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몰리션 엔젤 모중석 스릴러 클럽 28
로버트 크레이스 지음, 박진재 옮김 / 비채 / 201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빨간선, 파란선 선택하세요.. 땀 한방울 삐질, 바르르 떨리는 손아귀.. 손에 쥐어진 니빠(?)는 선택의 기로에 섰다..그리고 남은 시간은 5초.. 말 그대로 절대절명의 순간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숨조차 멈추게 만든다... 과연 폭탄은 터지지 않을까?.. 야, 터지면 영화 시작하자마자 끝나게?.. 다 알고 있으면서 뭘 그리 모르는 척하는거야?..라고 하면 할 말 엄땁니다.. 그냥 그 스릴과 긴장을 즐기는거지 꼭 구체적으로 확인해봐야 직성에 풀리는 사람들이 있죠.. 저거슨 제작비가 제법 들었겠느니, 폭탄을 저렇게 간단하게 해체하는게 원칙적으로는 불가능하니, 총을 맞았는데 어떻게 피가 한방울도 안흘러 내려느냐라는 등의 현실적 이야기를 대중영화의 재미속에 던져버리면 참 짜증난다 그죠?.. 하여튼 폭탄이라는 이 거대한 공포적 병기의 감성은 이름만으로도 상당한 스릴감을 만들어줍니다.. 터지는 느낌이 직접 당해보지 않아도 뭔가 아찔한 흥분감을 주기에 충분하니까요.. 아무래도 이 폭탄이라는 물건이 말이죠.. 인간의 파괴적 욕망을 불러 일으키게 하는 대단한 악마적 폭발력을 가지고 있어서 한순간에 모든것을 날려버리는 그런 감성적 공포감은 폭발물만이 주는 삶과 죽음의 한순간의 긴장의 똥줄 타는 방법으로는 극강의 공포적 흥분감이 될 거 같더군요.. 그리고 문득 얼마전에 본 적이 있는 "허트 로커"라는 영화가 생각나는군요.. 궁금하신 분은 검색해보시면 대강 나옵니다.. 뭐 이 소설과는 큰 연관성은 없습니다만 폭발물 처리반의 처리모습만은 매우 흡사합니다.. 물론 일반사회와 전쟁이라는 차이는 있지만 말이죠.. 시작은 거의 비슷합니다.. 쾅! 터지고 시작하는거죠..

 

여형사 캐롤 스타키는 이전 폭발물처리팀에서 죽음을 맛본 후 트라우마가 아주 심합니다.. 3년이 흐른 지금도 그녀는 정신적 치유가 불가능할 정도의 어려움을 겪고 술과 담배로 자신의 트라우마를 덮으려고 하지만 쉽지가 않죠.. 현재는 범죄음모수사과에서 어렵게 견뎌나가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사고가 발생하죠.. 쾅, 폭탄은 터지고 그녀에게 사건이 맡겨집니다.. 수사를 해나가던 중 폭탄범죄의 방식이 연쇄폭발범인 미스터레드의 방식과 유사하다는 단서를 찾게 됩니다.. ATF의 펠수사관과 함께 사건의 해결을 위해 연계해 나가죠.. 약간의 로맨스도 곁들여서.. 여기서 미스터레드는 미국내 10대 범죄자의 명성을 얻기위해 노력중입니다.. 그리고 뛰어난 머리와 자신의 폭발제조법을 내세우기위해 유명 폭발처리팀의 일원을 연쇄적으로 죽이는 행위도 일삼습니다.. 나쁜넘이죠.. 여기에 이제 미스터레드는 LA까지 도달한 것입니다.. 과연 사건의 진실과 그들의 운명을 어떻게 흘러갈까요?... 폭탄 터지기까지 시간이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빨리, 뭘?..

 

보통 일반적인 크라임스릴러에서는 폭발물에 대한 소재를 많이 다루지 않지 않나요? 총이나 현실적인 살인도구들이 대부분이죠.. 뭐 많이 있을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소설속에서는 거의 처음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첫 시작의 긴장감은 좋습니다.. 말그대로 영화적 감성과 이미지가 그대로 머리속에 그려지니까요.. 그리고 수사가 시작됩니다.. 캐릭터의 형성도 제대로 이루어진 듯 합니다.. 영미스릴러의 장점중의 하나가 캐릭터의 입체적 구성에 있다는 생각을 간혹하게 되는데 역시 이 작품속에서의 스타키의 모습도 상당히 매력적입니다.. 연약하면서도 강인한 여형사의 캐릭터를 지대루 살려내고 있으니 말이죠.. 소설 자체가 스타키의 원맨쇼로 보시면 됩니다.. 한 편의 영화죠.. 혹시라도 미국영화를 전혀 보시지 않으신 분이라도 이거슨 분명히 어디선가 본 듯해라는 생각을 하실게 틀림없습니다.. 그정도로 소설의 서사방식은 특별해보이는게 없습니다.. 심지어 중간지점에서 마지막을 예상할수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영미소설에서 보여지는 기본적인 스릴러의 방식에서 벗어나질 못하지 않았나 싶네요.. 소설속에서 풍겨대는 긴장감과 스릴러적 감성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수 있지만 줄거리가 니나내나 다 아는 것들이면 그 흥분감은 반감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지 아무리 상황적 긴장감과 똥줄타는 속도감을 올려줄려고 한들 뻔히 아는 진행이라면 가슴 조리며 읽을 정도는 아니라는거죠.. 술렁 책장 넘기면서 읽는거죠.. 참 대단한 스릴러 나셨어요..하면서 말입니다..

 

상당히 좋아라하는 작가이고 남성적 매력이 물씬 풍기는 파이크와 콜의 아버지이신 로버트 크레이스형님의 작품이니 기본적인 스릴러소설로서의 느낌은 나쁘지 않습니다만 뭔가가 빠져있는 듯한 느낌을 지울수가 없네요.. 그게 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동안 몇 편 보아온 크레이스 작가의 느낌은 고스란히 작품에 투영되어 있는데 그것을 제대로 살리질 못했다는 생각을 해보았구요.. 그게 스타키라는 캐릭터와 공감이 되지 않아서인지 아님 기존의 파이크의 거친면과 콜의 유머가 머리속에서 지워지지 않아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이 작품속에서 만나게되는 허전함은 어쩔 수가 없네요.. 속도감도 별로였고 영미스릴러의 특성중 하나인 상황적 묘사의 긴장감을 너무 많이 내세우는 부분과 스타키라는 캐릭터의 트라우마에 대한 넋두리가 너무 많아서 그런지 읽는 내내 자꾸만 더 많은것을 바라고 싶은 욕심을 벗어버릴 수가 없더라는거죠.. 이런게 다 어중간하면 악인으로 등장하는 인물의 카리스마가 대단한 충격파를 만들어주시면 되는데 그 또한 그렇게 제 입맛엔 맞질 않네요..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크레이스형님, 이거보다는 더 좋을 수 있잖아요..라고 외치고 싶었다는겁니다..

 

그러나 이거슨 그동안 제가 느꼈던 크레이스 작가의 스릴러적 감성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높아서 그럴수 있다는 사실을 압니다.. 아무래도 스타키형사가 조 파이크와 엘비스 콜을 따라올려면 한참 걸리지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하지만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일반적이고 기본적인 스릴러소설로서 "데몰리션 엔젤"의 감성은 상당히 좋습니다.. 영미소설만이 주는 상황적 이미지적 입체스릴러의 감성은 최고니까 말입니다.. 그런 면에서는 충분히 즐기면서 읽을 수 있는 작품임에는 틀림없고 말이죠.. 더운 여름(아, 이젠 춥던데)또는 시원한 가을의 초입에 만나는 대중스릴러소설로서는 충분한 즐거움을 줄 것 같습니다.. 땡끝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