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러드 차일드
팀 보울러 지음, 나현영 옮김 / 살림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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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아빠, 무서워.. 뭐가 무서워? 스탠드 불 켜놓고 자면 안무서울꺼야.. 아빠 밖에 있으니까 걱정하지말고 눈감고 자.. 밖에서 누가 자꾸 쳐다보는거같아서 눈감기가 너무 힘들어.. 그냥 아빠가 옆에 있어주면 안돼?.. 있기는 누가 있다고 그래.. 아빠가 확인해볼테니까 이제 눈감아" 그리곤 가만히 방문을 반정도 닫고 거실에서 한참동안 방송에 넋을 놓고 있었죠.. 한시간 정도 지났을까요?.. 아이방에 불을 끄려고 들어가니 여전히 잠을 못 이루고 있는 아이를 보게 되는거죠.. 그때 이런 생각을 하게 됩디다.. 아, 잠시 아이를 위해 몇분의 시간만 할애를 해주고 안정을 시켜주었더라면 좋았을것을.. 너무 아이의 입장에서의 감정을 외면해버렸구나라는 뭐 그런 생각이지요.. 한시간동안 잠을 못이루면서 어떤 생각을 하였을까?.. 문 밖에 있는 아빠를 부를수도 있었는데 자신의 감정을 단숨에 잘려버리고 무심하게 나가버린체 TV에 낄낄대고 있는 아빠에게 어떤 배신감을 느꼈을까?.. 상당히 마음이 아프더군요.. 더군다나 아이가 밖에 누군가가 있다고 했는 말에 대한 확인조차 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대해 아이는 더한 좌절을 맛보지 않았을까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뒤늦게 수습하려 해봐야 늦어버린거죠.. 물론 다시 바깥에서 들리는 소리를 확인하여 아이에게 아무도 없음을 확신시켜주고 안정을 시켜주었지만 그동안 아이가 느꼈을 무서움과 외로움은 이미 상처가 되어버렸을지도 모르니까요.. 그 뒤로는 웬만하면 잠들때까지 수시로 확인을 하곤 합니다만 아직도 잠들지 못하고 힘겹게 저를 쳐다보는 아이의 눈을 잊지를 못한답니다.. 왜 어른들은 아이들의 입장에서 생각하기가 쉽지가 않은거죠?..

 

상당히 자극적인 제목이네요.. "블러드 차일드"의 의미에 대해서는 책을 읽어보면 대강 나옵니다만 제목에서 느껴지는 판타스틱한 자극적 느낌은 소설속의 초중반에 걸쳐 현실과 환상이 뒤섞여가며 사건을 진행해나가죠.. 그렇지만 이 소설이 판타지소설이라는 것은 아닙니다.. 현실속에서의 일반적이지 못한 한 아이의 능력에 대한 일반적인 인간들의 따돌림과 외면과 거절에 대한 이야기이니까요.. 시작하자마자 한 소년이 죽음과 관련된 일을 당하고 있습니다.. 이름은 알 수 없네요.. 그렇게 아이는 죽어가던중 자신의 옆에 있던 한 소녀로 인해 다시금 살아나게 됩니다.. 이 소년의 이름은 윌입니다.. 하지만 이 사고로 인해 기억을 잃죠.. 그의 부모는 그런 아들의 과거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고 윌의 일반적이지 않은 독특한 경험과 비현실적인 환상을 보는 능력에 대해 알려주게 됩니다.. 이러한 윌의 행동등으로 늘 현실속에서 외면당하고 따돌림을 당하던 가족은 수차례 이사를 해서 이제는 헤이븐스마우스로 정착을 하게되지만 역시나 윌의 행동은 주위의 사람들에게 위협을 주거나 일종의 공포감을 안겨줄 정도의 정신병에 가까운 환상을 보면서 헤이븐스마우스에 대해 경고를 하게되면서 더욱더 대부분의 주민들에게 소외당하고 단절되어버리는거죠.. 현실속에서 윌은 모습은 충분히 괴물스러운 것이니까요.. 하지만 그런 그에게도 그를 믿어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조차도 윌의 행동에 대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를 못합니다.. 그들은 윌이 보는걸 절대로 볼 수 없으니까 말입니다.. 윌에게만 보이는 환상속에서 등장하는 소녀와 그림자 인간들의 모습들이 어떠한 진실을 담고 있는지 그리고 병들어버렸다는 헤이븐스마우스라는 지역에 대한 진실은 과연 무엇인지, 무엇보다 윌이라는 블러드 차일드가 보게되는 환상들이 과연 얼토당토않은 말그대로의 환상일 뿐인지는 책을 보시면 충분히 인식을 하실겝니다.. 역시나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 진실은 아프기 마련이니까요..

 

판타스틱한 내용과 제목이지만 가장 현실적인 작품이 아닌가 싶네요.. 한 섬세하고 특이한 재능을 가진 아이의 눈에 보이는 것들이 현실속에서는 외면될 수 밖에 없는 것이고 아무도 믿어주지 않은 상황이지만 결국 진실은 드러나게 되어 있으니까요.. 이 작품은 한 아이의 입장에서 벌어지는 자신의 환상과 주위의 상황을 중심으로 사건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아이가 보는 환상이 주위의 현실속에서는 절대로 인정될 수 없는 사실인거죠.. 그게 진실이라고 밝혀지더라도 우연일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하는 일반인들의 현실합리화적 방식과 일종의 숨겨진 진실을 환상으로 체험하는 초능력을 지닌 아이의 모습속에서 대립을 보여주고 있으니까요.. 그 중심에는 역시 아이와 어른의 대립이 중심입니다.. 순수한 아이의 의식속에 투영된 세상의 지저분한 진실은 환상이라는 개념으로 쏟아내지만 그것을 받아들이는 성인과 타락한 인간들은 자신들이 저지른 일들을 숨기기에 급급하고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것은 믿을 수 없다는 세상과 타협해버린 의식속에 빠져버린거죠.. 안보이면 믿지 않는다라는 겁니다 - 저도 그런거 같아요.. 아이가 바라보는 세상과 저의 세상은 분명 차이가 많이 납니다 - 일상생활에서나 수많은 매체를 통해서 인간들이 저지르는 마녀사냥을 보게 됩니다.. 그의 이야기가 세상에 하나뿐인 진실이라고 하더라도 상관없습니다.. 그를 제외한 모두가 거짓이라고 해도 상관없습니다.. 하나뿐인 진실을 가진 그가 사라지는게 편하니까요.. 그럼 모든 거짓은 하나의 진실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인간이 가장 무서운거죠.. 쩝, 너무 많이 나갔군요..

 

소설은 뭐랄까요?.. 아리까리합니다.. 재미가 없지도 않고 그렇다고 집중해서 빠져들만큼의 즐거움을 주지도 않거덩요.. 사건의 전개라든지 진행도 그렇게 나쁘지 않습니다만 너무 주인공 아이의 환상에 문장을 많이 할애를 한게 아닌가 싶구요.. 시작에서부터 어느정도 보여지는 환상은 초반에 걸쳐 상당한 궁금증을 자아내지만 뒤로 갈수록 진실과 관련된 환상이 주위의 인물들의 현실과 대립되면서 외면당하는 모습을 보여주기에 급급합니다.. 물론 작가가 의도한 순수와 타락의 대립관계에 대한 묘사적 부분이라는걸 충분히 인식합니다만 너무 많다는거죠.. 똑같은 상황적 모습이 소설 전반에 걸쳐 계속 반복되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말입니다.. 조금은 지겨웠다는 말입니다.. 무엇보다도 현실적 사회의 병폐를 다루고 있는 작품인데도 불구하고 초중반의 판타지스러운 상황들과 의도들은 마지막의 진실들이 너무 작아보이게 만드는 것 같더군요.. 마지막이 되기 전까지는 뭐랄까요?.. 이 작품이 과연 무엇을 말해줄려고 하는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거덩요.. 조금은 더 거창하고 뭔가 큰 사건이 벌어질 듯한 과대 궁금증을 만들어주기도 하구요.. 분명 반전이나 밝혀지는 진실들이 나쁘진 않습니다만 마지막이 조금은 허한 느낌이었습니다..

 

팀 보울러라는 작가의 기본적 성향에 대해서는 많은 분들이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일종의 청소년 성장소설을 중심으로 순수와 희망을 이야기하시는 분이시더군요.. 저도 몇권의 작품을 가지고는 있습니다만 아직 펼쳐보질 못하다가 이 작품을 펼쳐보니 기본적 내용은 큰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물론 전작과 비교해서 조금은 더 자극적이고 현실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죠.. 조금은 저와는 맞지 않는 느낌이네요.. 이 작품만으로 두고보면 말입니다.. 제가 순수하지 못해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일단 재미적 측면과 내용적 측면을 볼때도 어중간하지 않았나라는 생각으로 마무리를 하고 싶네요.. 어중간하다고 간단하게 하면될걸 뭔 말이 이렇게 많다냐?..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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