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이 피었다 - 2011 올해의 추리소설 황금펜 클럽 Goldpen Club Novel
강형원 외 지음 / 청어람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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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는 길목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것이 바로 하얀 목련이겠죠.. 전 꽃이나 식물에 관해서는 거의 무식한 인간인지라 옳고 그름을 판단하긴 어렵지만 여하튼 언젠가 멍하니 목련꽃이 흐드러지게 만개해있던 한 나무 밑에서 목련을 바라보던 기억이 납니다.. 꽃잎이 떨어져내리는데 뭐랄까요?..  벚꽃이나 뭐 이런 느낌이랑은 사믓 다르더군요.. 눈처럼 날리는 벚꽃의 느낌은 화사하고 상큼하고 봄내음이 가득한데 비해 목련꽃의 느낌은 애처롭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약간 분홍색을 띄는 백색의 꽃잎이 눈앞에 떨어져 내릴때는 내 눈물 한방울 가슴에 묻은 상처 하나 꽃잎에 담고 떨어져내리는 기분마저... 응?.. 너 왜이러니?... 오늘따라 가을스러운 날씨가 널 감성적으로 만드는거니?...어허,

 

국내 단편추리소설입니다. 제가 서두에 말한 목련꽃과 관련한 서미애 작가님의 작품인 목련이 피었다를 비롯해 총 11편의 단편이 실려있는 단편집인 것이죠.. 나름 유명하신 추리작가님들의 작품이 수록되어있습니다.. 아마추어적 냄새보다는 상당히 경험적 축적을 많이 쌓은 느낌이 나는 작품들입니다.. 딱히 대단하고 충격적일만한 단편은 없다치더라도 그렇게 의미없는 작품들은 아니라는 느낌이 듭니다.. 각각의 단편들은 자기만의 색깔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대중적이든 감성적이든 공포적이든 상관없습니다.. 자기가 하고싶은 이야기를 제대로 하고 있다는거죠.. 어줍잖게 단편에서 뭔가 의미심장한 반전과 충격으로 자신의 글재주를 각인시키기보다는 뭐랄까요?.. 말그대로 추리단편소설다운 그런 느낌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어느정도의 재미는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그 재미가 오래가지는 않네요.. 딱 읽는 그순간만의 재미라고 해야하나요?.. 다음 단편으로 넘어가면 다 잊어먹게 되더군요.. 가장 일반적 대중추리소설의 단편적 재미라고 보는게 맞겠죠..

 

소설집의 몇몇 작가분들은 낯이 익습니다.. 특히나 서미애 작가님은 제가 상당히 좋아라하는 작가님이구요.. 제가 좋아라한 시점의 작품 역시 서미애 작가님의 단편집이었습니다.. 그런 단편소설을 집필하시는 감각적 역량이 뛰어나신 분이시라 나름 기대를 했었는데 말이죠.. 작품속의 감성적 공감은 충분히 받아들였습니다만 개인적으로는 평범하게 느껴지는 그런 작품이었습니다.. 그외에 손선영 작가님도 나름 안면이 있는 분이신데(책으로만 말입니다..오해 마시라는) 작품의 내용이 상당히 새롭습니다.. 내용도 괜찮았구요.. 마지막 반전 역시 개인적으로는 좋게 보았습니다만 너무 순간적으로 바뀌는 상황의 역전이 어리둥절하게 만들어버리더군요.. 마지막을 파악하고 다시 앞을 되새겨보니 조금 헷갈리기도 하구요.. 제가 머리가 나빠서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좋았습니다.. 나머지 분들도 낱낱이 살펴보아야겠지만 개인적 안면이 없는 분들인지라(?) 전체적으로는 재미있는 대중추리단편소설다운 작품들이었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도 간단하게 살펴보면 강형원 작가님의 작품은 일빠로 시작하기에는 조금 부족한 면이 있었다는 생각입니다.. 중간정도 배치했다면 나름 재미가 있었을텐데 말이죠.. 너무 오바스러운 상황설정이 아니었나 싶더군요..하지만 마지막의 마무리는 상당히 좋았습니다.. 김재성작가의 작품은 조금 아쉽네요.. 전형적인 추리적 냄새를 담고 있지만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어설프기만 합디다.. 김주동 작가님의 작품은 이 단편소설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내용이었습니다.. 설인효작가님의 좀비에 대한 이야기는 좀비를 사랑하는만큼 그 반감도 크다는 사실을 알려드리고 싶구요.. 이상우작가의 작품 역시 일반적 대중추리소설적 냄새만 풍기다 말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최종철 작가님의 작품은 재미있었습니다.. 캐릭터의 구성과 상황적 바탕을 제대로 만들어 놓고 현실적 소재에 잘 버무려주신 듯하구요.. 현구 작가님의 작품도 밀실트릭등을 짧은 단편에 적용을 하셨는데 재미있었습니다.. 주어진 상황과 연관된 단서들을 잘 살려내신 듯 하구요.. 황미영 작가님의 작품은 뭔가요?..갸우뚱.. 마지막 황세연 작가님의 작품이 마지막 작품이시다보니 제일 기억에 남네요.. 검도하신 분한테 쇠파이프를 쥐어드린 후의 액션씬을 생각케 하면서 마무리를 지어주시니 괜히 작대기라도 하나 들어봐야되겠더라구요.. 내용과 추리적 재미가 잘 어울렸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하나하나 나름 살펴보았지만 제 기억속엔 남는 작품은 마지막 작품일 수 밖에 없군요.. 마지막 작품을 읽기 시작하는 순간 전 작품들은 모두 머리속에서 지워져버렸으니 말이죠.. 황세연 작가님 위치를 잘 잡으신 듯 하시다능.. 

 

그렇습니다.. 이 단편집은 추리소설을 즐기고 편안한 읽을거리 이상의 목적으로는 큰 의미를 두지 않는게 좋겠다는 개인적 생각이구요.. 기가차게 멋진 단편이 들어있어 소장을 꼭 해야된다거나 하는 그런 작품이 저에게는 와닿지 않아서 그럴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단한 집중력보다는 단편소설다운 골라먹는 재미만 생각해서 선택하신다면 그 읽는 재미가 상당히 좋다는 것이 더 중요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골라먹은 맛은 자모카 아몬드 퍼지랑 엄마는 외계인을 좋아라합니다..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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