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담의 향기
장 크리스토프 뤼팽 지음, 이원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군대를 제대하면서 절대적으로 국가기밀에 대해서 외부에 발설을 하지 않겠다고 맹세를 하면서 개구리복을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전 국방색 군복 세대입니다).. 함구해야될 국가 기밀을 발설하여 국가에 중대한 위기를 발생시키는 경우에는 더이상 국내에서 생활할 수가 없어 전 망명을 해야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오히려 더 좋은 계기가 될 수도 있겠군요.. 현재의 대한민국의 모습으로 볼때는 내 아이들을 위해서는 이 곳을 벗어나는게 옳은 행동일지도 모르니까 말이죠.. 그럼 국가기밀을 들춰내 볼까요?.. 사실 대한민국 육군(해군, 공군은 잘모릅니다..)들의 군대 주업무는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무술단련?.. 특등사수?.. 총기소제?.. 다 아닙니다.. 삽질인거죠.. 각자 맡은바 군인의 임무가 있지만 삽질만큼은 모든 군인의 필수임무중 하나인 것입니다.. 완전군장을 꾸릴때 삽 빠지는것 보셨습니까?.. 모르신다구요.. 안빠집니다요.. 군인의 필수는 자연과 더불어 하나된 모습으로 진지를 구축하고 작전을 수행하며 국가를 위해 인류에게 총을 들이대는 임무를 가진 신분이니 말이죠.. 그러니 삽과 총을 나의 몸같이 하는 겁니다.. 뭐냐구요?.. 이게 뭔 기밀이냐구요?.. 혹시 압니까?.. 외국에서는 기밀로 쳐줄지, 망명해서 스파이로 취직이 가능할까 몰겠네요.. 그럼 우리나라에서 군대생활하면서 축구한 이야기 해줄 수 있는데 말이죠.. 미안합니다.. 진즉에 스킵하시라고 말씀드려야되는데.. 쓸데없는 이야기였습니다..

 

"아담의 향기"는 환경스릴러라는 주제를 가진 소설입니다.. 하지만 그 구성은 스파이소설이죠.. 테러와 세계의 위험을 감지한 스파이들의 활약을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환경이랑 스파이랑 잘 안어울린다구요?.. 읽어보시면 무척이나 잘 어울리고 얼마나 환경을 무기로 인간을 위협할 수 있는지 놀랄실겝니다.. 작품의 띠지나 뒷면의 줄거리만 보셔도 대강 작품이 주장하고 이야기하고자 하는 내용을 감지하실텐데요.. 이런 내용입니다.. 인류는 자연의 일부분이지만 최강포식자로서 자연을 지배하려 드는 것은 어제 오늘일이 아닙니다.. 그죠?.. 환경문제로 인해 인류가 각성하고 자연과 지구를 살리고자 무척이나 노력은 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자만심과 인간만이 자연을 다룰수 있다는 착각은 여전히 변함이 없죠.. 자연속의 인간으로 돌아가기에는 너무 늦어버린겁니다.. 그래서 일부 정신나간(?!) 환경론자들의 과격한 결정들과 사상들이 조금씩 인류를 위협하기 시작하는거죠.. 그런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전CIA직원인 폴과 캐리가 사건의 추리와 해결을 맡고 있구요.. 쥘리에트라는 여인이 사건의 실마리와 마무리를 함께 합니다.. 그리고 테드 해로우라는 급진과격환경론자와 그 일당들이 세상을 위협하고 있는거죠.. 우리의 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가진 환경이라는 공간은 무척이나 중요합니다.. 작가님을 그점을 강조하고 있구요.. 너와 내가 그리고 우리가 무심결에 파괴하는 자연과 환경에 대한 경고를 보내주시는거죠.. 어떻게 보면 재미가 있고 어떻게 보면 지겨운 소설입니다만.. 역시나 스파이라는 개념이 들어가있으니 생각보다 스릴러적 감성에 많이 치중해 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아담의 향기는 미스터리를 풀어나가는 방식을 취하고는 있지만 그게 궁금증을 불러 일으킬만큼의 단서가 되지는 못합니다.. 애초 말씀드린대로 작품에 대한 기초지식들이나 줄거리에 대강의 스포일러가 다 들어 있으니 말이죠.. 또한 작품속에서도 진행되어가는 구성이 그렇게 긴박성을 가지고 상황적 흥미를 불러일으키지는 못한다는거죠.. 주인공들은 사건의 실체를 파악하려고 몇 백페이지를 동분서주하지만 독자들은 애초부터 알고있는거죠.. 이것을 홍보의 문제로 봐야될지 아니면 작가의 사건의 서사적 지루함으로 분석해야될지 잘 모르겠군요.. 여하튼 미스터리적 측면에서는 지루했습니다.. 또한 이 작품은 스파이소설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적나라하게 현실적인 미국내의 스파이의 생활과 전직 스파이의 모습들도 담겨있죠.. 환경스릴러라고는 하지만 스파이소설로 보시는게 더 정확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세계를 돌아다니며 정보분석과 세계를 위협하는 테러조직에게서 세상을 구하는 스파이들의 활약상을 다룬 뭐 그런 007소설과 큰 차이는 없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조직과 내부적 상황까지 현실적으로 공감이 된다면 가독성에 무척이나 도움이 되는거지요.. 근데 그렇지가 않습니다.. 스파이소설이 미스터리가 되지 못한다면 스릴러라도 넘쳐나야되는데 이 작품은 환경스릴러가 되기 위해 필요한 환경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들을 하나둘씩 들춰내고 설명하고 근거를 만들어내기에 급급합니다.. 전직 스파이들이 바쁘기는 하지만 딱히 하는 일도 없어보이구요.. 비행기삯만 엄청 들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마 회사에서 출장비로 처리해주겠죠.. 무엇보다도 이 작품의 문제는 캐릭터의 구성에 있는게 아닌가 싶어요.. 누구 하나라도 와닿는 인물이 없다는거죠.. 전부 겉도는 듯한 느낌을 지울수가 없습니다.. 쥘리에트라는 사건의 중심이 되는 여인으로부터 사건의 해결사인 폴과 캐리도 그리고 카리스마 넘칠 듯 보이는 악당 테드 해로우까지 환경이라는 거대 주제에 묻혀서 빛을 발하지 못하는게 아닌가 싶더군요.. 이런 상황에서 결말로 이어지는 이 작품의 마무리는 어떨지 상상하시면 될 듯 싶군요..

 

상당히 길고 내용에 충실한 작품입니다.. 환경이라는 주제에 걸맞게 과거부터 이어온 환경과 관련된 세계적 관심을 스릴러와 접목시켜 잘 버무려놓았구요 실제적인 환경의 위협에 대한 인간의 모습들속에서 우리들의 무관심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빈부의 차이에 대한 환경적 관심의 가치관을 역설적으로 표현하면서 인류가 어떻게 변화되어야하는지에 대한 작가의 의도도 충분히 눈에 띄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주제와 관련된 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고 작품적 재미를 주는 조건에서는 괜찮은 작품임에는 분명합니다.. 하지만 단순히 대중적 취향과 장르적 관심에 한정을 시켜 이 작품을 바라보는 독자의 입장에서는 무척이나 길고 지루하고 재미없는 환경스릴러작품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저는 아주 흥미로운 주제를 재미없게 풀어낸 작품으로 기억이 되지 싶네요.. 땡끝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