츠나구 - 죽은 자와 산 자의 고리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김선영 옮김 / 문학사상사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내가 살아가는 이 세상에서는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 인물중에서 꼭 한번 만나보고 싶은 사람이 있냐고 누가 물어보신다면?.. 전 없다라꼬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여태까지는 굳이 누군가를 미친듯이 그리워할 정도의 경험이 없어서 그럴겁니다.. 아직까지는 그렇네요.. 고등학교 2학년때 어린시절부터 맞벌이 하시는 부모님 대신에 절 키워주신 외할머니가 돌아가셨습니다.. 눈물 한방울도 안나더군요.. 왜 그러했는지도 지금도 잘 모르겠습니다.. 정이 없어서였을까요?.. 그렇진 않을겁니다.. 중학교까지 매일 함께 한방에서 잠을 잔 할머니니까요.. 고등학교 올라오면서 할머니는 외삼촌댁으로 돌아가셨고 저만의 공간이 생겨서 기뻐했던 기억도 납니다..그러다가 갑자기 돌아가셨어요.. 슬픔이라는 감정을 겪을 경황도 없었다고 해야하나요.. 그럼 뒤늦게라도 슬픔이 몰려온다거나 외할매에 대한 애틋한 감정을 떠올려야되는거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그게 말처럼 되진 않더군요.. 그냥 무덤덤했어요.. 왜 그랬을까요, 굳이 그 이유를 들자면 왠지 울 외할매가 돌아가셨는데도 불구하고 늘 옆에 있는 것처럼 느껴지더라는거죠.. 고딩 이후 온전한 내 방이 되어버린 곳에서 외할매의 냄새는 본가로 가시고 2년이 지나고 돌아가셨지만 여전히 남아있는 듯 했구요.. 오히려 절 지켜주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고나 할까요?.. 뭐 그런 상황을 타인들이 보면 귀신이라고 해야겠죠.. 사실 단 한번도 제 주위에 나타나신 적도 없으시거니와 꿈속에라도 보이신적도 없습니다.. 그냥 그러한 느낌만 있다라는거죠.. 그냥 그런 느낌만요(할매가 제 어깨에 내려앉아 있는 듯한 느낌?) 그러니 딱히 만나야겠다는 생각은 없는거죠.. 뭐 그렇다는 이야기입니다.. 할매 생각은 어떻수?..

 

"츠나구"라는 단어의 뜻이 몇가지 되더군요.. 매어두다, 묶어두다, 이어주다, 연결해주다 뭐 이런 뜻이네요.. 그러니까 이 작품속에서는 사자라는 의미의 죽은자와 산자를 연결해주는 영매같은 존재를 가리켜 "츠나구"라 한다고 보시면 될 듯 합니다.. 인생에서 단 한번 죽은자는 산자를, 산자는 죽은자를 만날 수가 있습니다.. 단 한번인 것이죠.. 츠나구는 이런 수많은 사람들의 사연속에서 그들의 만남을 주선해줍니다.. 그런 몇 명의 사연을 담은 단편집인 것이지요.. 소설집속에서는 총 네명의 죽은자와 산자의 만남이 나옵니다.. 그리고 마지막은 츠나구로서 영매의 삶을 살아가기위한 아유미의 개인적 삶과 츠나구로의 새로운 인생이 등장합니다.. 츠나구 수습사원 정도로 볼 수 있을까요?.. 여하튼 처음 시작은 우연한 기회에 자신의 참모습을 알게해준 한 연예인의 죽음과 팬의 만남이 나옵니다.. 인생에 단 한번인데 가장 가까운 사람이 아닌 죽어버린 연예인을 만나고 싶어 했을까요?, 그리고 돌아가신 어머니의 모습을 다시 한번 보길 원하는 아들의 요구가 나옵니다.. 가장 일반적인 만남인거죠.. 가족의 모습이 어떤것인지 보여줍니다.. 그리고 단짝이었던 두여자아이의 삶과 죽음이 등장합니다.. 사소한 시기와 오해로 인해 죽음이라는 안타까움이 둘 사이를 갈라버린 후 다시 만난 그들의 진실은 과연, 마지막으로 사랑하지만 그녀의 과거를 잘알지도 못하고 결혼을 결심한 후 여자는 실종되어버립니다.. 혹시나 하며 츠나구에게 부탁을 하지만 만날 수 없게 되기를 바라죠.. 만약 만나게 된다면 그녀는 역시 죽어버린거니까요, 싫어하고 평생을 증오할지라도 살아있길 바랬는데 역시 그녀는 그를 만나고자 합니다.. 그렇게 죽은자와 산자는 그들만의 사연을 들고 아픔과 절망과 희망과 행복을 다시금 겪는거지요.. 그리고 그런 츠나구로서의 인생에 대해 아직은 어린 아유미는 자신의 과거의 아픔에 대한 진실을 알게되고 새롭게 받아들이게 됩니다..

 

하나도 공포스럽지 않습니다.. 돌아가신 울 외할매가 제 어깨에 내려앉아 있다고 하더라도 누구하나 공포스럽다고 하는 사람도 없습니다.. 죽은자와의 만남이 무척이나 애틋하고 일반적이고 사랑스럽기까지 하니까요.. 귀신이라고 다 증오만 남아서 인간들에게 해꼬지하는 것만은 아니라 씨나락도 까먹는다는거지요.. 그래서 무척이나 인간적인 작품이라고 보면 될 듯하네요.. 죽은자를 불러내 그들과 함께 자리를 하지만 이들은 결정한 단 한번의 선택속에서 죽은자든 산자든 있는 그대로의 그들의 모습입니다.. 인간인게지요.. 엄마이고 우상이고 친구이고 연인인 것입니다.. 이들의 모습이 무척이나 안타까우면서도 홀가분해진다고나 할까요?.. 뭐 그렇네요.. 뭐 그렇게 재미가 뛰어나다거나 집중이 잘 되거나 그렇진 않습니다. 하지만 읽어서 손해본다는 생각은 안드는군요.. 새로운 소재도 아닐뿐더러 참신하지도 않고 언제 어디서나 분명 한번 이상은 겪어본듯한 스토리텔링입니다.. 츠나구라는 소재도 새삼스럽게 다시 대단한 척 할 필요도 없지요.. 그렇게 네 편의 단편은 그럭저럭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의 츠나구로서의 인생을 살아가려는 아유미의 모습을 작가는 보여줍니다.. 역시 이거 어디서 본듯한 소재인데라꼬 생각할 수 밖에 없습니다.. 공포특집도 아닌 구태의연한 드라마적 냄새가 짙다는거지요.. 동양적 사고방식이 바탕에 깔려있구요 일본소설 특유의 감성도 묻어있습니다.. 국내에서 잘 먹힐 소재이기도 하구요.. 큰 재미를 얻지 못하더라도 소소한 감성적 즐거움과 영혼을 소재로하는 작품은 어느정도 인기를 얻기도 하더군요.. 아님 할 수 엄꼬

 

깜딱놀랬습니다.. 츠지무라씨 사진이 나와있네요.. 각도나 포토샵적 전문적 터치를 좀 해주셨으면 더 좋았을것을 말이죠.. 너무 공부 잘하는사람으로 나왔네요.. 상당히 순수해 보이시는 모습이시라 자연스러워서 좋았네요.. 이 작가의 작품은 이번이 처음이걸랑요.. 긴가민가해요.. 국내에 소개된 작품이 몇 편 되는군요.. 기회가 되면 함 보고 싶군요.. 이 한편만으로는 판단하기가 쉽지 않아서요.. 일단은 좀 밍숭밍숭합니다.. 그렇다고 외면할 정도는 아니니 헷갈리는거죠..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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