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네 케이스케 지음, 김은모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1년 11월
평점 :
품절


 

한 인간이 얼마나 빠른 시간안에 나락으로 치닫는가를 절실히 느꼈던 한 주였습니다.. 뭐 제가 나락으로 떨어졌다는 이야기는 아니구요.. 십년 가까이 함께 했던 한 분이 돈 때문에 모든 것을 잃어버린 사건이 있었습니다.. 다행히 몇 달의 시간적 여유를 주고 마지막으로 한번 더 채무를 갚을 시간을 주긴 했습니다만 처음으로 사회라는 공간속에서 존경할만한 분으로 생각했던 사람인데.. 결국은 모든 사람을 배신하고 마지막까지 믿어주었던 저까지 배신을 하는 아픔을 맛봤습니다.. 여전히 기분이 좋아지질 않습니다만 하필이면 전혀 생각지도 못한 작품속에서 그런 부류의 이야기가 나오니 깜딱 놀라게 되더군요..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너무 큰 상처를 받다보니 이 작품을 그 분에게 선물을 해드리고 싶을 정도이더군요.. 특히나 첫 편의 "폭락"이라는 내용을 보면서 절실히 느꼈으면 싶은 생각이었습니다.. 마지막까지 믿어준 사람까지 배신하는 것은 그 사람의 인격이나 성품이 아니라 역시나 돈이라는 사실이 더 저의 마음을 아프게 합디다.. 돈 앞에서는 신뢰나 믿음이나 의지라는 모든 인간관계가 아무 소용이 없더군요..

 

세 편의 단편이 들어있습니다.. "폭락, 수난, 코"라는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말이죠.. 단순한 호러적 상상을 했습니다만 읽어 내려가는동안 아주 멋진 신세대 호러적 감각이 돋보이는 작품이 아니었는가 싶네요.. 특히나 첫 작품인 "폭락"은 저의 현실적 상황과 맞물려 공감적 두려움과 독서의 즐거움이 함께 일어나더군요.. 뭐 현실속의 아픔이 독서의 즐거움으로 조금이나마 풀어버릴 수 있다는 위안을 좀 받았습니다.. 근데 너무 짧아서 말이죠.. 이런 단편이 한 두개 정도 더 추가되었더라면 하는 생각을 하게되더군요.. 그렇게 빠른 독서의 능력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한시간 정도에 마무리까지 될 정도의 가독성이 있습디다.. 그만큼 좋더라는 말입니다.. 일단 이 작품들의 배경적인 측면이 아주 좋습니다.. 상당히 독특한 상황적 배경인 것이죠..

 

첫 편인 "폭락"은 인간에게 일종의 가격이 매겨지는 주가가 책정이 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착한일, 자원봉사, 엘리트등의 생활과 백그라운드와 이력에 따라 자신의 주가가 상종가나 하한가를 치는 그런 유형입니다.. 친구를 잘 만나면 주가도 올라가고 가족이라는 공간에서 가지가 많아 바람잘 날이 없으면 하한가를 치기도 하는 뭐 그런 구조인거죠.. 음습이라는 이상야릇한 이름을 가진 한 남자는 온 몸이 움직이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소설은 시작합니다.. 심지어 눈도 볼 수 없는 상황이죠.. 그리고 그는 자신을 간호하는 여인을 위해 자신의 과거를 되돌려 이야기하기 시작합니다.. 부자집 딸과 결혼하면서 자신의 주가를 올리려고 하나 현재의 주가가 정체 상태인 이유를 파악하던중 자신의 주위에 내재된 주가하락의 위험을 제거하는 행동을 취하게 되는거죠.. 그러면서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이후는 읽어보시면 아실터이니 패쓰..

 

그리고 두번째 편의 "수난"은 현재의 공간인 듯 합니다... 그리고 납치 비슷한 상황이 발생하는거죠.. 주인공은 금요일 늦게까지 회식을 한후 깨어보니 어느 빌딩들 사이의 좁은 공간에 쓰레기들이 가득한 곳에서 수갑에 묶인체로 깨어납니다.. 이유를 알 수 없고 우연히 자신을 발견한 한 여자애는 그의 도움 요청을 외면한 체 대화조차도 거부합니다.. 혼자서 중얼거리며 편지글로서 자신의 입장을 남자에게 전합니다.. 그리곤 죽지 않을만큼 물과 견과류를 전달해주죠.. 그리고 한 고딩 남자애도 역시 그를 발견하지만 풀어주지는 않습니다.. 얘네들, 왜 안풀어줄까요?.. 무슨 이유로 아무런 상관도 없는 남자를 묶어놓고 수난을 주는 걸까요?.. 지옥같은 수난의 날들이 하루하루 흘러갑니다.. 과연 남자는 이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이후는 두번째로 읽어보시면 아실터이니 패쓰..

 

마지막 편인 "코"는 조금 상황이 더 독특한 시대를 배경으로 합니다.. 뭐랄까요?.. 개인적으로는 가장 공감하기 힘든 상황이긴 한데 말이죠.. 대강 보면 이렇습니다.. 코가 긴 집단과 코가 짧은 집단의 대립적 관계인데 말이죠.. 코가 긴 부류는 텐구(일본의 일종의 신인데 모르시는 분들은 찾아보셈, 그럼 눈치채실꺼임)라고 불리우는 피지배층의 배척인들로 보이구요... 코가 짧은 돼지인간들은 지배층과 세상의 중심이 되는 인물들인거죠.. 그런 그들의 대치적 관계와 상호 연관이 되는 인물들의 모습들을 보여주면서 지배적 관계에 대한 비유적 공포를 보여줍니다.. 한 의사의 입장에서 보여주는 서사와 한 나쁜 경찰이 보여주는 시점으로 나눠지다가 마지막으로 하나로 합쳐지죠.. 그러면서 지배와 피지배의 관계와 참됨과 거짓등의 눈에 보여지지않는 세상의 부조리를 비유적으로 보여주고 있는거죠.. 가장 철학적이고 사회 비판적 호러가 아닌가 싶더군요.. 물론 개인적으로는 가장 애매한 재미를 주었던 작품입니다만 단편집의 제목으로 택할만큼 전문가들의 문학적인 심사에서는 최고의 평가를 받은 작품이 아니었나 싶네요..

 

단편이기 때문에 작품이 주는 호러적 감성과 깔끔한 주제와 마무리가 더욱더 공감이 되는 것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군요.. 그래서 조금 더 점수를 주게되지 않나 싶습니다.. 물론 어떤 장편보다도 단편의 글쓰기가 어려울수 있습니다만 이런 작품의 성향들이 안겨주는 호러적 타격이 장편에서 꾸준히 이어지기 어려울 수도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더군요.. 여하튼 향후 꼭 기억해야될 일본작가님이신거는 확실한 것 같구요.. 이제 갓 장르소설로서 자신의 입지를 다지기 시작하신 분이니 앞으로 더욱 기대가 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작품의 재미와 감성과 의미가 골고루 적절하게 독자들에게 다가설 수 있다는 것은 아주 대단한 능력이니까 말이죠.. 그런 의미에서 소네 작가님은 일단 성공은 하신게 아닌가 싶습니다.. 특히나 첫 편의 "폭락"에서 보여주는 감성은 단편집중에서 최고였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뒤의 두 편도 수준 이상이었지만 말이죠.. "폭락"의 제목과는 달리 이 단편으로 인해 소네 작가의 주가는 급등하여 사이드카를 시행해야될지도 모를 일입니다(이거 맞는 말인거는 한거야?.ㅋ)..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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