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카드는 그녀에게
제바스티안 피체크 지음, 권혁준 옮김 / 해냄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언제부터인가 라디오방송이라하면 뉴스를 틀어주는 방송을 주로 듣게 되더군요... 어느샌가 나의 생활속에서는 음악이라는 개념의 청취적 즐거움은 훨훨 새가 날아가며 똥을 한줄기 싸고 떠나듯이 그렇게 찝찝하게 사라져버렸군요.. 솔직히 그동안 음악을 못듣고 살았구나라는 생각조차도 못했습니다.. 간혹 들려오는 운전중의 라디오속에서의 음악소리조차도 머리속 잡생각과 수시때때로 터져나오는 휴대폰의 벨소리에 잊혀져버리기 십상이고 무엇보다도 그런 음악감상의 청취적 즐거움을 느끼기보다는 함께 자리한 아이나 와이프와의 대화에 더욱더 익숙해져버렸으니 말이죠.. 꼭 음악을 라디오를 통해서 들어야되는건 아닙니다만 저희때의 감성은 그렇게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친근한 팝송의 감미로움에 더 다가서 있는거죠.. 언제나 CD같은 것을 틀라치면 아이들은 자신들의 동영상을 볼 의도로 아빠의 감정을 무시되기 일쑤이니까요.. 그렇게 저에게 있어서의 라디오방송은 음악과 관련된 추억이 많네요.. 이쫑화완의 디스끄쇼오~를 즐겨듣던 그 시절이 문득 생각납니다.. 밤잊그나 별밤도 마찬가지구요.. 이제는 유명한 매니저먼트 사장님이 되신 이수만의 팝스투나잇도 생각납니다.. 그 뒤를 배철수의 음악캠프가 자리를 잡았던가요?..ㅋ

 

또 독일소설입니다.. 아휴, 요즘 북유럽 그중에서도 독일스릴러가 잘나갑니다.. 아주 장르소설의 대세를 장악하셨어요.. 이전처럼 띄엄띄엄 출간되는게 아니라 몰아가는 추세가 만만찮군요.. 그런데 재미가 없다면 금새 사그러질게 뻔한 것이겠지만 그렇지가 않습니다.. 그동안 스릴러적 감성이 영미쪽으로 몰려있었다면 이젠 바통을 제대로 북유럽에서 이어받은 듯 하네요.. 역시나 이 작품도 그런 느낌을 제대로 보여줍니다.. 그러니까 재미있다구요.. 인질극을 중심으로 음모론까지 곁들여서 경찰의 비리도 들어나고 인간의 심리적 본성도 잘 살려내는군요.. 나름 구성이 좋습니다.. 스릴러와 함께 미스테리적 감성까지 나쁘지 않아요.. 읽는 재미가 많은 작품이군요..

 

얀은 레오나와 통화를 합니다.. 그러나 통화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죠.. 말이 끊기는게 얀은 불안합니다.. 그리고 레오나의 드문드문 들려오는 대화중에 아무도 믿지마라와 죽었다라는 의미가 강하게 와닿는거죠.. 얀에게요.. 그리고 누군가가 문을 두드립니다.. 경찰이네요.. 레오나가 죽었답니다.. 얀이 레오나와 통화하는 그 시간보다 한참 전에 레오나는 교통사고로 죽음을 맞이했답니다.. 이게 무슨 일일까요?.. 그리고 시간이 흐릅니다.. 한 여인이 자살을 기도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딸이 자신의 잘못으로 인해 자살을 한 후회와 책임에 대해 자살로 마감을 할려고 하죠.. 그녀는 이라 자민입니다.. 자살한 그녀의 딸은 사라이죠.. 그리고 그녀는 경찰 심리 협상가입니다.. 일명 니고시에이러~라는거죠.. 그렇게 죽을라 했는데 인질극이 벌어집니다.. 그녀의 동료 괴츠는 그녀를 데리러 오죠.. 인질극의 상황에 그녀를 투입하려고 합니다.. 그렇게 극적인 협상 테이블에 놓인 이라와 인질범의 대치관계와 사라진 레오나와 얀은 도대체 무슨 연관성이 있을까요?.. 안 읽어보시면 절대 모르쥐이이~

 

사실 크게 기대를 안했습니다.. 계속 읽어왔던 작품들이 생각보다 재미가 덜했기 때문이기도 하구요.. 그동안 소문난 잔치 먹을거 없다는 말이 맞다는 것에 조금 수긍을 하는 입장으로 마음이 바껴가고 있었거덩요..물론 이 작품은 소문난 잔치처럼 과다한 광고나 홍보보다는 슬그머니 제 손에 떨어졌네요.. 그래서 그러려니했습니다만 초반부터의 파괴력이 장난이 아니군요.. 상당한 속도감과 스릴러감이 여느 영미스릴러 못지 않다고 말씀을 드리고 싶구요.. 단순한 줄거리적 내용도 아닌것이 꼬일대로 꼬여서 진행이 되는 동안에도 어지러움 없이 제대로 서사를 해내는군요.. 무엇보다도 주인공의 심리와 사건의 연계를 잘 어울리게 만든 역량도 상당한 공력을 가진 작가라는 생각을 하게되구요, 에필로그의 마무리도 전체적으로 정리해주는 모양새가 상당히 깔끔하고 좋습니다.. 하지만 조금은 억지스러운 진행의 모습이 보일수 밖에 없구요, 뿌려놓은 씨앗을 거둬들이기에는 너무 넓은 지역에다가 욕심을 내다보니 일손이 부족하다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그렇다고 이상야릇하게 얽혀가거나 옆으로 새는 등의 아마추어같은 모습은 없는게 다행이기도 하구요.. 상당히 프로적 집필 역량을 보여주시는 작가님이시라는 생각이 끊임없이 들더군요.. 그만큼 재미가 좋다는 말씀인거지요..

 

언제나 인질극이라는 대치상황이 주는 긴장감과 스릴감은 웬만해서는 재미없다는 말이 안나오지요.. 그 상황자체의 박진감만으로도 일단 50%는 먹고 들어가니까요.. 하지만 그런 묘사나 상황을 끄집어내기가 사실 만만찮을겁니다.. 아무나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니까요.. 사실 어떻게 보면 국내에서는 거의 무명에 가까운 독일의 한 작가에게서 이런 느낌을 받게 된다는게 무척이나 즐거운 경험이군요.. "테라피"라는 작품도 소장은 하고 있지만 이 작품과는 상당히 느낌이 다를 듯 하더군요.. 심리적 스릴러의 감성이 두드러진 작품인데 살펴봐야겠습니다.. 간만에 손에서 쉽게 책을 떼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해서 무척이나 즐거웠고 약간은 밤잠을 설치게 되어서 참 행복했습니다(?)..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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