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녀를 위한 아르바이트 탐정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33
오사와 아리마사 지음, 손진성 옮김 / 비채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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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딩때 오토바이가 무척이나 갖고 싶었습니다.. 멋져보이더라구요.. 그래서 부모님 몰래 알바를 뛰고 돈을 모았죠.. 하지만 얼마 안가 들켜버렸습니다.. 독서실간다는 핑게로 알바를 뛰는 모습이 그대로 아버지에게 포착되어버린거죠.. "돈이 필요하더나?.. 예!.. 와?... 오토바이 살라고예~.. 퍼억! 니 돌았나?...죽고싶나?"로 깔끔하게 정리가 되었더랬습니다.. 그러다가 대학생이 되어서 내맘대로 질러버렸죠.. 중고 오토바이를 한 대 내렸습니다.. 신나게 타고 오빠 달려를 하던중 깔끔하게 누가 쎄벼가버리더군요.. 뭐 사고는 안났습니다.. 그리고 군대를 갔다 오고 한참만에 아버지가 선물로 신형 오토바이를 한 대 사주시더군요.. 뽄내며 조금 놀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게 어느시점이 되니 오토바이도 시들해지고 이제는 차가 눈에 띄이더군요..물론 없는 돈에 차 살 형편은 안되니 아버지 차로 좀 놀았던 기억이 납니다..ㅋ.. 지금은 제 차도 있고 아이들 학교 태워줄 목적으로 중고 뽈뽈이도 한대 있습니다.. 주말마다 동네 운동장에서 오빠 달려 대신 아빠 달려를 외치는 녀석들을 앞뒤에 한놈씩 앉혀서 신나게 달리곤 한답니다.. 근데 나중에 울 아들이 오토바이 타고 폭주해대면 그 일을 우째야할까요?..벌써 걱정되네...흠..

 

제목이 조금은 유치틱스럽죠.. "왕녀를 위한 아르바이트 탐정"입니다.. 내용인즉슨 이렇습니다.. 소설속의 주인공은 허접한 탐정사무실을 운영하는 아버지의 아들인 사이키 류입니다.. 사무소 이름이 사이키 인베스티게이션이라는 뭔가 있어보이는 곳인데 말이죠.. 파리만 날립니다.. 하지만 실상을 알고보니 아버지인 사이키 료스케는 대단한 스파이였던 적이 있었던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들을 대하는걸 보니 흠.. 부자지간이 아주 쿠우울한 관계를 만들어 나가네요.. 아버지 앞에서 맞담배와 맥주를 스스럼없이 해대는 버릇없는 넘이니까요.. 고딩이 말이죠.. 개인적으로는 용납이 안됩니다.. 자유로운거와 방종은 다르니까요.. 서론이 기네요..하여튼 이 사이키 인베스티게이션은 국가에서 공개적으로 하기 힘든 일들을 많이 도와주는 비밀업무를 진행하곤 합니다.. 그 담당자가 시미즈라는 요원인데 말이죠.. 이번에는 라일이라는 적도부근의 한 작은 섬나라의 왕녀를 경호해달라는 의뢰를 받습니다.. 라일국은 왕이 지금 죽을랑말랑합니다.. 게다가 부인도 많네요.. 그리고 정치권력을 원하는 나쁜 경쟁자들도 호시탐탐 왕권을 노립니다.. 그러던중 가장 왕이 될 공산이 있어보이는 왕녀 미오가 일본으로 대학과 관련된 방문을 하게 되자 이렇게 경호를 사이키부자가 나서게 된거죠.. 시작부터 경호업무가 막중해집니다.. 공항에서부터 대사대리가 피살되고 저격수와 폭탄테러를 자행하는 청부살인업자가 왕녀를 쫒습니다.. 사이키부자는 생고생을 하는거죠.. 물론 아버지보다 고딩 사이키 류가 더 많은 사선에서 왕녀를 위해 몸을 날려댑니다.. 그러나 생고생에도 불구하고 왕녀는 납치되어버립니다.. 그리고 사이키부자는 자신들을 위해 그리고 미오 왕녀를 위해 적지로 향합니다.. 아오, 오사와다운 카리스마 넘치는 남정네들의 모습이 보여지네요.. 과연 이들은 자신들에게 주어진 임무를 완수해낼까요?..가만히 보니 이 작품 시리즈네요.. 그럼 완수하거꾸마는.. 아님 말고..

 

작품의 내용을 이야기하려면 작가를 먼저 살펴봐야됩니다.. 제가 일본작가분들을 잘 아는건 아니지만 일단 오사와 아리마사라는 작가를 이야기할려면 그 유명한 신주쿠 상어시리즈의 사메지마 형사를 빼놓을수가 없지 않겠습니까?.. 그럼 대강 눈치를 채셨겠지만 이 작가의 작품의 내용은 과격, 폭력, 극단, 통쾌, 한방브루스같은 거친 남성적 테스토스테론이 넘치는 작품이라는 걸 아실겝니다.. 어떻게 보면 가장 대중적이고 B급 쌈마이 정신이 유쾌하게 묻어있는 그런 느낌이라고 보면 어떨까 싶네요.. 대중소설은 재미있고 흥분적 자극을 독자들에게 안겨줘야되다는 뭐 그런 기본적 서비스에 충실한 작가님인 듯 싶습니다.. 고차원적이고 철학적인 메타포를 담은 그런 의미심장한 문장은 거의 없습니다.. 직설적이고 상황묘사의 방식조차도 필름을 돌리듯이 자연스럽게 이미지화시키는 남성위주의 작품입니다.. 역시나 이 작품의 내용도 보시다시피 콩가루 부자의 액션탐정놀이인 것이죠..

 

표지에서 보여지는 유치함(?)답게 내용도 조금은 유치하고 어디선가 분명히 본 듯한 소재를 다루고 있음에도 읽는내내 상황적 묘사의 재미와 사이키부자의 모습들이 자연스럽게 머리속에 그려지면서 재미를 선사해줍니다.. 어떻게 보면 시티헌터의 사에바 료가 자신을 닮은 아들과 함께 액션탐정업무를 해대는 모습을 상상하시면 딱 그겁니다.. 머리에 피도 안마른 고딩3학년 녀석이 죽음에 직면해서도 유머를 잃지않고 한개피의 담배의 맛을 지대로 느끼는 모습을 보니 사에바 료의 어린 모습이 아닌가 싶을 정도였습니다.. 물론 여성관에 있어서는 조금은 사이키 류가 순수 로맨스를 지향하는 모습을 보이죠.. 브로치는 사랑을 타고~

 

청소년들도 신나게 읽을 수 있는 그런 재미가 가득합니다.. 뭐 조금은 과격한 폭력과 액션적 상황들이 묘사되어 있지만 폭탄에 몸이 터져 산산조각이 나는 영화도 요즘은 15세 관람가더군요. .그런 의미에서 보면 이런 작품은 아동용으로 보아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구요.. 개인적으로는 오사와 아저씨의 신주쿠 상어의 피맛을 더 많이 느껴보고 싶긴한데 알맞게 적당한 사이키부자의 탐정스토리들도 읽는 즐거움을 많이 선사해줄거라는 기대를 가져봅니다.. 힘들고 지치고 외롭고 울적하고 짜증나고 분노하고 떨어지는 은행잎만 봐도 마음이 내려앉는 듯한 이 우울함에서 벗어나고 싶어신 분들은 유쾌발랄액션소설 한 편으로 이 책을 선택하시면 뭐 나쁘시지는 않을 듯 싶네요.. 하지만 읽고나면 다시 금새 우울해질수도 있음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이 작품은 읽는동안에만 효과가 있을 수 있습니다.. 책 덮으면 그대로 잊어먹을 공산이 크니까요..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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