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총사 1
알렉상드르 뒤마 지음, 김석희 옮김 / 시공사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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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으로 붕붕거리며 스타워즈의 제다이의 기사를 흉내내던 시절이나 엑스칼리버랍시고 작대기 들고 설쳐대며 동네 골목대장이나 된 듯 고함치고 댕기던 시절이 있었지 않나요.. 남정네 여러분들은 대부분 그런 기억들 하나씩은 가지고 계실 듯 합니다.. 국민학교(그시절은 그렇게 불렀습니다)에 들어가서 내 눈에 축구공이나 야구방망이가 눈에 띄기 전까지는 우리의 손에는 작대기가 칼인 마냥 칼부림을 쳐대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일종의 영웅이 되고 싶고 모험의 주인공이 되고 싶었던 것이겠지요.. 특히나 그당시 현재와는 달리 크게 아이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매체들이라는게 어린이용 고전소설이나 TV만화가 유일한 낙이었던 시절에는 더욱더 그런 영웅주의적 감상에 잘 빠져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 중심에 놓인 작품중 하나가 바로 삼총사라는 고전 소설이 아닌가 싶어요.. 남자들에게는 영웅적 모험의 판타지가 머리속에 그려지고 여자들에게는 삼총사가 뿜어내는 이상형적 관심을 증폭시켜 주는 그런 중세의 기사도(프랑스에서는 총사라 하나?)가 담긴 작품이니 말이죠..

 

하나의 고전작품이 가져다주는 영향력은 상당히 지대합니다.. 그래서 고전이라 불리우고 걸작이라 칭하는 것이겠지요.. 특히나 그 시대에서 상당한 인기를 누리고 대중적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했던 작품이라면 더 오랫동안 후대에 이름을 오르내릴 것입니다.. 그런 작품들을 우린 지금 고전이라 부르며 지금도 즐겨 찾습니다(뭐지?.. 했던 말을 또하는 이 어설픈 문장은??).. 하여튼 날씨가 추워서 머리가 잘 안돌아가나봅니다.. 근데 여태껏 보았던 - 절대적을 많이 보진 못했지만 - 고전이라는 작품들이 대부분 번역이 되면서 재해석이 되거나 우리의 입맛이나 연령층의 관심과 집중을 목적으로 추리고 알맹이만 뽑아서 즐거움을 주는 경우가 많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게 다 여태껏 나이 먹어면서도 고전작품 하나 제대로 읽지 않았다는 개인적 실토가 되겠지만 역시 이번에 이렇게 삼총사라는 작품의 완역본을 읽어보니 그동안 제가 알던 삼총사의 내용보다 더욱더 대단한 작품이자 걸작이라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기존의 단순한 흥미위주의 내용과 형태나 영화나 어린이용 작품의 내용을 보고서 안답시고 떠들어댔다면 상당히 남사스러울뻔했네요...이젠 아니까 좀 떠들어도 되겠습니다..

 

그러니까 이 작품은 19세기 작품이죠 - 내용상으로는 재정시대인 16세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 세기로 따져보면 200년이 다 된 작품인거죠.. 대단합니다.. 읽는동안 시대를 가늠하기 힘들 정도의 재미를 선사해주셨으니 말이죠.. 물론 애초부터 뒤마선생께서 대중성과 오락성의 감각에 중심을 두시고 당대의 독자들의 입맛에 맞게끔 집필하셨다는 뭐 그런 이야기도 있습디다만 역시나 현재의 저에게도 무척이나 즐거움을 선사해주시더군요.. 사실 고전이라카믄 뭐랄까요, 조금은 지루하고 설명위주와 가르칠려는 의도가 있지 않나하는 생각과 역시나 고차원적이고 철학적인 메타포와 사상이 담긴 작품들이 워낙 많은지라 역시나 이 작품도 실상은 그렇지 않을까 싶은 대단히 뻘스러운 예감이 정통으로 대치되는 결과를 가져다주었으니 전 바보이로소이다라고 외치고 싶네요.. 무척이나 재미있습니다.. 아주 흥미롭고 빠른 진행과 속도감으로 지금의 스릴러소설 못지 않은 감각을 보여주면서 특히나 하드보일드하고 장르적 감성이 넘쳐나는 하편의 느낌은 시대만 살짝 바꿔놓으면 여전히 최고의 베스트셀러로서 세계의 장르시장을 장악하지 않을까싶을 정도라고 초큼 오버를 하게 되네요.. 근데 줄거리를 설명을 하려드니 다 아실거 같아서.. 일단 달타냥이 주인공인건 아시죠.. 워낙 많은 달타냥이 있어서.. 심지어 개 달타냥도 있지 않았나요?.. 삼총사 완역본의 상편에서는 우리가 흔히 아는 삼총사의 내용이 이어집니다.. 달타냥이 총사의 일원이 되기전 프랑스 왕가의 심상찮은 내막과 비밀스러운 연애와 권력의 양분인 루이 13세와 리슐리외 추기경과의 알력과 왕비와 버킹엄 공작과의 애닳은(?) 밀애가 중심이 되고 있죠.. 일촉즉발의 상황이 이어지면서 과연 그들의 운명은...이라고 정리를 하면 대강 아하, 전에 봤던 삼총사군화!라고 하실겝니다.. 맞습니다 맞고요.. 하지만 하편으로 넘어가면 상편에서 대강 물밑작업으로 자신의 존재를 알려주던 밀레디의 역할과 팜프파탈적 복수의 향연이 펼쳐지면서 수많은 남정네를 농락하고 파멸시키고 소설의 극적 재미를 선사해주게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잘 몰랐던 하편의 재미가 아주 솔솔하니 좋더군요.. 특히나 개인적 복수치정과 살벌한 죽음의 냄새가 장르적으로 풍겨나는 분위기는 저에게는 딱이더군요.. 물론 시대적인 부분에서 사건의 연결과 구성적인 면의 헐거움을 논하려한다면 끝도 없겠습니다만 고전이라는 이유로 이런 단점은 패쓰!~..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브라이언 아담스와 스팅과 로드 스튜어트의 걸쭉한 목소리가 담긴 올포원이라는 노래가 자꾸 떠올라서 말이죠.. 총사의 구호이기도 한 올포원 원포올(All for One, One for All)이 머리속에서 떠나가질 않더군요.. 아주 멋진 말이죠.. 해석은 대강 알아서들 해보시구요.. 영화적 재미와 소설적 취향까지 독자들에게 잘 어울리는 듯한 삼총사의 완역본을 이야기하고자 하면 울 뒤마 할배의 대강 약력과 시대적 상황도 말씀을 드려는게 옳겠습니다만 대강 보니 동시대를 함께 한 빅토르 위고와 비교되더군요.. 역시 시대를 양분한 대작가들답게 그들의 대중적 취향과 모습들이 후대에도 위대한 작가로 칭송을 하고는 있습니다만 시대는 보다 대중적이고 키치적 감성과 복고적 취향의 이상을 추구하던 뒤마의 모습에서 조금은 가벼운 느낌을 받게 되었는지 실질적인 인정 가치의 기준으로는 위고옹의 영향력이 보다 컸던 모냥입니다.. 19세기 중후반의 프랑스의 격변적 군중적 민주주의의 사상적 변화와 산업화에 봉건적이고 제정적 군주주의의 모습을 보여주던 뒤마의 모습보다는 시대적 상황에 걸맞은 레미제라블의 사회적 대변과 사상적 문제제시와 대중적 상상력이 보다 시대의 걸작으로서의 모습에 가까웠나 봅니다.. 쉽게 말씀을 드리면 위고옹은 레미제라블이라 노틀담의 꼽추같은 작품을 집필하였고 뒤마는 삼총사, 몽테크리스토 백작같은 흥미로운 모험담을 담은 가장 대중적이며 일반적인 작품을 추구하였으니까요.. 대강 감이 오시죠?..뭐 제가 프랑스 문학 역사에 대해 뭘 알아서 나불대겠습니까만 그렇답니다.. 아님 말구요..

 

읽어보다보면 중간중간 끊기는 듯한 느낌도 들고 또 사건의 구성이나 인물들의 맥락이 제대로 소통되지 않는 부분도 더러 보일 수 있겠습니다만 뒤마 할배께서 소설의 빠른 진행과 서사의 긴박감을 분명 염두에 두셨다는 생각을 아니할 수 없지 않아 있을수도 있지 싶습니다.. 또한 그 시대에는 문학을 극작의 형태로 많이 만들어졌다던가 뭐 그럽디다.. 연재의 형식으로 독자들에게 선보였다는 말도 하구요.. 그러니 독자들, 대중들의 선호에 맞게 꾸며지고 만들어지는게 정답인 것이겠지요.. 여러부분에서 소설의 진행을 위해 또는 상황적 반전을 위해 억지스러운 모습이 보여지기도 하지만 재미가 있는데 뭘 더 바라겠습니까, 게다가 고전이잖아요.. 고전이 이렇게 재미가 있다면 전 단점이 보이더라도 함구하겠습니다.. 언제 제가 위고옹의 레미제라블을 완역본으로 읽어볼 날이 올지는 몰라도 개인적으로는 뒤마 할배의 몽테크리스토 백작의 완역본이 있다면 꼭 읽어보고 싶군요... 그만큼 개인적인 고전의 취향에는 뒤마가 더 맞지 않을까 싶네요.. 혹시라도 삼총사가 고전이라 살짜쿵 외면중이신 분들은 꼭 한번 읽어보시면 그 재미를 만끽하시지 않을까 싶네요.. 재미없어도 저한테 책값 물어달라고 하면 꽉 물어버린다아~..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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