희생자들이라는 해석 정도로 파악되는 현상이 미국을 비롯해 몇젼전부터 발생하기 시작한거죠.. 그 중에 진홍의 모친도 있는겁니다.. 이들 RV는 살해된 사람들도 되살아나 자신을 죽음에 이르게 한 인물을 처단한 후 다시 소멸하게 됩니다.. 법으로 처리가 되지 못한 미해결사건이나 처벌받지 않은 범죄자들에게 찾아오는거죠.. 그런데 돌아온 진홍의 모친은 진홍을 처벌하려듭니다.. 자신을 죽인 살인자로 진홍을 처단하려는거죠.. 하지만 진홍은 전혀 이해를 못합니다.. 오히려 엄마를 죽음으로 내몬 자신에 대한 자책감이 더 많이 듭니다.. 그리고 실제 엄마를 살해한 범인을 검거하여 대면하자 엄마는 그를 처단합니다.. 그리고 소멸되어야할 엄마는 여전히 진홍을 처단하려합니다.. 뭔가 오류가 발생한 것 같네요.. 여기서 오류라는 단어가 왜 나온걸까요, 이 사건을 담당하던 국정원에서는 RV가 생겨난 원인을 알게됩니다. 한국인 박사 박종호 박사가 미국과 연계하여 비밀리에 만들어낸 프로젝트인거죠.. 하지만 너무 과격한 처리방법(눈에는 눈~)으로 인해 폐기된체 박종호 박사는 실종되어버린 상태입니다.. 미국측에서도 뭔가 오류가 발생한 RV의 행동에 대해 요의 주시를 하고 있고 진홍의 모를 미국으로 데려가려고 합니다.. 그러나 진홍은 어머니를 실험체로 넘겨주기가 싫습니다.. 자신의 모든 것을 공동대표인 민욱에게 사실을 알린 후 어머니와 국외로 사라지려고 합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국정원 담당자인 경채와 하형은 박종호 박사의 죽은 아들을 만나게 되고 단서를 파악하게 됩니다.. 과연 진홍은 자신의 어머니를 살해한 패륜아일까요, 웬지 모를 섬뜩함이 공존하는 서진홍의 실체는 과연 무엇일까요, 뜻밖의 진실은 마지막 당신을 무너뜨릴겁니다..

 

어떻게 보면 상당히 짧은 분량의 작품입니다.. 총250페이지가량이니 요즘 추세의 장편에서는 중편의 수준밖에 안되는 작품이죠.. 그런데도 보시다시피 줄거리가 상당히 깁니다.. 소재의 선택에서부터 일반적이진 않은 독창성를 가진 작품이라 설정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할 수 밖에 없네요.. 그만큼 색다른 구성으로 진행되는 작품이라 접해보지 못하신 분들에게 설명이 필요할 듯 싶네요.. 길게 적었는데도 뭔가 빠진게 있는 듯합니다.. 그 부분은 읽어보시면 충분히 보상받으시리라 믿구요.. 분량에 비해 생각하고 느껴지는 부분이 상당히 지대한 작품이네요.. 일단 범죄와 악에 대한 형벌의 가치와 존재성을 보여주는 주제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됩니다.. 아주 단순하게 보이는 범죄의 진실과 이에 대한 처벌에 관련된 추리적 성향을 띤 작품이지만 그속에 내재된 사회적 모럴의 해체적 현실에 대한 화두는 독자들에게 상당한 재미를 선사합니다.. 오, 그렇다고 오해는 하지마시길 바랍니다.. 절대 이 작품 어렵지않~아요.. 

 

작품을 읽다보면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상당히 많습니다.. 어떻게 죽은자가 살아돌아와서 미해결된 사건의 범인을 직접 찾아가서 처단을 하는지, 또한 RV가 나타나게된 정확한 발생근거는 뭔지, 또한 사건이 진행되면서 뭔가 뜬금없이 이루어지는 판타지적 분위기는 또 뭔지..  작품의 재미와 내용적 독창성은 차치하고라도 이런 불협화음은 심사위원들 만장일치의 대상작으로서의 느낌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는거죠.. 하지만 마지막까지 읽어보지 않고는 절대로 알수없는 사실임을 스포일러로서 밝혀드리고 싶네요.. 특히나 장르소설의 후반부의 묘사나 상황이나 해결부분은 소설의 전체에서 상당히 큰 부분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작품을 읽고난 후 가장 오랫동안 각인되는 부분이기도 하죠.. 초반과 중반을 다 합치더라도 후반에서의 역할이 저조하면 재미없다라는 어느정도의 편견을 심어주곤 합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전체적으로 상당한 즐거움을 주고 집중력을 안겨주는 작품이네요.. 무엇보다 재미집니다.. 특히나 마지막은 사실 어느 헐리우드 영화의 구성과 비슷한 느낌이 들긴 하지만 이 작품만의 독특한 아이덴티티를 구축한 느낌이 듭니다..

 

박하익 작가님 역시 저에게는 생소하고 처음 접하는 분입니다만 앞으로의 작품이 상당히 기대가 됩니다.. 짧은 소설속에 많은 내용을 품기가 쉽지가 않지 않나요, 많은 사람들이 - 저부터가 - 길게 느려서 주저리주저리 너절하게 나열하고 서술하고 설명하면서 쓰는게 쉽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속에서 말하려하는 것은 단 한줄뿐인데도 말이죠.. 하지만 짧지만 긴 감상을 담아내는 작품은 예사로운 솜씨로 표현해내기 어려운 부분이라는 생각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전 앞으로 기대를 해보고 싶네요.. 더 재미진 작품 부탁드린다꼬..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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