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켄슈타인 가족
강지영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1년 10월
평점 :
품절




 

부모의 품안에서 세상으로 튀어나오는 순간 나에게 불어닥치는 세상의 모습은 참 좋습디다.. 한정된 만남의 생활들이 수많은 인간군상의 집합소로 들어가보니 수많은 사람들의 모습이 낯설지만 앞으로의 삶이 흥미진진할 것이라는 뜻모를 자신감과 호기심도 들더라구요.. 물론 얼마안가 좌절이라는 처참한 상황이 생겨버리기는 했지만 말이죠.. 그러다가 다시 싹을 틔우게 되는거죠.. 사람을 알고 세상을 알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알게 되면서 말입니다.. 그러면서 인간들의 대하는 방법과 그들의 모습을 파악하게 됩니다.. 누구는 정상처럼 보이지만 그 속에 숨겨진 이면에는 무서운 증오가 담겨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해보고 또 다른 이들은 무척이나 난잡하고 색기가 넘치는 호색한같아도 실상은 순진무구의 결정체인 인물들도 있습디다.. 하지만 역시 이 다양한 세상과 함께 하다보면 그 속에 담겨진 아픔과 고통으로 우리 인간들의 정신은 타의에 의해 그리고 자의에 의해 뽀사지고 빠개지고 뭉개지고 쪼개지고 뽀개지기도 합니다..  누구나 자기만의 정신질환은 하나씩은 가지고 있지 않을까 싶어요.. 그게 겉으로 드러나든 숨겨지든 말이죠.. 날이 추워서 그런지 뭔가 앞뒤가 안맞아 보입니다그려.. 춥지는 않은데 손이 얼어서 자판을 제대로 두드리지를 못하겠군요..

 

강지영 작가를 흠모하는 독자로서 저보다 어린 연배이지만 전 누님으로 칭합니다.. 기존의 작품들에게서 제가 받은 장르적 즐거움이 많은지라 일종의 존경의 의미인거지요.. 장르적 상상력과 묘사적 흥미로움이 상당한 작가 누님이시라 이 작품에 대해서도 상당한 기대를 했습니다.. 제목은 "프랑켄슈타인 가족"입니다.. 이렇듯 제목에서부터 기존의 감성이 철철 넘치는 듯한 예감이 들어 흥분되더군요.. 표지에서 보여지는 캐릭터들이 사실상 소설속 내용의 주인공들입니다.. 이들의 주체적인 정신과 의사 김인구박사에게 정신질환에 대한 처방이나 상담을 하는 인물들인거죠.. 상당히 엽기적으로 보여지는 인물들이지만 뭐 실상 우리의 주변에 흔한 캐릭터들의 모습이 아닐까 싶습니다.. 불면증에 시달리는 여자, 거식증에 시달리며 먹고 토하는 여자, 다중인격이라는 해리성 정체장애를 격는 남자, 이젠 밑바닥으로 내려온 연예인 여자, 심한 결벽증을 지닌 남자, 짝수에 집착하는 남자, 그리고 김박사의 전원주택이 이 소설의 주된 구성인거죠.. 사람들의 이야기인거죠.. 이야기인즉슨 김인구박사는 잘나가는 정신과의사입니다.. 테레비에도 나와서 상담도 해주는 인기인인거죠.. 아내와 딸은 영국으로 유학을 보냈습니다.. 기러기 아빠입니다.. 하지만 늘 착실합니다.. 그러다가 가족내에 사건이 터지고 새로 지은 전원주택으로 기존의 병원일을 그만두고 내려갑니다.. 일종의 은퇴인거죠.. 하지만 우연히 김박사는 감금이 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위에 있는 인물들이 한차를 타고 김박사의 전원주택에 자신의 정신상태에 대한 긴급성을 필요로 상담을 하러 무작정 찾아옵니다.. 하지만 다른 곳에 감금되어버린 김박사는 부재중이고 그들은 전원주택의 조경을 하러온 일꾼에게 가족행세를 하면서 사건은 부산하게 진행이 됩니다.. 별 내용은 없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벌이지는 인물들의 심리와 과거와 정신상태에 대한 뭐 그런 이야기이니까요..

 

너무 자초지종이 많습니다.. 정신과 의사의 상담을 받고 있는 인물들을 일종의 프랑켄슈타인 가족으로 일컫는 것은 알겠는데 각각의 인물들 - 위에 제시한 인물들만으로도 세줄씩이나 되는 - 에 대해 너무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설명위주로 그들의 인생을 터놓고 있는 관계로 뭔가 큰 재미를 주지는 못하더군요.. 기존에 작가 누님에게서 받았던 장르적 감성은 캐릭터들의 구현속에 그럭저럭 묻어나 있습니다만 그거뿐이 아니었는가 싶네요.. 일반적이지만 특별한 그들의 모습속에 사회적 부조리와 인간적 단절과 소통의 부재가 엿보이기는 하지만 전 그런 그들이 만들어내는 이야기를듣고 싶었던거지 그들이 왜 정신질환을 앓게 되었는지 왜 그들이 이렇게 모여서 뭔가의 희망을 찾게 되는지는 굳이 알 필요는 없지 않았나하는 생각을 하게되더군요.. 뭐 물론 이 요상한 프랑켄슈타인 가족이 도진개진인 그들만의 상호간 소통이 이루어지며 활력적 인생의 희망을 찾아가는 방법은 나쁘지 않습니다만 기존의 작가님에게서 받았던 그런 충격적이면서 흥분되는 장르적 감성의 내용 전개는 없더라구요..

 

뭐 이렇게 이야기하실수도 있겠네요.. 야, 작가가 뭐 니 하나만 보고 작품 써냐?.. 또 작가가 이런 작품도 저런 작품도 집필하는거쥐.. 니가 가졌던 생각대로 작품이 안되었다고 까대면 안돼지!라고 말이죠.. 넵, 맞는 말씀입니다.. 오히려 이 작품이 기존의 강지영 작가님의 감성에 대한 거부감을 지닌 분들에게는 보다 유쾌한 내용으로 다가올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다시 해보게 됩니다.. 하지만 전 이전이 좋다라고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특히나 굿바이 파라다이스에서 보여준 단편소설속에 묻어난 장르적 감성은 쉽게 잊혀지질 않는군요.. 이후로 조금씩 엷어져가는 듯한 모습이긴 하지만 역시나 작품속 문장들이 주는 매력은 아직까지는 여전합니다.. 사실 이 작품속에서 생경한 부사어나 그런 단어들이 주는 어색함이 국어에 무지한 저의 부끄러움을 끌어내긴 했지만 읽는 재미하나만은 좋습니다.. 단지 자초지종이 너무 많아 이야기가 보이지 않는다는거만 빼면 말이죠.. 뭐 그 자초지종이 단편적 이야기가 될 수도 있겠군요.. 전 별로였지만 말입니다.. 그 자초지종속에 작가가 말하고자하는 작품속의 의도가 모두 담겨있긴 합니다.. 자초지종이 너무 많은가요?.. 그렇군요.. 너무많군요.. 자초지종을 말하려다보니 자초지종을 많이 적게 되는군요.. 하지만 왜 그들이 프랑켄슈타인 가족이 되어야하는지에 대한 자초지종은 알아야되지 않겠습니까?.. 알기싫으면 턴 오푸.. 땡끝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