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 트라이엄프 황금펜 클럽 Goldpen Club Novel
유호 지음 / 청어람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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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군대에 있을때 장병들 설문조사라는걸 한 적이 있습니다.. 국군 홍보처에서 작성을 했던가 뭐 하여튼 그런 설문조사지였는데 말이죠... 구타근절 소원수리같은 개념은 아니었고 그냥 장병들을 모아놓고 허심탄회하게 설문조사에 임해달라고 하더군요.. 무기명으로다가요.. 하지만 그 시절만하더라도 구타근절 소원수리에 이름 하나 적어올리는 것도 눈치받던 시절이라 아무렇게나 설문에 임할 수가 없었죠...그래서 조심스럽게 설문에 참여했던 기억이 납니다.. 어떤 내용이냐고 하면요.. 현재 당신의 입장인 군인으로서 복무중에 전쟁이 난다면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칠 수 있겠는가?..라는 내용들이었습니다.. 구체적인 몇가지 질문이 있었지만 대체적으로는 이런 뉘앙스를 풍기는 질문이었죠.. 그래서 무척이나 고심을 하고 "조건없이 이 한목숨 나라에 바친다"같은 답안을 선택하려고 했으나 무기명이라는 악마의 유혹에 전 "도망간다"에 체크를 한 기억이 나더군요.. 설문후에는 늘 조사가 뒤따르죠... 알고보니 부대장병의 70% 이상이 그렇게 했더군요.. 하지만 정훈처에서 내놓은 자료에는 국가장병들의 선택으로 "애국심을 똘똘뭉친 진정한 나라의 주인"이라고 했던가 우쨌던가하면서 대문짝만하게 설문조사의 결과 90% 이상이 나라를 위해 한 목숨 던져주겠다라고 나오더군요.. 그러니까 거의 우리 부대 장병들만 도망간다고 한 것이겠죠?.. 아님 말구요, 이거슨 국가기밀입니다.. 읽고 5초후에 머리속에서 폭파시키십시요.. 뭐 독후감 다 읽고나면 자동삭제가 가능할꺼라 예상은 합니다만...ㅋ

 

"레드 트라이엄프"라는 제목이네요, 본제는 "크라시늬 트리움프"로 되어있네요.. 이 크라시늬라는 단어는 붉다라는 개념외에 러시아어로 아름답다라는 뭐 이런 의미도 있습니다.. 작품속에서도 나오구요.. 대학때 나름 배운바가 있습니다.. 여하튼 해석을 해보면 일종의 붉은 성공(성취감, 승리) 뭐 이런 개념인 듯 한데.. 하여튼 러시아어이구요.. 러시와와 관련된 뭔가 꼬롬한 내막이 있는 듯 합니다.. 그 내막은 작품을 읽어보시면 대략 감이 잡히실겝니다.. 요즘 곶감 비싸더군요.. 응?

 

내용은 상당히 단순합니다.. 김석훈이라는 한국식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케냐에서는 라이언이라 불리우고 아프리카어의 심바라는 별칭을 가진 주인공이 있습니다.. 일종의 용병입죠.. 소말리아에서 국내 선박이 해적들이게 납취를 당합니다.. 아넬만의 여명작전 다들 아시죠.. 그거 생각하시면 딱입니다.. 그래서 케냐 대사관의 무관으로 있는 차수연대위와 국내에서 급파된 이철중 소령이 케냐와 소말리아에 대해 빠삭한 김석훈에게 중재를 의뢰하는거죠.. 돈받고 일처리합니다.. 하지만 뭔가 이상하게 진행이 되어갑니다.. 갑자기 습격을 당하고 해적들에게 나포된 선박을 폭발해버리고 맙니다.. 그 와중에 이철중 소령도 죽음을 당하죠.. 뭔가 낌새가 이상한거죠.. 단순히 해적사건으로 인식되던 사건이 생사의 기로에서 죽음같은 지옥의 현장이 되어버리니까요.. 러시아가 끼어들고 모사드가 나오고 CIA도 등장합니다.. 그리곤 용병의 세계에서는 동료의 죽음만큼 복수의 대상이 되는게 없잖습니까, 라이언은 복수와 함께 사건의 진실을 찾으려합니다.. 그의 파트너는 역시 20세의 미셸 로드리게스(모르시는 분은 우짜지?)의 삘이 나는 제니퍼와 차수연이라는 매력적인 여자들이죠.. 하지만 열나 무서븐 여자들입니다.. 소설의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총알 퍼부은거만 아무래도 수만발은 되어보이는군요.. 그만큼 거친 전쟁의 묘사가 주를 이루는 작품입니다.. 박진감 넘치네요..

 

사실 개인적으로 국내 밀리터리스릴러액션소설은 별로 접해보질 못했습니다.. 상당히 많이 출시되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왠지모를 께름칙함이 있어서 그런지 조금 쉽게 봤던 경향이 있습니다.. 굳이 돈주고 사볼 정도의 매력을 찾지 못했다고 보는게 더 정확하겠죠.. 게다가 단권들이 거의 전무하더라구요.. 무협지도 아니고 말이지.. 그래서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긴 합니다만 이 작품은 재미가 있네요.. 굳이 생각할 필요없이 그대로 영화같은 총싸움의 이미지가 눈에 선하게 펼쳐지더군요.. 많이 봐오던 그런 장면들입니다.. 특히나 헐리우드의 영웅식 밀리터리스파이액션물에서 보던것들 말이죠.. 가타부타 설명할 필요조차 없이 "내꺼 건들이면 주그써.. 끝까지 복수할꺼얌," 이런 개념의 복수극에다가 살포시 국가와 국민을 덧붙이는거 말입니다.. 이정도면 벌써 눈치로다가 마늘 백만개 까셨을꺼라고 봅니다..

 

가장 큰 장점은 쉼없이 이어지는 밀리터리액션의 진가를 보여주는 묘사들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순식간에 읽게 되구요.. 흐름상 오랫동안 잡고 있을 작품은 아니네요.. 현장감이 팍팍 드는 것이 공간적 상황의 느낌도 제대로 살아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묘사들을 볼때 제가 단순해서 그런지 공간적인 개념까지 파악하기가 쉽지 않더라구요.. 단순히 싸우는 그 부분에 집중이 되어 구체적인 공간의 동선이 입체화되지 않는 경향이 좀 많은지라 손해를 보는 입장인데.. 이 작품은 그런 묘사까지도 잘 살려주는 듯 싶습니다.. 물론 단순하지만 기본적인 이야기의 구조도 끊김없이 잘 이어집니다.. 보고보고 자꾸봐도 또 보게되는 헐리우드 밀리터리 영웅주의 영화와 별반 다르지는 않습니다만 늘 그렇듯 볼때마다 재미있는거죠.. 재미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로맨스는 로맨스 다워야 가볍지 않다고 생각합니다만 작품속의 로맨스는 가볍다못해 무협지 소설속의 영웅의 마초적 연애관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더군요.. 별로였습니다.. 또한 책을 펼치자마자 대강 감이 오는 진행스토리가 아무리 단순하다고 하더라도 독자들은 조금은 이런 감을 살짝이나마 틀어주길 원합니다만 쉽지가 않았나 보더군요..

 

이야기의 짜임새를 논하기에는 소설속 용병들의 음모론적 밀리터리스파이액션들의 모습들이 너무 좋습니다.. 보다 사실적이고 공부를 한 듯한 전쟁의 감각이 현실적으로 와닿아서 무척이나 재미가 있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이런 재미가 스토리의 단순함과 캐릭터의 진부함을 상당히 많이 커버해주고 있는 듯 싶더라구요.. 하지만 여전히 국내 밀리터리액션스릴러에 대한 의구심은 있습니다.. 단권씩으로 나온 이런 작품들은 향후 국내 스릴러의 활성화를 위해 조금은 팔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군요.. 살펴보니 유호 작가님께서 그동안 집필하신 많은 밀리터리스릴러물이 있더라구요.. 잘은 모르겠습니다만 개인적으로도 국내소설의 가벼움과 무협지화된 이미지을 타개하는 계기를 조금 찾을 수 있으면 좋겠는데 저만 이런 생각을 하는걸까요, 작가님들께서는 한 작품을 집필하시는데 무한한 노력을 기울이실텐데 제가 너무 쉽게 보는걸까요, 죄송스럽기도 하지만 쉽게 이런 이미지를 걷어내기가 어렵네요.. 하지만 황금펜의 국내작가분들의 소설들을 보면서 개인적으로는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좋거나 혹은 나쁘거나..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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