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브 미 샘터 외국소설선 7
리사 스코토라인 지음, 심혜경 옮김 / 샘터사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공교롭게도 소설속의 아이의 나이와 제 딸의 나이가 같네요.. 부끄러움이 많고 남앞에서 자신의 주장을 잘 펼치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그런지 쉽게 친구랑 친해지질 못하는 아이를 보면서 아이엄마는 고민이 많나봅니다.. 전 아빠라서 스스로 뭔가 상황을 만들어나갈꺼라고 보긴하지만 엄마들은 아이의 현재의 모습에서 보이는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과 도움을 주려고 노력을 많이하게 되더군요.. 특히나 새학년이 시작되고 두달 가까이 시간이 지났음에도 친구들과 신나게 어울리지 못하고 어떻게 보면 조금 겉도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아이라서 더 힘들어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특히나 아이의 학교가 신설된 곳이고 대단지에 속한 곳이라 다른 학교들과 달리 한 반에 아이들이 상당히 많이 배정이 되어서 개교 2년차에 증축을 해야되는 상황이 되어버렸네요.. 선생님들은 많은 아이들의 속마음까지 하나하나 챙기시질 못하게되고 아이들의 입장을 눈치채기가 어려운 듯 합니다.. 저희는 아이들과 대화를 많이 하려고 노력합니다만 학교에서는 그렇지가 못하니 많이 안타깝기도 하네요.. 역시 아이도 친구를 제대로 사귀기 힘든 상황의 어려움보다는 선생님의 관심이 더 크게 다가오나봅니다.. 너무 조용하고 말수가 적다보니 어떻게보면 다른 친구들에 비해 선생님의 관심레이다에 적게 포착되는게 아이에게는 더 상처가 되지 않나 싶네요.. 예전보다 많이 나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국내 교육의 현실은 아이들의 성장과는 무관하게 흘러가는 듯 합니다..

 

제목이 "세이브 미"입니다.. "나를 구해주세요"정도로 해석할 수 있겠네요.. 말씀드린대로 여덟살인 여자아이를 둔 엄마의 이야기입니다.. 따수븐 가족소설로 보일수도 있겠지만 아주 처절한 스릴러소설입니다.. 로즈 매케나라는 엄마가 주인공입니다.. 아이는 멜리라는 조용하고 똑똑한 여자아이인데 얼굴에 모반같은 붉은 반점때문에 아이들에게 놀림을 당합니다.. 로즈는 그런 아이의 입장이 너무 안타깝고 힘들어 아이의 학교생활을 보고자 급식도우미를 하게되죠.. 점심시간에 아이가 학교의 킹카인 아만다에게 놀림을 당하는 장면을 목격하고 그렇게 하지 못하게 합니다.. 하지만 타 도우미엄마가 급식도우미는 아이의 훈계를 못하게 되어있다며 규정을 들먹이죠.. 그리곤 갑자기 폭발이 일어납니다.. 로즈는 화장실에 숨은 멜리를 먼저 구하느냐, 자신의 앞에 있는 아만다를 구하느냐를 고민하고는 아만다를 먼저 밖으로 내보내게되죠.. 그리곤 힘들게 멜리를 구합니다.. 그러나 병원에서 로즈는 아만다는 밖으로 나가질 못하고 사고를 당한 사실을 알게됩니다.. 사람들은 아만다를 구하지 않고 자신의 딸만 구했다며 로즈에게 험한 말을 하게되고 특히나 아만다의 엄마 에일린은 그런 로즈를 일종의 살인자로 몰아부칩니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좁은 마을의 원한의 대상이 되어버린 로즈는 어떻게 진실을 알려줘야될지도 모르는 처지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런데 학교의 급식소에서 왜 폭발이 일어났을까요, 과연 시공상의 부주의와 관리소홀로 벌어진 사건일까요, 아만다의 엄마 에일린은 학교의 관리소홀에 대해 고소를 할 방침을 세우고 또한 로즈에게 형사고소를 할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로즈 또한 이러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변호사를 선임하게 되지만 법대로 하는게 과연 만사형통하는 지름길일까요, 그리고 왜 폭발이 일어났는지를 우연히 알아보던 로즈는 생각지도 못한 폭발의 진상에 한걸음씩 다가가게 됩니다.. 끝없이 추락하던 한 아이의 엄마의 진실이 어떻게 진행이 되는지 기회되시면 함 보시죠.. 나쁘지 않습니다..

 

시작부분에서 느끼는 일반적인 공감의 영역은 아주 분노적 감성을 자극합니다.. 뭔가 끓어오르는 느낌이 들죠.. 특히 비슷한 또래의 아이를 둔 저같은 부모에게는 유독 감정이입이 잘 됩니다.. 줄거리에 나온 왕따로서의 아이의 입장을 생각하면 더욱 그런 느낌이 심화됩니다.. 게다가 갑자기 폭발이 생기고 극한 상황의 반목과 근거없는 원망까지 덤터기를 쓴다면 미칠지경인거죠.. 그렇게 흘러갑니다.. 법의 심판이 아니면 뭔가 답이 없어보이는 상황인거죠.. 안되면 법으로 해야되는데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그렇게 진행될꺼라고 생각했는데.. 또 법을 잘 아시는 작가님이시라 법정스릴러의 대가이신 그리샴형님과도 맞짱을 뜨신다는 리사누님이신지라 그렇게 갈꺼라고 봤는데 아니더군요.. 초반의 법정스릴러의 느낌은 후반의 액션스릴러의 모습으로 탈바꿈합니다.. 한 아이의 엄마가 가지는 영웅적 모습을 볼 수 있는거죠.. 법에 기대기보다는 자신의 의지로 상황을 바꿔보고자하는 주체적 방식이 나쁘지 않네요.. 물론 법의 방식이 틀린것은 아닐겝니다만 소설속의 로즈의 상황에서는 오히려 해가 되고 독으로 작용할수도 있음을 전 알겠더군요.. 그게 현실이라는 사실이 더 와닿았습니다..

 

어떻게 보면 처음의 의도대로 자신의 아이와 자신에게 씌워진 억울한 누명같은 상황을 법정으로 끌어드려서 극적인 반전을 꾀하는게 더 스릴러스러운 대중적 취향일수도 있겠습니다.. 중간까지는 그렇게 생각했거덩요.. 근데 왜 갑자기 법정스릴러의 상황에서 중반부를 넘어가면서 일반적인 스릴러의 취향으로 바뀌었는가에 대해 상당히 의아해했습니다.. 조금은 뜬금없이 보이기도 했구요.. 하지만 작가의 의도는 법이라는 기준선이 얼마나 현실적인 답안을 제시해주는가를 보여주고 싶었나봅니다.. 사실 이 점은 작품을 다 읽고 현재 독후감을 쓰는 상황에서 생각이 드는 부분입니다.. 단순한 재미적 측면의 스릴러적 감성도 중요하지만 현실적으로 살아가는 우리네 인생속에서의 법이라는 테두리가 가져다주는 불편 또한 감수해야되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었나봅니다.. 법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죠.. 이게 우리의 모습입니다라고 리사누님은 말하고 싶은가 봅니다..아님 말고..

 

여하튼 중간의 흐름이 바뀌는 부분에서의 조금은 헐거운 느낌은 지울수가 없었다는 점이 흠이라면 흠이랄까 다른 부분들은 상당한 재미를 줍디다.. 스릴러적 감성은 두말할 필요도 없이 아주 좋구요.. 가족이라는 테두리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사건의 모습은 역시나 감정이입이라는 공감대를 만들어주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초반부의 아이와 학교와 지역주민들과의 관계들에서 벌어지는 법정다툼으로 이어질 듯한 긴장감들은 그 나름대로 무척이나 즐거움을 주고 말이죠.. 중간의 뜬금없이(내생각임) 변해버리는 사건의 중심 역시도 그 상황 자체만 두고보면 괜찮은 스릴러소설의 대중취향으로 나쁘지 않다고 보여진답니다.. 하지만 역시나 초반의 의도를 그대로 끌고 갔더라면 읽는 재미가 더 좋았을꺼라는 사실은 바꿀 수가 없군요.. 시작의 폭발적인 집중도의 느낌이 후반부에는 상당 부분 약해져서 안타까웠습니다.. 법정스릴러에 대한 기대감이 너무 많아서 조금 실망스러웠는지도 모르겠구요..

 

리사 스코토라인이라는 분은 국내에 처음 소개가 되는 작가님이시지만 영미권에서는 상당한 위치에서 꽤 많은 작품들을 선보이고 계신 분이시라는군요.. 늦게나마 국내에 소개된 작가님이시지만 많은 작품들이 번역되어 출시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상당히 느낌이 좋은 인물적 구성과 상황적 현실감이 무척이나 즐거운 독서를 만들어주더군요.. 이런 감성은 작가 특유의 스타일이 아닐까 싶어서 다른 작품속에서도 분명 이런 살아있는 레알한 우리네 인생의 모습을 잘 표현해주셨지 않을까 상상을 해봅니다.. 출판사에 계신 분들, 이 분 좀 유심히 살펴주세요.. 괜찮네요..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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