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 여우 발자국
조선희 지음 / 네오픽션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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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시간이 멈추어 줄 순 없다 Yo! 무엇을 망설이나 되는 것은 단지 하나뿐인데 바로 지금이 그대에게 유일한 순간이며 바로 여기가 단지 그대에게 유일한 장소이다. 단지 그것 뿐인가 그대가 바라는 그것은 아무도 그대에게 관심을 두지 않는다. 하나,둘,셋 Let′s go! 그대는 새로워야 한다. 아름다운 모습으로 바꾸고 새롭게 도전하자. 환상속엔 그대가 있다. 모든것이 이제 다 무너지고 있어도 환상속엔 아직 그대가 있다. 지금 자신의 모습은 진짜가 아니라고 말한다.~" 이런 랩가사를 읊조리던 가수들이 생각나네요... 랩을 하실때는 꼭 손을 앞으로 뻗어 펼친체 흔들어 주셔야됩니다..아시죠?.


"내가 나를 모르는데 난들 너를 알겟느냐 한치앞도 모두몰라 다안다면 재미없지"라고 애절하게 불러제끼시던 가수님도 떠오릅니다.. 이런 저런 노래가락이 이 작품속의 내용을 읽으면서 떠오르더군요... 뭐랄까요, 애매한 인생사에 모호한 삶이 야리빠꿈한 환상과 뒤엉켜 아리송한 현실속의 어리버리한 과거와 함께 오묘한 기억과 기괴한 상상으로 엮인 작품이라고나 할까요?.. 어렵나요, 그냥 쉽게 현실적 환상판타지소설이라고 해둡시다..

 

국내 판타지적 영역에서 나름 자신의 입지를 꾹꾹 다지고 계신 조선희 작가님의 장편소설입니다.. 제목은 "거기, 여우발자국"이네요.. 여우라는 말이 나오니 전설의 고향 필이 나긴 합니다.. 국내 환상장르에서 절대적으로 빠지지 않는 소재중의 하나 아니겠습니까, 호랭이가 담배 꼬나물고 뒤져서 나오면 십원에 한대씩이라고 애들 삥 뜯을때부터 여우한테 홀린 이야기는 무수한 이야기를 남발해 왔으니 말이죠.. 홀리지 않으려고 여우 씨를 말려 목도리를 만들어 버린지도 모르겠네요.. 여하튼 이 작품은 발자국과 기억과 환상과 미래와 과거와 삶과 차원을 앞뒤 구분없이 내가 니가 되고 니가 니가 될수도 있고 니가 내가 되는 관계의 모호함을 중심으로 뫼비우스의 띠처럼 일종의 영원성을 다루는 뭐 그런 환상철학적 느낌을 받았습니다만 쉽게 말로 풀수가 없군요.. 여하튼 단적으로 표현하면 이 작품을 읽으면서 떠오르는 하나의 이미지는 현실과 비현실적 공간의 무한성을 입체적으로 그려낸 에셔라는 화가의 작품만 계속 생각납디다.. 뭐 그림에 대해서는 아는게 전혀 없지만 대부분 그 화가의 그림은 아시리라 믿습니다.. 작가 이름만 검색해 보셔도 작품들이 많이 나오니 한번 검색해 보시죠.. 이 작품의 느낌이 아마도 그러하리라 믿습니다.. 아님 말구요

 

줄거리를 끄집어내면 더 어지러울수도 있지만 대강만 훑어봅시다.. 주인공으로 두사람이 등장합니다.. 과거와 미래를 담당하는 마주보는 인물인데 말이죠.. 홍우필이라는 여자와 우태주라는 남자가 나옵니다.. 홍우필은 과거의 사람이고 우태주는 미래의 사람입니다.. 홍우필은 아주 초능력적인 목소리를 가진 여자로서 자신의 목소리를 들은 사람은 우필의 목소리로 인해 환상을 보고 목소리에 중독되어 버리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태주는 우연히 맨발의 여인을 뒤따르다가 한 건물을 보게되고 운명적으로 그 곳을 매입하여 거기 구멍 눈 뒤에라는 이름의 카페를 개업하게 됩니다.. 그리고 홍우필은 자신의 목소리를 이용하여 책을 읽어주는 일을 하게되는데 자신이 읽어주는 책의 내용에 바로 미래의 우태주의 모습이 담겨있고 자신의 일생이 담겨있습니다.. 그리고 우태주는 과거의 홍우필이 녹음한 책의 내용을 미래에서 자신의 삶을 다시 듣게 되죠.. 그리고 결국 그들은 마주하게 됩니다.. 이들을 이어주는 연결고리가 이 작품의 제목이자 중심인 발자국들입니다.. 과거와 미래의 그들속에서 똑같이 이어지는 것은 발자국밖에 없거덩요.. 어느 것이 현실이고 어느 것이 허구이자 환상인지는 작품속에서 알려주지 않습니다.. 이 모든 이야기는 작품속에서 현실이자 허구로 구성되어 있으니 홍우필을 실존으로 또는 우태주를 실존으로 받아들이는 일은 독자의 몫이라는 거겠죠...흠, 줄거리를 이야기하지 말걸 그랬나요?.. 이해하려 들면 큰일납니다.. 그냥 그러려니하고 된장, 읽어봐야겠는데라는 생각만 가지시면 되지 싶습니다.. 아님 이건 아니야라고 머리를 쥐어뜯고 패쓰라고 외치시던지요..

 

조선희 작가님의 전작인 모던 팥쥐전을 상당히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 납니다.. 단편들이 상당히 매력적인 환상적 느낌으로 다가왔더랬죠.. 하지만 장편소설에서의 느낌은 너무 모호하고 애매한 느낌을 지울수가 없네요.. 딱히 이해를 할려고 한 것은 아니지만 작가가 의도한 부분을 제가 많이 놓치고 읽는 듯한 느낌을 지울수가 없더라구요.. 환상과 차원적 연결고리등을 통해 뭔가를 알려주실려고 그랬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나는 왜 이해가 잘 안되지라는 자책도 들고 말이죠.. 뭐 고차원적 철학의 의도를 끼어넣지는 않으셨다고 하더라도 형이하학적 대중소설의 이해능력으로 형이상학적 환상의 세계를 파악해내기가 조금은 버거웠다는게 제 현실입니다요.. 심지어는 가장 중요한 발자국의 의도와 건물의 서른 두개의 눈구녕의 의도 조차 제대로 이해하기가 어려워서 쬐금 어지러웠답니다.. 그래서 감히 말씀드리는데 이 작품을 읽어보실 분들이 계시다면 뭔가를 파악하고 분석하시지 마시고 있는 그대로의 이야기의 구성만 따라가시면 오히려 더 이해가 수월하시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님 나만 그런건지도 모를 일이긴 합니다.. 눈은 문장을 따르지만 머리는 딴생각을 해대는 요즘 상황을 봐서 말이죠..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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