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스토리언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15-1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15
엘리자베스 코스토바 지음, 조영학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2년 1월
평점 :
절판


 

저에게 있어 공포영화라는 각인이 처음으로 머리속에 사진처럼 찍혀있는 것이 어두운 밤 공동묘지에서 갑자기 수백마리의 박쥐떼들이 날아드는 이미지입니다.. 그때가 초등학교때 같은데 막 컬러티비가 만들어져서 조악한 영상미를 자랑하던 그런 시절이었던 것 같습니다.. 제목은 공포의 집인가 뭐 그런 제목이었는데 역시나 드라큘라에 대한 흡혈박쥐가 인간으로 둔갑하여 피를 쪽쪽 빠는 그런 공포영화였던 것이지요.. 그후로 저에게는 공포영화의 개념에 있어서 가장 대중적인 캐릭터가 아마도 드라큘라(또는 뱀파이어)가 아닌가 싶습니다.. 사실 슬래쉬무비같은 공포적 영화들도 유행을 하긴 했지만 역시나 공포영화와 관련하여 가장 두드러진 활약상은 불멸의 드라큘라 백작님이시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아무리 무서운 크레디 크루거나 제이슨이나 마이클 마이어스를 들이민다고 한들 드라큘라 백작에게는 세발의 피축에도 못낀다는거죠.. 암요..ㅋ

 

굳이 저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이 뱀파이어라는 개념의 이미지는 상당히 매력적인 흥미를 불러주는 소재인 것은 맞습니다.. 무수한 이미지로 자신의 캐릭터를 답습하면서도 새롭고 창조해나가고 있는 말그대로 불멸의 캐릭터 소재인 것이죠.. 하지만 우린 이런 뱀파이어라는 것인 일종의 창조적 소재임을 확신하고 있습니다.. 먼 옛날 15세기 무렵 루마니아의 트란실베니아인가 하는 곳에서 드라큘라(용의 기사라는 말과 연관성이 있음)라는 별칭이 있는 블라드 체페슈라는 영주의 전쟁과 죽음의 역사를 가져다 19세기에 브람 스토커라는 아일랜드의 소설가가 드라큘라라는 작품을 집필하면서 대중적으로 보여지게 된거죠.. 그러니까 실제로는 흡혈귀는 없다라는 것으로 인식을 한 것이죠.. 산타클로스 할배처럼 말입니다.. 물론 우리 애들은 철떡같이 믿고 있는 산타할배이시지만 말이죠..

 

하지만 이 소설 "히스토리언"속에서는 실재하는 것처럼 아주 구체적이고 역사적 정황을 제대로 내세우며 드라큘라라는 전설의 공포적 개념의 존재성을 내보이고 있는 것이죠.. 일단 그 시작은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적 사실에서 출발합니다.. 루마니아의 블라드 체페슈라는 영주가 오스만 튀르크군과 맞서 싸우며 전사하는 역사적 사실에서 과연 이 블라드영주가 죽었는가라는 의문점에서 출발합니다.. 물론 이 사람이 뱀파이어의 주인공인것이죠..상당히 방대한 이야기구성인 관계로다가 줄거리를 적는데 어려움이 있네요.. 이야기의 구조는 세팀으로 나눠집니다.. 그중 한팀이 바솔로뮤 로시라는 교수죠.. 우연히 자신에게 떨어진 드라큘라에 대한 책자로 인해 지적 호기심을 가지게 되고 드라큘라의 무덤을 찾아 나서게 됩니다.. 그리고 두번째 팀이 로시의 제자인 폴과 헬렌이 되겠습니다.. 역시 로시의 실종 이후로 로시와 드라큘라의 무덤을 찾아나섭니다.. 마지막으로 이 소설의 화자격인 폴의 딸의 시점에서 아버지 폴을 찾아나서는 이야기로 진행이 됩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시간적 배경으로는 딸아이의 시점인 1970년대에서 우연히 발견한 아버지의 드라큘라에 대한 자료의 궁금증을 알려달라고 하면서 30년대에 로시교수의 드라큘라에 대한 무덤 찾기에서 부터 시작하여 50년대에 폴과 헬렌의 드라큘라 무덤찾기와 실종된 로시교수 찾기를 회상하는 형식을 띄고 있습니다.. 물론 중심은 폴과 헬렌의 드라큘라와 로시교수 찾기와 함께 일어나는 사건들이겠습니다.. 역사적 사실과 증거를 하나씩 밝혀내며 드라큘라의 실존성을 찾아나가는 방식이 상당히 흥미롭고 지적 호기심과 긴장감을 늦추지 않습니다.. 과연 뱀파이어는 실존하는 인물일까요?..

 

말그대로 방대한 소설입니다.. 기존에 세 권으로 출시되었던 작품을 700페이지가 넘는 단권으로 만들어낸 것이죠.. 독서의 목적외에도 여러가지 용도의 사용이 가능한 두께입니다.. 누구를 위협하거나 베게로 이용하기에도 적합하고 컴퓨터 모니터의 받침으로 쓰기에도 적합하군요.. 사실 운동량이 부족한 분들에게 아령 대신으로 사용하셔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네요.. 읽는동안 잠시 지루할 수도 있고 정신은 놓을수도 있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합니다만 전체적으로 볼때는 상당히 재미있는 작품입니다.. 물론 계속 들고 볼 수 없다는 단점만 잘 보완한다면 말이죠.. 일단 구성상으로 상당히 지루할 수 있는 부분을 단서를 찾는 부분과 수십년동안 이어져온 비밀 - 로시교수의 단서와 폴과 헬렌이 만들어나가는 단서들 - 을 하나씩 벗겨나가는 재미가 솔솔하고 말이죠.. 30년에서 50년대의 유럽의 역사적 사실과 맞물려 펼쳐나가는 시공간적 어드벤처의 재미도 만만찮습니다.. 하지만 역시 너무 길죠.. 너무나 구체적이고 사실적이고 정황과 증거를 제시하면서 진행하는 구조인 관계로다가 한번 흥미를 놓치고 나면 다시 이어가기가 쉽지가 않을 듯 싶기도 합니다.. 특히나 여러책을 번갈아 읽어보시는 분들에게는 독서에 어려움을 드릴 수도 있겠네요.. 물론 전 이 책만으로 일주일 걸렸습니다만...

 

특히나 과거 오스만제국의 중심인 이스탄불과 발칸반도의 역사적 사실속에 살아 숨쉬는 드라큘라의 존재성을 여태껏 일종의 전설적 개념과 창조적 이미지로 받아들이셨다면 이 작품으로 인하여 과연 뱀파이어가 우리들 틈에 숨어서 존재하고 있을 수도 있겠다라는 음모론적 팩션으로 재인식할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하시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렇지 않습니다만 작품속에 등장하는 역사적 사실과 증거들은 실재하는 부분들이기 때문에 뱀파이어의 팩션적 부분 역시 실재성을 부여받을 수 있다는 거지요.. 아님 말구요..

 

근데 이 드라큘라라는 인물을 찾아나서는 주인공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실제 드라큘라의 모습은 미약하게 보여집니다.. 물론 역사적인 부분에서 소설의 중심이긴 하지만 실재하는 드라큘라의 모습은 방대한 자료와 내용에 비해 너무 약하다는거죠.. 작가가 의도한 부분이 역사적 내용에 기인한 뱀파이어의 실존성이라면 이를 밝혀나가는 등장인물들과의 대립이나 상화 연관성에 있어서 더 많은 긴장감과 스릴감을 보여줄수도 있었을텐데 너무 지적으로 공부하는 개념으로다가 나가셨다는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물론 소설속에서도 드라큘라가 의도한 자신을 찾아 나서는 존재들을 공부잘하고 지적인 호기심이 대단한 공부벌레들을 중심으로 선정하기도 하지만요.. 알고보니 드라큘라도 책을 무척이나 좋아하더군요.. 공부 잘했나 봅니다.. 그래서 그런지 소설은 조금은 스릴러와 대중적 재미에 있어서 빠른 템포의 즐거움을 주는 작품을 선호하시는 분들에게는 큰 재미를 주지 못할 수도 있겠구요.. 물론 여러가지 사실적 재미와 역사적 팩션을 사랑하시는 분들은 아주 좋아하고 즐길수도 있겠습니다.. 전 반반인데 말이죠.. 그래서 어중간한 재미를 맛봤네요.. 중간중간 정신줄을 한참 놓고 읽어나가다가 다시 되돌아가기도 하고 집중하고 읽었는데도 어느순간 하나도 기억이 안나는 부분도 허다했고 헬렌의 역할에서 재미를 찾기도 하고 하나씩 밝혀나가는 역사적 사실속에 드라큘라의 존재가 조금씩 드러나는 부분에서 지적 흥미를 많이 가지기도 하고 말이죠.. 하지만 결말부분에 있어서의 그동안의 방대한 지식탐방의 결과와 뭔가 큰게 걸릴만한 느낌에 비해서는 약하지 않았나 싶고 말이죠.. 그래서 그런지 결과적으로는 소소하군요..

 

조금은 긴호흡으로 여유롭게 즐기시면서 드라큘라의 어원과 그의 역사적 진실을 찾아보는 것도 상당히 좋을 듯 싶습니다.. 그게 사실이든 팩션으로 허구적 진실이 덧붙여졌든 뭔 상관이겠습니까, 읽은 분들이 그런것도 모르고 읽을 만큼 무지하시지는 않으시니까요.. 또한 미리 오스만제국과 주위 나라들의 15세기경의 역사적 사실을 파악하신후 읽어보시는것도 독서에 무척이나 도움이 되시지 않을까 싶네요.. 이 작품속에 등장하는 정황과 증거들은 대부분 역사적 사실에 바탕을 두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이런 두꺼운 작품은 괜히 권했다가 책을 던지시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겠네요.. 맞으면 머리 쪼개집니다.. 땡끝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