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을 뿌리는 자 스토리콜렉터 8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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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울동네 언저리를 지나가다 무척이나 큰 풍차를 닮은 기계를 본 적이 있습니다.. 산을 깎아서 거대하게 만들어 놓았더군요.. 처음에는 신기하기만 하더라구요.. 그게 물론 풍력발전기라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국내에도 있었다는 사실은 처음 알았거덩요.. 보통 헐리우드 영화같은거 보면 낙하산타고 떨어지다가 풍력기 날개에 걸려 죽거나 피칠갑하는 장면이 떠오르더군요.. 여하튼 처음 접한 풍력발전기는 상당히 멋져보이고 거대하더만요..  바람불면 블레이드라고 하나요, 그 날개가 얼마나 잘 돌아갈까 궁금하기도 하구요.. 일단 보기는 좋아보입디다.. 근데 이 발전기의 에너지 생산량이 얼마나 되는지 의문시 되네요.. 제가 본 풍력발전기는 산만디(산중턱)을 깎아서 홀로 덩그러니 한대만 세워져 있더군요.. 어떻게 보면 자연환경에 도움이 되는 것처럼 보이는데 그거 만들려고 산을 허물고 거대한 쇠기둥을 세우는 자체도 뭔가 비용이 만만찮겠더라는 생각도 듭디다.. 과연 그 한대(!)의 풍력발전기얼마나 큰 효용가치가 있을까 싶네요.. 개인적으로 전 과학과는 전혀 거리가 먼 문과 출신이라 잘 몰라서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혹시라도 아시는 분 좀 알려주셔도 될 듯.. 싫음 말고

 

"바람을 뿌리는 자"넬레 노이하우스 작가님의 타우누스 시리즈 5번째 작품입니다.. 소세지야채볶음만 잘만드시는게 아니라 장르소설도 아주 먹음직스럽게 요리해주시는 국내에선 초베스트셀러작가님이신거죠.. 그리고 이 "바람을 뿌리는 자"가 바로 위에서 말씀드린 풍력발전기를 만드는 사람들과 연관성이 있는 내용인 것입니다.. 타우누스에 바람을 이용한 풍력발전을 만들 목적인 한 회사와 이를 저지하려는 땅 지주와 주위의 반대집단과의 대립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여기에 우연과 필연이 짜맞혀져 멋진 매콤한 맛의 소세지야채볶음같은 멋진 안주거리가 탄생하게 되는거지요.. 역시 중심은 피아와 보덴슈타인 콤비입니다.. 이들은 말단형사가 아니라 사건을 지휘하는 반장정도의 캐리어를 가진 인물들입니다.. 4년이상 함께하며 서로의 신뢰와 믿음으로 사건의 단서와 해결을 해나가는 사회생활 부부(?)같은 인물들인거죠.. 이번에도 사건이 발생합니다.. 타우누스라는 공간적 배경은 실제 작가가 살고있는 곳인 듯한데 상당히 좁은 지역같은데 참 많은 사건이 발생하는군요.. 그것도 꼬이고 꼬인 사건들이라 이 동네에서 경찰생활하기 무척이나 괴롭겠습니다.. 그게 현실속에 존재하지 않은 사건들이 엄천 많은 지역이라고 하더라도 말이죠.. 이 타우누스에 풍력발전과 관련된 공사를 이루어내기위한 한 회사에서 사건이 발생합니다.. 경비원이 비상계단에서 죽은체 발견된거죠.. 보여지는 부분에서는 타살의 흔적은 없으보이나 누군가가 이 사고와 연관이 있음이 밝혀집니다.. 윈드로프사의 사장인 타이센은 이 사고와 관련하여 숨기는게 있음을 피아는 확신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윈드로프사의 풍력발전소 건립과 관련된 부지매입에 지역의 지주인 히르트라이터는 자신의 땅을 팔지 않으려하지요.. 그 땅을 매입하지 못하게되면 윈드로프사는 사업을 못하고 망하게 되어있는 것입니다..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사야되는거죠.. 게다가 예전에 직원이었던 재니스라는 인간은 회사에 복수를 할 목적으로 히르트라이터의 편에서 풍력발전소의 건립에 반대하며 지역의 반대여론을 이끌고 있습니다.. 물론 재니스라는 인간은 약삭빠른 개인적 이익에 똘똘무인 사악한 인간인 듯 보입니다.. 그리고 그의 여자친구인 리키는 미모의 중년여인으로 나이를 불문하고 흠모의 대상입니다.. 심지어 17살인 마르크도 홀딱 반해버렸네요.. 그리고 리키와 재니스의 집에 기거하는 리키의 친구 니카라는 정체가 모호한 여인도 있습니다.. 자, 이렇게 이런 인물들이 풍력발전소의 건립과 관련하여 대립을 하고 있습니다만 아니나다를까 역시 히르트라이터가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사건은 아주 어지럽게 돌아가게 됩니다.. 일단은 살해된 히르트라이터의 자식들이 살인용의자로 지목이 되지요.. 그리고 사건은 이러한 복잡한 현상황과 맞물려 정신없게 돌아가게되고 이 와중에 보덴슈타인은 한눈을 팔고 피아는 이 모든 스트레스를 홀로 짊어지고 갑니다.. 꼬일대로 꼬여버린 사건의 매듭은 과연 어떻게 풀어질까요?.. 설마 단박에 칼로 싹둑 잘라버리면 추리스릴러소설로서 재미없겠죠?

 

사건이 진행되는 형세가 아주 바람직한 추리적 연결과 스릴러적 감성까지 전작인 "백설공주에게 죽음을'과 비교해서도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입니다.. 오히려 짜임새와 서사적 흐름은 작가 나름대로 업그레이드를 시켰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보시다시피 줄거리를 간단하게 적는다고 하였지만 간만에 길게 이어져버릴 정도의 등장인물과 연결된 사건의 짜임새가 만만찮습니다.. 그래서 상당히 산만스럽고 혼란스러울수도 있을지모르나 희한하게 그렇질 않군요.. 모르겠습니다만 아마 저만 그런건 아니지 싶네요.. 울 소세지공장 사모님께서 베스트셀러작가로서 충분한 장르적 재능을 독자들에게 선보여주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니 독자들이 자연스럽게 작품속에 빠져들 수 있게 만들어 준다는 거지요.. 전작에서도 외우기 힘든 독일식 이름과 꼬일대로 꼬인 사건의 단서와 정황에도 불구하고 베스트셀러가 된 이유가 있었듯이 이 작품도 그러하옵니다(응, 해품달의 영향인가?).. 재미있습니다.. 눈을 떼지 못할 정도의 흡입력도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 넬레아줌마작가님의 장점은 일반적이고 현실적인 등장인물들의 심리를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묘사해낸다는 것이죠.. 사실 경찰이 범죄자를 색출해내는 크라임소설에서 인물의 개인적 사생활까지 구체적으로 알 필요는 없는데 말이죠..이게 은근히 재미집니다.. 뭐랄까요, 너거들도 별수없는 상처받고 외롭고 바보같은 모습을 보이는 인간들이구나라는 뭐 그런 공감대가 형성이 되어서 그럴까요.. 아무래도 이 작가의 작품이 국내에서 나름 대박을 터트리는 이유에 이런 감성도 상당히 큰 부분을 차지하지 싶습니다..

 

근데 소설이 조금 삐끗한 느낌이 드는건 왜일까요, 전체적 중심은 풍력발전과 관련된 내용임을 인지했는데 말이죠.. 여기에 또다른 사건이 연계되어 있음을 읽다보면 알 수 있습니다..  근데 이 연계된 사건이 뒤로 갈수록 중심이 되어버리는 것처럼 보이고 처음의 사건의 흐름은 갈수록 영향력을 잃는 듯한 느낌이 들더군요.. 뭐 그렇다고 아예 뒤집어지는 건 아니구요 나름 중심을 잘 잡아가긴 합니다만 갈수록 두개의 사건이 함께 움직이며 엮여가는데 이게 조금 찝찝합니다.. 그러니까 뒤늦게 등장하는 사건은 일종의 음모론과 관련된 내용인데 말이죠.. 풍력발전과 관련된 내용과 얽히고 연관시키면서 함께 드러나는거죠.. 이 연계가 리키라는 등장인물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구도속에 포함되어 있는데 말이죠.. 그 연계성은 읽어보시면 아실테구요.. 여하튼 이 인물들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구도가 필연적 연관성을 만들어낸 것처럼 작위적 모습처럼 보이더란 말입니다.. 물론 두개의 사건이 함께 벌이지고 이어지면서 상당한 긴장감과 역동성을 가지게 되긴 하지만 뭔가 좀 찝찝했습니다.. 게다가 과거의 사건을 다룬 챕터에 그대로 현재의 시간이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챕터별로 목차가 제대로 구성이 안되어있다보니 어설퍼보이기도 하구요.. 이거슨 편집의 구성이 잘못된 것인가 아님 원작에서도 그렇게 되어있나하는 의구심이 들더군요.. 사실 두개의 사건은 사건 자체만 놓고볼때 큰 연관성이 없는 듯한데.. 그냥 주위환경과 인물들간의 관계가 엮이다보니 한데 묶인거죠.. 자꾸 말씀을 드리지만 이게 나쁘진 않은데 왠지 삐끗거리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이 찝찝함 때문에 별 반개 이상이 날아가는 듯 싶네욧.. 나만 그렁가

 

그래도 울 넬레아줌마작가님의 작품은 재미집니다.. 사실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을 중심으로 이전작은 별로였습니다만 이후작인 "바람을 뿌리는 자"는 재미면에서는 전작인 백공죽에 뒤지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상당히 두껍습니다.. 그만큼 만들어지는 내용들도 많구요.. 하지만 읽는동안만은 다른생각 못하게 만들어주더군요.. 아무래도 갈수록 재미진 작품이 더 나올 듯 싶은데 말이죠.. 단 하나 어설픈 노파심이 드는건 시리즈가 이어지면서 기존의 구성에서 보다 새롭고 창의적 내용이 담긴 이야기가 이어지지 않고 늘 사건만 변화시켜 만들어내면 어느시점에서는 독자들도 외면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보게됩니다.. 그렇죠, 약빨이 떨어지는겁니다.. 그렇게 되질 않길 빌면서..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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