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에 부는 서늘한 바람 밀리언셀러 클럽 120
돈 윈슬로 지음, 전행선 옮김 / 황금가지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저는 말이죠.. 참 일반적이고 평범한 인생을 살아왔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세상에는 제가 모르는 또다른 세상이 무지하게 많더군요.. 며칠전 고등학교 친구 하나가 사고로 생을 달리했다는 문자를 받고 장례식장을 갔었습니다.. 모르겠습니다 아직 죽음이라는 단어가 생경스럽고 낯설아야할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벌써 주위의 친구들이나 주변의 분들이 하나둘씩 떠나가는 경험을 많이 하게됩니다.. 특히나 동료인 경우에는 많이 우울해지죠.. 무슨 말 할라했지?..아, 네 그러니까요.. 몇십년만에 만난 친구도 있고 자주 보는 친구도 있고 간만에 학교 친구들이 해후를 했습니다.. 여러가지 직업과 일들과 인생을 살아가는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이런저런 이야기가 나오더군요.. 그러던중 한 친구가 술주정을 심하게 하더군요.. 그 친구를 내보내고 나서 여러친구들 사이에서 이야기가 나옵디다.. 어떻게 보면 뒷담화인셈이죠.. 그 친구의 인생살이와 어두움에 대한 동정어린 마음과 남의 일처럼 방관스럽게 던져놓은 쉬운 남의 가정사이기도 했죠..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사회생활에 뛰어들어 블라블라.. 결혼후 불안한 가정생활로 인해 블라블라.. 술집을 전전하며 블라블라..어두운 음지의 세계에서 블라블라... 알콜중독이 어떻고 저떻고 블라블라... 이제는 노숙 비슷한 골방인생 블라블라...  뭐 이런 비참한 인생 이야기였습니다.. 그 친구의 이야기가 이 책을 읽어면서 어떻게나 자꾸 떠오르는지요.. 왜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지하에 부는 서늘한 바람의 감각이 읽는 동안 자연스럽게 느껴지더군요.. 물론 책이랑 이 내용과는 하등 상관이 없음을 다적어놓고 알려드립니다..ㅋ

 

참 제목이 좋습니다.. "지하에 부는 서늘한 바람", 원제를 번역한 말이니 의미는 동일할겁니다.. 책을 읽다보면 제목과 잘 매치가 되는 감성이나 내용이 있죠.. 개인적으로는 제 주위의 상황과 책의 내용이 제목과 잘 어울렸다는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어린나이에 세상의 밑바닥에 내버려진 한아이가 우연히 한 남자를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아이는 그로 인해 새로운 인생을 살게됩니다.. 책의 뒷표지에 보면 소매치기 출신 대학원생 닐 캐리라고 나오는 아이가 그 주인공입니다.. 소매치기를 전전하며 어린시절 살아가던 닐은 우연히 그레이엄의 지갑을 털게 됩니다.. 그리고 그의 양자아닌 양자로 가문의 친구들에 들어가게되죠.. 그리고 가문이 비밀스럽게 행하는 업무를 그레이엄과 함께 어린시절부터 자신의 영리한 머리를 바탕으로 터득해나가며 현재까지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뭐 중간중간 그레이엄과 닐 캐리의 만남과 가르침(?!)에 대해서는 주구장창 나오니 즐겁게 읽으실지 있으실거라고 사료가 됩니다만.. 하여튼 그렇게 엘리트로서 성장한 닐 캐리는 여전히 가문의 친구들의 일원으로 자신의 생활 - 영문학 전공 대학원생 - 과 탐정으로서의 업무를 병행해 나가는 바, 새로운 의뢰를 받게 됩니다.. 상원의원의 무남독녀를 찾아오라는 것이죠.. 가문의 친구들의 주고객으로 향후 미국 부통령이 될지도 모르는 인물이다보니 조심스럽습니다.. 하지만 찾아와야될 앨리라는 아이의 삶이 최악이군요.. 약물중독에 일탈이라는 측면에서는 톱을 달리는 아이였고 가출을 한 후 삼개월만에 영국 런던에서 발견되었다는 제보를 받은거죠.. 이 일에는 닐 캐리가 적격이었던거죠.. 가서 8월 1일안으로 데려와야 된다라는 의뢰를 받은거죠.. 하여튼 알고보니 앨리의 일탈에는 이유가 있었더군요.. 아주 집안이 콩가루임을 알려줍니다.. 아시잖아요.. 권력가의 집안들의 더러븐 행위(?)들 말입니다.. 그렇게 닐 캐리는 한여름의 영국 런던으로 그녀를 찾아 떠납니다.. 과연 그녀를 찾아내고 데려올 수 있을까요?.. 하지만 진실은 늘 단순하고 명료한게 아니죠.. 세상살이가 그렇게 다 단순하면 얼매나 좋겠습니까만 진실은 늘 복잡다단합디다.. 말그대로 닐 캐리가 단순 심부름센터 직원이 아닌 이유가 여기에 있는거죠..

 

돈 윈슬로라는 생소한 작가님의 데뷔작이군요.. 닐 캐리라는 캐릭터로 시리즈를 이어나가는 첫 작품인 듯 한데요.. 개인적으로 좋았습니다.. 무엇보다도 닐 캐리라는 캐릭터가 선사해주는 이미지적 측면이 좋았구요.. 이야기의 구성과 상황의 묘사나 문장적 감성들도 뭐랄까요 모 광고처럼 그의 문장이 자연스럽게 내가슴속으로 들어왔다라고 하는게 어떨까 싶네요.. 재미있네요.. 순간순간 쏟아내는 인간적 대화들과 닐의 독백같은 생각속 넋두리들도 좋았구요.. 어두운 일탈적 상황을 기존의 작가들이 자극적으로 만들어내었다면 돈 윈슬로 작가는 원초적 자극들 보다는 감성적 자극을 염두에 두고 진정성이 와닿게 만들어 주었다고나 할까요?.. 하여튼 소설적 짜임새는 물론이거니와 캐릭터가 주는 진정성과 인물들간의 상황적 감성등도 읽는 내내 자연스럽게 다가왔다고 하는게 맞을것 같네요.. 일반적인 탐정 소설등의 모습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하드보일드한 기존의 방식이나 자극적 감각에 의지한 대중적 스릴러의 감성과는 조금 다른 맛이 느껴지더군요.. 물론 작품의 저변에는 이러한 기본적 감성이 깔려 있습니다만 무엇보다도 자연스러운 인간적 냄새가 전체에 퍼져있다는점이 너무 좋았습니다.. 이 인간적인 냄새는 작가가 만들어내는 문장의 역량인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데뷔작들을 보면 보통 말이 많습니다.. 하고싶은 말이 많은게지요.. 특히나 시리즈를 염두해두고 작품을 집필하신 의도인 경우에는 첫 작품속에 앞으로 이어나갈 캐릭터에 대해서 보여줄께 좀 많겠습니까?.. 그렇다보니 기본 줄기속의 이야기외에 번외의 설명들이 덧붙기 마련인게죠.. 이 작품도 그렇습니다.. 시작은 스물세살인 닐 캐리가 나오지만 스물세살까지의 인생살이는 작품이 초 중반에 걸쳐서 펼쳐냅니다.. 그나마 다행인게 중반까지 알려줄건 모두 알려준다는거죠.. 개인적으로는 작가님께서 상당히 작품을 집필하시는 공력이 예사스럽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됩디다.. 더 할 말이 많으실께 눈에 보이는데도 독자를 생각해서(?!) 중반 이후부터는 본게임에 필요한 모든 집중을 끌어내주시니까요.. 또 하나, 이 번외스러운 설명들이 아예 작품과 동떨어진 내용들이 아니라는거죠.. 닐 캐리가 탐정으로서의 자질과 능력을 가지게 된 계기를 설명해주고 있거덩요.. 쉽게 말해 그레이엄이라는 너구리 사부가 쿵푸팬더를 최고의 무도인으로 키워내는 상황을 설명하니까요.. 재미있습니다..하나 더, 소설속에 레빈이라는 인물이 등장합니다.. 구체적으로 묘사되지는 않죠.. 그저 닐 캐리와 앙숙처럼 보여지는 모습과 어린시절 그레이엄이 닐을 데려올 당시 지금의 닐의 나이쯤되었다는 것과 닐로 인해 자신의 역량이 묻혀짐에 대한 질투와 증오가 들끓는 인물임을 보여주죠.. 하지만 무엇보다 정의로운 인물같은 거친 남성적 매력이 있습니다.. 근데 많이 등장하지 않네요.. 시리즈속에 이 레빈의 캐릭터가 어떻게 묘사되어질지 무척이나 궁금해집디다.. 닐과 레빈의 알콩달콩(?) 증오싸움도 재미에 일조합디다..

 

다 좋은말이군요.. 그렇습니다, 책도 재미있었구요 내용에 맞는 제목도 좋았구요.. 시리즈로 이어질 닐 캐리의 캐릭터적 구성도 좋았구요 가문의 친구들이 벌일 앞으로의 탐정놀이들도 궁금하게 만들어줘서 좋았구요.. 마무리에서 닐이 벌이는 인간적 매무새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이 작품은 인물들간의 유기적 관계를 문장으로 잘 엮어낸 작가의 능력이 제일 좋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앞으로도 기대가 됩니다..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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