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데드 Walking Dead 1~5 세트
로버트 커크먼 지음, 장성주 옮김, 찰리 아들라드 외 그림 / 황금가지 / 2011년 7월
평점 :
품절




만화를 읽으면서 이렇게 숨어서 읽어보긴 처음이네요.. 자극적이면서 거북스러운 이미지 묘사가 주를 이루는 이 좀비만화같은 경우에 주말에 가족들과 함께 하는 시간에 짬을 내어 읽어본다는 생각을 한 저의 잘못이 아닐까 싶습니다.. 딴에는 아이들이 손이 안가는 자리라고 생각하고 잠시 얹어둔 곳에 작은 아들넘의 손길이 다았나봅니다.. "아빠, 이게 무슨 만화야?.. 사람이 왜이렇게 징그럽게 생겼어?".. 헉!~ "어, 사람들이 병이나서 전염병이 옮아서 그래".. 쏜살같이 달려온 아이의 엄마는 절 때려죽일듯이 쳐다보며 당장 아이들 안보이는 곳에 책을 치우라고 난리를 칩니다.. 어떻게 이렇게 무서운 책을 아이들 있는 곳에 놔둘수가 있냐고 말이죠.. 안그래도 책장속에 암흑이니, 살인이니, 암울한 느낌이 가득한 책들로 도배가 되어있는것도 모잘라 이젠 아예 만화책까지 구비를 하셨소?..라는 비아냥가튼 불만을 보여주더군요.. 여기서 절대적으로 대들면 안됩니다.. 니가 장르의 참 맛을 아냐, 늘 인생에 도움만 된다고 떠들어대는 그런 책들만 세상에 존재하는 줄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 쓰레기쯤으로 밖에 취급되지 않은 이런 작품들을 사랑하는 수많은 독자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긴 하지만 말이죠..  그냥 코웃음 한 번으로 "조심할께!~"라고 하고 쓰윽 화장실로 들어가는거죠.. 역시나 아이들이 손대기에는 너무 자극적인 작품이긴 하거덩요..

 

원작인 이 만화보다는 "워킹데드"라는 미드가 더 유명한게 사실입니다.. 얼마전 국내 케이블에서도 방영을 했더랬죠.. 띄엄띄엄 본 기억이 납니다 그중 가장 강렬한 이미지 한 컷이 바로 이장면일텐데요





 

 폐허가 되어버린 애틀란타의 거리의 모습에 말을 타고 보안관이 들어선 장면입니다.. 그 이유는 만화나 영화를 보시면 정확하게 나오니 언급을 하지 않도록 하구요.. 작품은 경찰이었던 릭 그라임스가 혼수상태에서 깨어나보니 좀비의 세상으로 변해버린때부터 시작합니다(28일후라는 영화와 포맷은 비슷합니다).. 어떻게해서 세상이 변해버린지에 대한 구체적 내용은 나오질 않습니다.. 변한 후의 세상에 대한 이야기이니까요.. 그리고 남아있는 인간들의 절망적인 삶과 고통을 다루고 있는 작품이니까요.. 좀비가 되어버린 세상을 치료할 목적은 아니라는거죠.. 그냥 좀비가 되지않기 위해 미친듯이 살아남고자하는 생존의 본능만 남은 인간의 처절함을 다룬 내용이니까요.. 뭐 그렇습니다.. 좀비를 다루고 있지만 인간에 대한 내용인 것입니다.

 

워킹데드라는 드라마를 제가 다 보질 않아서 드라마의 구성이 만화의 구분으로 어느정도의 분량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대강 만화 1편이 드라마 6편까지의 분량이 되지 않았나 싶네요.. 그러니까 국내 출시된 만화는 5편까지 나왔습니다.. 그러니 기존의 드라마를 보신 분들께서도 이후의 시즌2를 기다리시기 지겨우시다면 릭 그라임스의 생존의 현장을 만화로 먼저 만나 보시는것도 나쁘진 않을 듯 합니다.. 아주 극한적이고 절망적인 상황의 인간들의 삶이 그려지고 있으니 말이죠.. 드라마속에서는 좀 더 좀비적 상황을 즐기는 형태가 되었던것 같더군요.. 그래야 시청자의 흥미를 더 유발할 수 있을테니까요.. 인간들의 생존 본능과 극한적 상황으로 인한 미쳐가는 절망의 모습을 담기에는 너무 드라마틱하지 않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만화에서는 드라마에서 보여주지 못하는 있는 그대로의 인간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주 자극적이고 미치버릴 듯한 감성적 답답함과 상황적 거부감을 일으키게 만들어줍니다.. 정말 장르적 재미가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하게 거부감이 들고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이미지적 공감만 불러일으킨다고 장르로서 인정할 수 있는 것일까요?.. 전 전문가도 지식도 없는 일개 독자이지만 말이죠 그냥 이런 생각이 듭니다.. 비록 일반적이고 자연스러운 모습이 아닌 외면 당할만한 상황적 인간의 내면을 그리고 있지만 또한 그들이 미쳐버린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지만 결국 그들도 우리의 모습이며 공감적 거부감속에서, 극한의 미쳐가는 상황속에서 희망을 보게 된다는 뭐 그렁거 있잖습니까.. 그러니까 말이죠 어린 아이들에겐 당근 순수한 세상의 모습이 담긴 미래를 보여줘야되지만 아저씨인 저의 입장에서는 더이상 새로울 것도 희망적이지도 않은 듯한 느낌이 드는 세기말적 감성속에서 새로운 희망의 미래를 다시 찾고 싶은 생각을 하게 되고 그런 감성을 본능적 카타르시스를 다룬 장르소설에서 만나게 된다면 더없는 즐거움이라는거죠.. 그러니까 이게 뭔말이랍니까?.. 재미있었다는 말을 지저분하게 한참을 떠들어댔군요..

 

사실 전 만화를 보면 글도 중요하지만 그림에 대한 감성을 많이 따지는 편입니다.. 아무리 재미있는 내용이라 하더라도 그림이 후지면 재미가 반감되더라구요.. 아님 아예 조잡한 그림에 맞는 우스꽝스러운 내용이라면 모를까 진중한 서사에 그림이 이를 따르지 못하면 외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만화 1편에 작화를 한 토비 무어의 그림에 대해서는 찬사를 보내고 싶습니다.. 각 캐릭터의 모습과 상황적 묘사와 이미지적 캐치가 잘 살아있으니까요 또한 그림이 내용을 상당히 많이 받쳐주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인간의 심리적 묘사를 표정에서 잘 살리기도 합니다.. 그런데 2편부터는 그림이 내용에 부합되지 않는 느낌이 들더군요.. 물론 뒤로 갈수록 어느정도 적응을 하게됩니다만 토비 무어의 그림만큼의 즐거움은 없더군요.. 가장 중요한 인물의 묘사에 있어서 솔직히 중심이 없어 보이구요 그림이 그림답지 못하게 어두운 채색으로 일관되어 있는 듯 하더군요.. 인물의 표정묘사부분도 구분이 없이 대부분 비슷합니다..사람들의 모습들도 마찬가지구요.. 솔직히 그림에 의존한 작품이 아니라 내용에 의존한 작품이다보니 그림은 그냥 부수적 이해의 차원에 국한되어버린 듯한 느낌이 들더군요.. 하지만 또 어떻게 보면 작품속 인간군상들의 상황적 거부감을 이렇게 잘 표현한 그림도 없다고 할 수도 있겠네요.. 너무 자극적 감성이 묻어나는 어두운 그림체다 보니 인간들의 극한적이고 사이코적 감성을 표현하는데에는 잘 맞아떨어지는 듯 합니다.. 하지만 전 마음에 안들었어요..

 

만화가 주는 가장 큰 장점이자 단점이 뭐겠습니까?.. 다음편에 대한 기대와 궁금증이 아니겠습니까?.. 현재까지 5편이 나왔구요 얼마까지 이어질지 모르지만 일단은 릭 그라임스가 생존하는 모습동안에는 처절한 인생의 싸움이 벌어질 듯 싶네요.. 좀비의 세상에서 인간과의 전쟁을 치뤄야되는 시점에서 딱 멈췄습니다.. 아주 호기심 지대루 작렬해주시는 타이밍인 것이죠..쩝! 인생은 기다림의 연속이라카더만 간만에 만화책보고 다음권 나오길 기다려보네요.. 나쁘지 않은 기다림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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