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교전 1 악의 교전 1
기시 유스케 지음, 한성례 옮김 / 느낌이있는책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유독 인기가 좋은 샘들이 한 두분씩 계시죠.. 어느 학교나 마찬가지일겁니다.. 남자든 여자든 혼합이든 말이죠.. 아이들의 입맛을 잘 맞춰주고 그들의 눈높이에서 함께 공감하는 그런 멋진 샘들 말입니다.. 특히나 여학교에서 조금 더 사랑같은 감정을 가지는 경우도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요.. 뭐 전 중고등학교를 땀내 물씬 풍기는 남자들만의 세계에서 생활해서 잘은 모르겠습니다만 남학생들에게는 존경과 일종의 친구같은 느낌의 샘이겠고 여학생들에게는 선망과 일종의 애인같은 느낌의 샘이 아닐까 싶네요.. 하여튼 어디에서나 있죠.. 제가 다니던 학교에서도 그런 선생이 한 분 계셨습니다.. 보통 이름으로 부르질 않죠.. 별명으로 친근함을 더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분 별명이 쇳대였습니다.. 존함은 가물거리는군요.. 하여튼 늘 즐겁고 유쾌한 수업을 해주시고 유머스러운 사투리의 향연을 펼쳐주시는 분이셨고 아이들의 욕망을 살짝살짝 잘 건드려 주면서 공감해주는 그런 분이셨습니다.. 근데 전 그 분이 싫더군요.. 왜겠습니까?.. 쓰레빠로 신나게 맞았거덩요.. 그것도 많은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비웃듯이, 장난치듯이 그렇게 쓰레빠로 저의 얼굴을 가격하시더군요.. 아이들은 그 상황을 즐겁고 유쾌하게 바라보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전 그렇지가 못했죠.. 그래서 무척이나 자존심이 상하고 억울한 심정이었습니다.. 그렇게 방과후 교무실로 찾아가서 저의 입장을 설명하려고 했습니다.. 다른 샘같으면 엄두도 못낼 일이지만 언제나 아이들과 함께 하시는 샘이시니 당근 공감해주시리라 믿었던거죠.. 하지만 그렇지가 않더군요.. 오히려 머리에 피도 안마른놈이 선생한테 대든다고 아주 박살이 났습니다.. 그날 맞은 귀싸대기는 평생 잊지도 못할겁니다.. 하지만 여전히 수많은 친구들은 그 선생을 우리의 대변자 정도로 인식하고 늘 존경하고 따르려는 모습을 보였고 그 선생 역시 그런 아이들의 입맛에 간을 잘 맞추더군요.. 물론 전 끝까지 반항으로 일관해버렸지만요.. 뭐 그 선생 역시 끝까지 절 사람취급 안하더군요..

 

 

"악의 교전"이라는 작품입니다.. 간만에 기시 유스케 쎈쎄이의 작품이 국내에 나오게 되었네요.. 그렇게 집필작이 많지 않으신 분이시라 약간 희소가치가 있으신 분이시긴 합니다.. 게다가 이 작품은 국내에 출간되기도 전에 무척이나 유명세를 탄 작품인지라 입소문이 장난이 아니었던거죠.. 사실 전 잘 몰랐습니다.. 왜 그렇게 소문이 났는지 말이죠.. 그리곤 읽었죠.. 충격이 장난이 아니더군요.. 이렇게 책을 읽어보면서 가학적이고 폭력적이고 거부감이 물밀듯이 밀려오는 심리적 압박감이 많은 작품은 거의 처음인 듯 싶습니다.. 스릴러와 심리적 폭력등을 다룬 압박감 지대로인 작품들도 읽어봤습니다만, 연쇄살인마가 수많은 인간을 짐승처럼 살육하는 작품들도 읽어봤습니다만 상황적 배경 하나로만 보더라도 이 작품속의 내용에 비할 바가 아닌 듯 싶더군요.. 개인적으로는  심적으로 아주 불쾌한 작품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 이유가 우리들의 공간이라고 생각하는 학교를 배경으로 하니 더욱더 갑갑하더군요.. 하지만 이것이 귀지우개샘이 의도한 불쾌함이라는것을 충분히 알기에 더욱더 집중하고 이야기의 내용에 집착을 하게 된다는 것이지요.. 저의 감정과는 별개로 무척이나 재미가 있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사실 불쾌하고 거부감이 최고조인 작품을 중독된 것처럼 읽어나간다는게 무척이나 이율배반적이기도 합니다만.. 역시 우리가 겪어본 학교라는 공간을 잘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네요..

 

배경은 고등학교입니다.. 일본은 보통 남녀공학이죠.. 좋은 제도입니다.. 남고의 로망이니까요.. 이곳에 부임한 영어샘이 한 명 있군요.. 하스미라는 아주 매력적인 샘입니다.. 특히 여학생들의 선망의 대상이며 학교내의 입지까지도 상당합니다.. 고학력에 뛰어난 재능까지 갖추고 있으니 말이죠.. 게다가 아이들의 입장에서 그들의 마음을 헤아려주려는 의도가 아주 이시대가 원하는 선생님의 기준이 되기에 부족함이 없는 사람입니다.. 그런 그에게는 아무도 모르는 문제가 있습니다.. 뭘까요?.. 죄악에 대한 감정이 없습니다.. 살인에 대한 감각도 없습니다.. 자신에게 걸리적거리는 모든 것은 제거를 하고 봅니다.. 수많은 사람들을 살해하면서도 아무런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는 괴물같은 사이코입니다.. 하지만 그런 사실을 아무도 모르죠.. 그리고 이 살인귀가 머리까지 좋은거니 뭐 기가 찰 일이죠.. 아주 거북스러운 단어로 말을 해보자면 이 하스미라는 괴물같은 사이코패스에게 사립고등학교라는 배경은 바로 물반 고기반인 것입니다.. 사실 또 그렇게 진행이 되구요.. 일반적인 학교내의 생활과 그 아이들의 심리를 현실적으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물론 이런 아이들의 감성과 고통과 문제를 하스미라는 선생에게 의지를 하게되는 아이들이죠.. 왜냐하면 자기들을 가장 잘 안다고 생각하고 해결해줄꺼라고 믿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역시 이 괴물은 그런 상황을 이용하여 수많은 쾌락적 살인을 저지르고 불쾌한 범죄를 자연스럽게 만들어나갑니다.. 완전범죄인거죠..자신에 대립할 어느누구도 없는 곳이니까요.. 학교라는 갇혀진 공간속에서 하스미는 미친 왕인 것입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모릅니다.. 하지만 역시 이중에서도 그런 하스미의 속성을 느낌으로 공포감을 가지는 존재가 있는거죠.. 하나씩 하스미의 행위에 대한 진실이 밝혀질때쯤 과물같은 하스미의 모습은 악마 그자체로 변해버리는 겁니다.. 굉장히 불편스럽고 공포스럽고 거북스럽고 일반적이 않은 감성으로 마무리까지 치닫습니다.. 전 그렇게 봤습니다.. 하지만 중간에 멈출수가 없었습니다..

 

분량적으로 그렇게 많은 분량이 아닙니다.. 독자들에게 어려움을 주는 작품도 아니구요.. 한정된 공간속에서 펼쳐지는 인간의 행위들과 그들의 심리묘사와 대립이 주가 되는 내용이니 말이죠.. 초반에는 학교라는 공간속에서 벌어지는 일탈과 그들의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학교속에서의 일탈이라는 것은 어디에서나 존재하는 것이죠.. 현실적인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들춰냅니다.. 그러면서 그 속에 알지 못하는 공포가 파고 드는겁니다.. 아주 손쉬운 먹이감이라는 사실을 눈치챈 괴물의 입맛을 다시기에 이렇게 좋은 공간이 없는거죠.. 그렇게 조금씩 악마의 놀이터로 변해가는 학교의 운명을 우리들도 맛보게 된다는겁니다.. 빨려 들어가는거죠.. 독자들마저 손쉽게 끌어드리는 마력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말이죠.. 기시 유스케 작가님의 이야기 구성 능력에 대해서 다시 한번 찬사를 보내는 바입니다.. 비록 그 감성이 제대로 저와 상반되는 거부감을 준다고 하더라도 말이죠.. 전 검은집이라는 작품을 아직 읽어보질 못했습니다.. 사실 국내영화도 반정도 보다가 말았던 기억이 있네요.. 아주 불쾌하고 거북스러웠다는 평을 많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장르적 재미가 대단하다는 말도 함께 말이죠.. 하지만 이 작품을 보게 되면 틀린 말이 아닌 듯 합니다.. 눈은 책속의 문장을 쫓아 가면서 마음은 찡그리며 자꾸 외면하려 드니까요..

 

모든 내용은 하스미로 시작해서 하스미로 마무리됩니다.. 현재의 선생으로서의 모습속에 담긴 그의 숨겨진 진실을 과거로부터 조금씩 드러내면서 진행되는 구조인 것이죠.. 사실 1편에서의 느낌은 그렇게 나쁘지가 않았습니다..학교라는 공간과 생활속에서 이런저런 문제점이 드러나고 한 선생이 나서서 해결해주려는 의도가 또다른 무엇인가를 원하는 행위라는 사실을 야금야금 알아나가는 즐거움이 있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다 까발려져버린 이상 숨길 것이 없어져버린 괴물 하스미는 2편에서 아예 최악의 행동을 일삼게 됩니다.. 너무 과했다는 생각입니다.. 인간적인 감정을 배제되어버린 듯했습니다.. 생존과 살인의 반복속에 남은 것은 피 비린내밖에 없는 듯 하더라구요.. 다 읽고 난 후의 느낌은 거부감이었다고 자꾸 말씀을 드리구요.. 참 재미나게 읽었다고 역시 말씀을 자꾸 드리구요.. 마음같아서는 읽지 마시라고 하고 싶은데 또 이 책을 안 읽은 사람이랑은 귀지우개쎈쎄이에 대해서 논하기 싫다라고 말씀드리고 싶기도 합니다.. 뭡니까?..이 된장맛나는 독후감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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