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어 1 줄리애나 배곳 디스토피아 3부작
줄리애나 배곳 지음, 황소연 옮김 / 민음사 / 2012년 4월
평점 :
절판


 

상상속의 미래의 세상은 암울합니다.. 종말에 이른 지구의 모습속에서 다시 거듭나는 세상의 모습은 지옥같고 답답하고 갇혀버린 삶을 지탱하는 곳이 될 것이라는 상상적 세계를 가르켜 디스토피아라고 하나 봅니다.. 그러니까 유토피아의 천국과 같은 이상적 세계가 아닌 암울하고 파괴적이고 피폐해진 삶을 사는 곳이 디스토피아라는 말인거지요.. 현재를 빗대 그런 세상을 만들지 말자는 일종의 경고성의 상상소설속에 존재하는 미래의 반이상향이라고 보면 되겠네요.. 이런 디스토피아적 세계를 다룬 판타지 및 SF소설들이 많습니다.. 아무래도 현재의 인간이 저지르는 모습들이 이런 무서운 세상을 만들 위험성이 다분해서 그럴 것입니다.. 인간이 만들어가는 세상은 파괴의 미래라는 거지요.. 환경이나 탐욕과 권력에 의한 파괴의 본성을 바꾸지 않는한 이런 디스토피아은 당장 상상속에서만 존재하는게 아니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걸겁니다.. 그렇게 보이네요..

 

"퓨어"라는 단어의 의미는 순수하고 깨끗하고 오염되지 않았다는 말로 해석되겠지요.. 작품의 제목입니다.. 왜 이런 제목이 붙었을까요, 표지나 제목만으로 보면 뭔가 로맨틱한 소설적 냄새를 풍기겠지만 실상은 아주 지옥도같은 상상적 미래의 암울한 세상을 다룬 작품입니다.. 인간이 저지른 대폭발로 인해 세상이 파괴되고 모든게 파멸되어버린 후의 세상을 다루고 있죠.. 하지만 이 세상속에서도 돔속에 들어간 인간들은 퓨어로서의 순수한 인간의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유일하고 소수의 사람들만 선택되어진 것이죠.. 그들을 제외한 인류는 모두 대폭발로 인한 방사능 피폭으로 이내 세상속의 모든 물체와 융합되어버린 기형적 신체를 가지게되거나 화상과 폭발로 거의 대부분이 죽음에 이르러게 되고 맙니다.. 이렇듯 세상은 하나의 돔과 나머지의 버려진 인류가 존재하는거죠.. 버려진 사람들은 돔속에서 살아가는 퓨어들이 그들을 구하러 올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가지게되지만 그것은 헛된 희망임을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되죠.. 그리고 대폭발후로 10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뒤 세상은 이분됩니다.. 돔속에서의 인간과 세상속에서의 기형인간들로 말이죠.. 순수를 지향하는 돔속에서의 인류는 코딩이라는 신체활동시스템을 바탕으로 더욱더 순수해지고 깨끗해지지만 버려진 인간들은 기형으로 변해버린 세상속에서 융합된 모든 것들로부터 생존을 해나가는 지옥만 남습니다.. 그리고 역시나 이들속에서도 혁명군이라는 이름으로 권력과 억압을 일삼는 존재들이 다시금 생겨나는거죠.. 버려진 아이드른 열여섯살이 되면 혁명군으로 뽑혀나가 죽거나 다치거나 사라집니다.. 일종의 총알받이라고 해야될까요.. 이제 열여섯이 된 프레시아도 조만간 그렇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돔속에서 순수한 삶을 살아가는 패트리지는 자신의 아버지인 윌럭스에 대한 의심과 아픔이 있습니다.. 돔에서 가장 최상위의 권력자인 과학자 아버지를 둔 패트리지는 자신의 형의 자살로 인해 아버지라는 존재에 대한 아픔이 있습니다.. 또한 대폭발로 죽음을 당한 엄마에 대한 기억속에서도 아버지의 존재는 상당한 증오를 품게 해줍니다.. 그런 패트리지는 엄마에 대한 기억과 존재에 대한 불확실성을 바탕으로 아버지의 사무실 액자에 걸린 돔의 구조도면을 파악한 후 돔밖으로 탈출을 감행하는거죠.. 순수한 아이가 버려진 오염의 세상으로 나갑니다.. 그리곤 패트리지와 프레시아는 운명의 만남을 가지게 됩니다.. 또한 돔의 사악한 음모를 주위에 알려주는 브래드웰이라는 남자도 있죠.. 이렇게 세명은 운명적으로 묶이고 앞으로의 삶에서의 모험적 세상을 만들 바탕을 만들어나갑니다.. 그리고 숨겨진 음모와 진실과 아픔과 지옥같은 삶도 동반하고 있다는 사실.. 과연 이들의 삶은 어떻게 변할까요, 궁금할테니 함 보시죠..

 

근데 아시죠, 이 작품은 총 3부작으로 구성된 거 말이죠.. 모르시면 해설편을 참조하시고 이 독후감이 3부작의 첫편격인 퓨어입니다.. 2부가 퓨즈(FUSE), 3부가 번(BURN)이라는 제목을 미리 정해두었군요.. 아마도 작가가 전체적 구성은 모두 마쳤나봅니다.. 그럼 생각보다 후속작을 빨리 볼 수는 있겠군요.. 제목에서 보시다시피 대강의 느낌은 오네요.. 2부에서는 뭔가 끔찍한 폭발적 의도가 있어보이고 3부에서는 모두 활할 불태울 작정인가 봅니다.. 사실 이런 상상적 디스토피아의 세상을 다룬 연작들의 첫편은 시작부이니 전체적 줄거리와 동기의 부여에 상당부분 할애가 될 수밖에 없는거지요.. 일종의 흐름도 중요하지만 설명과 향후 이어질 내용에 대한 전제조건을 독자들에게 보여줄 의도가 더 클 수밖에 없다는거지요.. 그래서 조금은 지루하고 재미없게 느껴질수도 있지 싶습니다.. 솔직히 등장인물들을 중심으로 그들의 현재의 삶과 과거와 디스토피아의 세상이 되어버린 진실을 찾아나서는 시작은 순수해서(퓨어) 그런지 조금 지루합니다.. 하지만 역시나 진실을 결국 밝혀지게되고 이제 폭발(퓨즈)하고 불타는(번) 일만 남은거죠.. 기대를 해볼 수 밖에요..

 

작품의 가장 큰 장점은 아마도 방사능 피폭으로 인한 대폭발후의 변형적 인간세상에 대한 묘사 방식에 있을겁니다.. 특히나 물질적 융합이 이루어진 기형인간들의 묘사에 있어서는 아주 매력적입니다.. 상상속의 디스토피아의 세상속의 변형인간들의 모습을 소설속이나 영화속에서 경험해본 적은 있지만 이토록 극단적인 묘사속의 기형적 세상의 존재는 처음이었습니다.. 모든 융합과정은 폭발 당시에 이루어집니다.. 주인공인 프레시아는 공항에서 자신이 들고 있던 아기인형으로 한쪽 손이 융합되어버렸고 브래드웰은 날아가던 새들과 등이 융합되어 생활하게 됩니다.. 그리고 모험속에 동반하는 엘 캐피턴은 자신의 동생과 오토바이를 타다가 그대로 융합되어버려 동생이 등에 붙어버렸죠.. 그리고 수많은 융합기형인간이 버려진 세상에 존재합니다.. 기형이 아니고 융합이 되지 못한 인간들은 유일하게 돔속에 살아 숨쉬는 퓨어들인거죠.. 이 돔속의 인류가 바라보면 세상속의 변형인간들은 천민이라고 불리우며 배척되는 존재들인거죠.. 이런 구성이 전체적인 서사를 이끌어가니 상당히 참신하고 상상적 재미가 아주 좋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이야기의 전개방식은 지루하다는 말씀은 이미 드렸습니다.. 솔직히 흐름이 우연성이 너무 많은 듯 보이고 뜬금없이 드러나는 진실들이 어처구니없어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떡밥이 워낙 괜찮아서 후속 시리즈속의 재미는 상당부분 기대가 된다고 볼 수 있겠네요..

 

작품속의 아이들은 영어덜트이지만 소설속의 상황과 이미지 자체로는 상당히 자극적이고 성인삘이 느껴집니다.. 암울한 세상속에서 로맨스다운 로맨스를 기대하긴 어렵지 싶네요.. 모르겠습니다, 1부에서는 크게 부각되지 않은 로맨스적 스토리가 2.3부를 가면서 폭발하고 불타면서 즐거움을 줄지도 모를 일이지요.. 여하튼 상황적 묘사와 이미지적 재미에 비해서 서사적 즐거움과 내용적 가독성은 약간 떨어지는 3부작의 처음이었습니다..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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