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미모자를 그렸나 - 손미나의 로드 무비 fiction
손미나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1년 7월
평점 :
품절




(뒷배경 사진은 네이버 슈님 블로그에서 퍼옴 http://blog.naver.com/wakeupshu/50105124488)

 

버스가 물랑루즈를 지나가면서 가이드가 영화속 한장면을 연상시켜주는 듯한 멘트를 쏟아낸다.. 로트렉과 캉캉에 대한 환상을 심어주며 대비적인 현재의 거리의 피폐함도 함께 알려주며 버스는 몽마르트르 언덕에 도착하고 주어진 길(?)을 따라 일행은 관광에 나선다.. 가이드는 일행에서 이탈하시면 안됩니다를 몇 번에 걸쳐 외쳐대지만 우린 일탈(?)을 꿈꾼다.. 잠시 자유시간이 주어지는 순간 길을 따라 조금 외진 곳을 찾아 나선다.. 막 결혼한 우리의 모습들과 다를 바 없는 연인들이 거리의 곳곳에서 자신들의 사랑을 탐하고 있는 모습이 아름답다아라고 감탄하며 이 곳이 바로 뽜아리~~라는 즐거움을 한껏 누리는 순간 어느 잘생긴 총각이 다가선다.. 뭐라고 말은 하는데 도저히 알아들을수가 없다.. 난 불어인줄 알았건만.. 와이프는 영어란다.. 블라블라하는 동안 나도 이해한다(너, 뭔 말하니?)는 웃음을 날려주니 그 총각 나를 향해 악수를 청한다.. 뭐냐? 너, 와이프의 통역에 따르면 담배를 요구한 모양이다.. 아하, 타국에 나와서 나눠 피는 한개피의 담배의 향연..조타!!~ 그자리에 쪼그려 앉아(얘네들도 담배 태울때 쪼그려 앉더라능..ㅋ) 나눠 피우며 도저히 알아듣지 못할 영어를 주절대는 프랑스 총각의 친근함에 고개만 끄덕거리며 친한척하자 그 친구가 갑자기 메모지를 꺼내들고 간단한 크로키(맞나 모르겠지만)를 그린다.. 와이프의 모습이었는데 기가 차게 멋있더라.. 답례로 헤어지면서 타임(지금은 나오지 않죠?..그때 700원 했던거 같은데..) 담배 한갑을 주니 감격해 프랑스식 포옹까지 선사해주었다.. 물론 울 와이프에게도 말이지.. 하지만 그 크로키 메모지는 가이드의 등쌀에 어쩔 수 없이 급하게 차에 올라타면서 몽마르트르 언덕 어딘가에 남겨져 버렸다는 사실.. 그렇게 파리는 나에게 즐겁고 자유로운 모습의 기준이 되는 곳으로 기억된다라꼬 프랑스에 대해서 회상해봅니다..

 

프랑스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이다보니 가물가물한 신혼여행때 패키지로 가본 파리의 모습이 살짜꿍 떠오르더군요.. 그때가 참 좋았는데 말이죠(?).. 이 작품의 제목이 "누가 미모자를 그렸나"입니다.. 미모자라는 꽃이 프랑스의 남부 프로방스지역에서 자라는 샛노란 들꽃인가 봅니다.. 봄레미모자라는 지역이 이 소설의 상당한 역할을 담당하는 배경으로 나오는 것도 아마 이 꽃때문에 벌어진 이야기의 진실이 담겨있기 때문이겠지요.. 우리나라로 따지면 유채꽃정도 이겠지만 따뜻하고 맛난 지중해의 바람을 맞고 자란 미모자꽃의 아름다움은 과히 환상적인가 봅니다.. 책에서조차 꽃냄새를 풍겨내는 듯한 감성이 넘치는 작품속의 로맨스와 진실은 과연 어떠할까요?. 네명의 주인공이 등장합니다.. 두쌍의 연인들인 것이죠.. 테오와 레아라는 한쌍의 연인이 이 소설속의 진실을 담는 인물들입니다.. 그리고 이들의 발자취를 따르는 장미와 로베르가 있죠.. 소설은 테오의 관점과 장미의 시점으로 진행을 해나갑니다.. 레아라는 한국화가가 죽고 나서 장미는 레아가 남긴 내용을 바탕으로 대필작품을 집필하자는 선배의 권유를 받게되고 대필작품후에 자신의 작품을 출간해 주겠다는 약속을 받고 레아라는 인물을 알기위해 프랑스로 떠납니다.. 하지만 레아의 자료가 든 가방을 분실하게되죠.. 그리고 바뀐 가방의 주인인 로베르를 만나게 되면서 진실찾기의 동행을 하게됩니다.. 물론 여기에서 로베르도 레아와의 우연이 담긴 인연과 필연으로 묶이게 되는거죠.. 그렇게 그들은 따로 똑같이 레아와 테오의 진실을 찾아나갑니다.. 그렇게 장미와 로베르의 진실찾기와 테오와 레아의 과거가 단락별로 번갈아가면서 독자들의 눈을 사로잡는거죠.. 조금씩 레아와 테오의 과거와 진실을 찾아가면서 로베르와 장미도 함께 그들의 모습속에서 로맨스가 싹트는 내용입니다.. 그리고 감춰진 진실을 찾는 여정도 상당히 재미가 있습니다..

 

말씀드린대로 두가지 내용으로 번갈아가면서 진행이 됩니다.. 장미와 테오의 시점인거죠.. 장미는 찾는 사람이고 테오는 찾아야 되는 사람입니다.. 장미의 입장에서는 테오의 입장을 알수 없는거죠 물론 독자들인 우리는 압니다.. 그들의 과거가 어떠했는지 말이죠..함께 읽어나가니까요.. 현재 장미가 찾아나서는 과거의 레아와 테오의 진실을 스트레오로 전달받으니 지겨울 겨를은 없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첫소설을 집필하시는 작가님치고는 상당히 전술적(?) 가독성에 대한 지식이 대단하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또한 여행작가로서 묘사적 방식에 편안함을 가지실게 분명한데도 불구하고 일반적인 묘사외에는 문장의 이어짐에 구구절절 아름다움을 묘사하는 형식적인 내용이 많이 없어서 나쁘지 않았네요..물론 음식과 관련된 부분은 조금 알지를 못하니 덜커덕거리기는 했지만 말이죠.. 프랑스잖아요..음식빼면 뭐있어?..라고 하는게 맞겠죠.. 대화체나 독백의 문장에서 묘사하는 방식의 의도는 자연스럽게 인식되는 장점이 있기 마련이니까요.. 나도 저 음식, 저 지방에 가보고 싶은데..어떻게 좀 안될까?.라고 묻고 싶을 정도로 말이죠..

 

일종의 추리적 기법으로 진실을 찾아나가는 방식도 가독성에 한 몫을 합니다.. 아니 어떻게 보면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죠.. 독자들의 집중을 이끌어내는데 이만큼 좋은 방법도 없지 않습니까 구태의연한 로맨스의 내용이 시큰둥한 독자들을 위한 제법 근사한 장치를 마련해 놓으셨더군요.. 나쁘지 않았구요.. 정확하게 마무리를 짓지는 않았지만 로맨스소설에서 추리소설의 마무리를 요구할 순 없는거니까요.. 하지만 이런 구성을 위해서 끄집어낸 우연이라는 장치는 상당히 유치한 부분으로 받아들여지더군요.. 이 소설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도 한 내용이 우연을 중심으로 벌어진다는 사실이 조금은 삼류스럽다고나 할까요?.. 좀 더 구체적인 의도로 개연성을 줄 수있는 내용이 될 수 있었을텐데라는 뭐 그런 생각을 해봤습니다..뭐 전 전문가가 아니니까요.. 게다가 아무리 뛰어난 작가님이시라도 첫소설에다가 아나운서 출신의 여행작가님이셨는데 소설의 전문적 구성에 대해 이러니저러니 하는 것도 좀 우습긴하죠.. 물론 절대 무시하는건 아닙니다.. 제가 너무 많은 것을 바라는거일수도 있다는 그런 이야기입니다..

 

표지에서 보여주는 화사한 노란색의 감성과 소설속의 연인들의 애틋한 감성이 잘 맞아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미모자라는 꽃을 본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꽃향이 소설 곳곳에 묻어나는 듯한 느낌이 드는건 아무래도 작가의 능력 때문이겠지요.. 한동안 잊고 지냈던 과거의 여행속에서 느꼈던 감개무량들이 다시금 떠올라 문득 떠나고 싶게 만드는 작품이기도 하네요.. 남성적인 취향은 아니지만 많은 여성분들이 또다른 사랑과 애틋한 프랑스를 꿈꾸면서 읽으시기에 아주 좋은 로맨스소설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을 들고 읽고 있으려니 와이프가 "당신, 언제부터 그런 화사한 책을 읽었어? 보기 좋은데"..라고 하더군요.. 늘 추리스릴러공포소설 위주로만 읽는 저에게 비꼬는 투의 말이었던거죠.. 그래서 설명해줬습니다.. 이 작품은 손미나 작가의 첫소설집이고 추리공포소설이야.. "당신도 읽어봐, 도전 골든벨을 하는 한 학교에서 벌어지는 연쇄살인과 이를 해결하는 공영방송 여아나운서의 활약에 대한 이야기야"..라고 말이죠.. 그리곤 읽게 해줘야겠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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