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센트 밀리언셀러 클럽 121
스콧 터로 지음, 신예경 옮김 / 황금가지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결혼을 하고 오랫동안 서로만 바라보고 살다보니 어느시점에서는 권태기란게 오게 되더랍니다(절대적 친구말).. 서로가 서로에 대한 배려가 부족해지고 자기의 입장만을 원하기만 하는 시기가 오는거죠.. 이 시기를 제대로 넘기게 되더라도 더이상의 사랑은 낯간지러워보이게 되고 정을 앞세우게 됩니다.. 물론 여전히 결혼을 하신 세상사람들의 대부분은 사랑으로 끼니를 때우시는 분들이시지만 말입니다.. 하여튼 오래되다보면 딴데로 눈이 돌아가기 마련일지도 모르죠.. 특히나 아내나 남편에 대한 동거동락이 자의보다는 타의에 의해 - 대체적으로 아이들때문에 헤어지지 못하고 적응하고 사는 경우도 많다죠?  아님 말구요 - 생활하게 되는 경우는 더욱더 눈이 핑핑 돌아갈겝니다.. 그러다가 그걸 행동으로 옮기면 바람이 나는겁니다.. 한번 바람 난 구석에는 땜방을 모질게 해도 바람 잘날이 없는 경우가 허다하죠.. 남의 일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언젠가는 나에게도 닥칠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여전히 아내를 사랑하고 있긴 합니다만 워낙 로맨틱 불륜이 많은 세상이다보니.. 잘나고 똑똑한(?) 저에게 바람이 불어올지 어떻게 알겠습니까?.. 하지만 언제나 가족이라는 구성체에는 책임과 의무가 따르기 마련입니다.. 나만을 위한 구성체는 존재하질 않죠.. 늘 배려와 사랑과 관심이 필요한 것이니까요.. 만약 이것을 지키지 못하면 4주간의 숙려기간이 필요하든지 칼부림나는거니까요.. 뭐 그러려니하면서 사는것도 한 방법이긴 합니다만 쉽지않죠 부처님 가운데 토막같은 분들이 흔하진 않으니까 말이죠..

 

먼저 이 작품 "이노센트"를 말씀드리기전에 스콧 터로 작가의 전작인 "무죄추정"이라는 작품에 대해 대강의 언급이 필요하지 싶습니다.. 전작의 내용을 물론 다 파악할 필요는 없지만 "이노센트"의 전체적인 흐름상 무죄추정이라는 전작의 내용이 상당수 작용하기 때문에 말입죠.. 주인공은 동일합니다.. 러스티 사비치라는 판사입니다.. 전작에서는 검사였을겁니다.. 법조인입죠.. 무죄추정에서 러스티는 살인죄 누명(?)을 쓰고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으로 나옵니다.. 모든 정황이 자신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고 사실상 살인자의 증거 그대로인거죠.. 그리고 무죄를 위해 법정에서 다툽니다.. 그리고 무죄로 입증이 되고 풀려나죠.. 상당히 긴박하고 법정 드라마와 추리적 미스터리에 충실한 내용을 가진 알찬 작품이었습죠.. 그래서 오랫동안 베스트셀러가 되었답니다.. 국외에서요.. 또한 영화로도 만들어져 공전의 히트까지는 아니더라도 흥행은 한 모냥이더군요.. 전 TV로 본 기억이 납니다.. 해리슨 포드의 "의혹"이라는 제목으로 나왔답니다.. 확인들 해보시구요.. 마지막 반전이 제법 그럴싸했던 기억도 납니다.. 그리고 20년이 지난 시점입니다.. 일단 프롤로그에서 러스티 판사의 아내인 바바라가 죽습니다.. 그리고 그 상태로 하루가 지나고 - 하루동안 판사는 무슨 일을 한 것일까요?가 소설의 쟁점 - 아들 냇에게 러스티 판사는 전화를 겁니다.. 다른 어느누구에게도 미리 알리지 않고 아들을 먼저 부르는거죠.. 그리고 바바라의 죽음 이후 하루가 지난 시점에 경찰에게 신고를 하게 되면서 사건은 시작이 됩니다.. 그리고 바바라의 죽음을 기점으로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이야기는 진행이 됩니다.. 일단 살인사건의 1년전부터 죽음의 시점까지의 내용은 대강 이러합니다.. 러스티는 항소법원의 법원장이 되어있고 주 대법원 선거를 앞두고 있습니다.. 법조계에서는 대단한 권력축에 들어가는 자리인거죠.. 그리고 여전히 바바라와 외동아들 냇과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과거의 시점).. 하지만 무죄추정에서도 자신의 욕망을 다스리지 못해 벌어진 살인사건으로 곤욕을 치루었지만.. 이번 이노센트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바람 잘날이 없는 집구석은 어느 구멍이든 바람이 불어제끼니까요.. 불어오는 바람을 막지 못하고 역시나 러스티 판사는 바람이 납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나름의 욕망을 잘 다스려 잘 마무리지으려고 하죠.. 하지만 인생이 그렇게 내 맘대로 됩디까?.. 한번 발 잘못 담궈놓으면 후회할 일 천지인거죠.. 암요.. 그리고 바바라가 죽게 되죠.. 자연사로 보이는 죽음입니다.. 하지만 20년전 러스티의 살인사건의 검사로 활약하고서 패배를 맛 본 토미 몰토와 그측근의 검사는 여전히 러스티 판사를 의심합니다.. 그리곤 살인사건의 정황을 포착하게되죠.. 이제 법정으로 살인사건을 끌어드립니다.. 본격적인 드라마가 펼쳐지는거죠.. 차곡차곡이라는 단어가 떠오를 정도로 충실한 내용으로 독자들을 집중시켜줍니다.. 그리고 결말은?..

 

 

아휴, 꽉찬 느낌이라고 말씀을 드려야겠네요.. 말씀드렸다시피 바바라의 죽음(캐릭터상으로 상당히 중요합니다.  20년전에 나온 전작인 무죄추정이나 이노센트 모두의 내용에서 말이죠)을 기점으로 1년전부터 벌어져온 내용과 죽음 이후에 벌어진 사건의 법률적 판단의 진행이 착실하면서도 매력적인 구성으로 독자들의 눈을 사로잡고 있으니 말이죠.. 어떻게 보면 상당히 더딘 진행일수도 있겠습니다만 상황적 판단을 이끌어내는 설명을 하기위해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 아니였겠는가라고 생각해봅니다.. 그리고 상황적 부연 설명들이 생각보다 상당히 재미가 있습니다.. 물론 지루하게 느끼실 분들도 제법 있으시겠다는 예상과 함께 말이죠.. 잘나가는 한 남자의 인생이 어떻게 변화되고 뭉개져버리는가에 대한 일탈적 상황과 심리적 묘사가 구체적으로 보여지니까 개인적으로는 아주 즐거웠습니다..  

 

각각의 챕터는 네명의 인물들의 관점에서 일정별로 사건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일단은 소설의 주인공인 러스티 사비치 판사가 있구요.. 그리고 검사장 대리이며 이 사건을 법정과 살인이라는 범죄로 이끌어내는 토미 몰토라는 인물이 나옵니다.. 대립되는 인물 두사람은 앞서 무죄추정에서도 대립각을 세웁니다.. 그리고 러스티의 아들 냇의 관점에서도 이야기는 진행이 됩니다.. 사실상 이야기의 구조상 냇의 역할은 그렇게 크지가 않습니다만 이야기의 객관화와 주관화를 번갈아 보여주는 인물로서는 딱인 인물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애나라는 여인의 관점이 드러납니다.. 누구일까요?.. 그리고 소설은 1.2부는 바바라의 죽음을 전후로 벌어지는 일련의 상황들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3.4부는 바바라의 죽음에 대한 미스터리를 법정으로 끌어드려 이전 콤비인 샌디 스턴과 러스티를 피고로 두고 검사인 토미 몰토와 그의 똘마니(?!) 짐 브랜드가 살인사건의 증거와 법률적 진행을 긴박감있게 그려내고 있죠.. 전반부는 설명위주고 상황 위주이다보니 조금 지체되고 루즈해질 가능성과 공산이 큽니다.. 진행이 빠르질 못하거덩요.. 하지만 3부에 들어서면 이야기는 상당히 재미있어집니다.. 흔히들 법정소설의 대가라카면 그리샴 형님을 생각하시겠지만 국외적으로는 오히려 터로 아저씨를 더 쳐주는 경우도 있다고 하더군요.. 뭐 그렇답니다.. 제 말이 아니니까 그리샴 형님을 살앙하시는 분들은 저한테 뭐라카아지 마시라능.. 그만큼 법정 스릴러의 영역에서 탁월한 재미를 선사해주시는 분이시라는 그런 이야기입죠.. 아주 상세하고 꼼꼼하고 군더더기 없이 법정속의 이야기를 펼쳐내 주시는데 재미가 좋습니다요.. 전 그렇더군요..

 

상당히 두꺼운 분량입니다.. 아까 말씀드린 차곡차곡이라는 부사어를 생각하시면서 그 느낌을 잘 살려 이야기의 진행을 꼼꼼히 살펴보신다면 아주 재미있게 읽어보실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입니다.. 사실상 마무리 부분에서의 감흥은 어쩔 수 없이 비교를 하게 되는 전작인 무죄추정의 느낌만큼은 아니지만 역시나 20년이라는 연륜이 그대로 묻어나는 강점을 가진 마무리였지 않나 싶구요.. 무엇보다도 앞으로도 러스티 사비치라는 복잡다단미묘애매모호야리빠꿈한 법정캐릭터를 계속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예상도 해봅니다.. 그러길 바란다는 제 바램이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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