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행성 샘터 외국소설선 6
존 스칼지 지음, 이수현 옮김 / 샘터사 / 2011년 6월
평점 :
품절




 

지척인 본가에 간만에 가게 되었네요.. 사는게 바빠서라는 핑계를 되기에는 너무 불효인 듯 하긴합니다.. 그것도 모친의 생신을 겸해서 방문을 하니 늘 목마른 넘이 우물을 판다라는 푸념을 하시며 저희 집으로 찾아오시는 부모님께서 서운해 하실만도 하더군요.. 사실 이 경상도 남자들이라는 분들이 말이죠..그렇게 서로 대화가 많은 사람들이 아닙니다.. 특히 부자지간에 있어서는 더욱더 그렇지요.. 어디나 마찬가지라구요?.. 하여튼 간만에 마주앉아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차에 건강이야기가 나오게 되었습니다.. 몇 번의 건강검진을 받으신 결과 큰 문제가 없으신 것으로 나왔으나 자꾸 몸이 불편하시다는 생각에 다시 한번 재검사를 받으셨는데 병원에서 세월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시라는 소견을 내놓았다더군요.. 그러니까 연세가 있으신데 30대처럼 활동하시면 피곤함이 가중된다는 뭐 그런 말이었을 겁니다.. 부친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이었나 봅니다.. 참고로 저희 부친께서는 185센티의 키에 몸무게가 100킬로가 넘는 분이시라 늘 주위에서 타고난 장군감이시라는 이야기를 듣고 살아오신 분이시니 더 낙담하셨을겝니다.. 말씀을 하시는 내내 이젠 당신이 쓸모가 없으신 존재가 되어버린 듯한 감정이 쏟아져 나오더군요.. 아들로서 이런 저런 말씀을 드리고 싶었으나 그것도 다정스럽게 안나오더군요.. 그냥 아부지 연배의 주위분들에 비해서 엄청나게 건강하신거다라는 말씀을 드리고 나니 "니가 내 입장이 되어 보면 이 기분을 알 수 있을끼다"라고 하시더군요.. 세월에 장사가 없다는 사실을 모르시진 않으시지만 여전히 젊고 싶은 본능적 욕망은 무시하기 어려운거죠.. 누군가 당신에게 젊음을 주면서 전쟁에 나서라 하면 큰 고민없이 그렇게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솔깃한 유혹이지 않습니까?..

 

존 스칼지의 노인의 전쟁, 유령여단에 이어지는 우주개척연맹시리즈의 대망의 완결판이자 마지막 시리즈인 "마지막 행성"입니다.. 시리즈라고 하지만 각각의 작품들이 별개의 내용을 지니고 있긴 합니다.. 물론 "마지막 행성"에서 모두 함께해요처럼 묶이긴 하지만서도 역시나 각 작품별로 내용이 다 다릅니다.. 그러니 따로국밥처럼 드셔도 무방합니다만 코스라는게 뭐 무작위로 구성된게 아닌거니까요..어차피 읽어보실 생각이시면 노인의 전쟁부터 차례로 읽어보심이 어떠실지 싶네요.. 다음편 나올때까지 어떻게 기다려할 필요없이 다 나왔으니까요.. 마지막 행성은 역시 2편인 유령여단의 마지막과 연결이 됩니다만 1편의 주인공인 존 페리가 또다시 나서시는거죠.. 다시 말씀드리지만 연관을 짓고는 있지만 자체만으로도 단행본같은 느낌이라 따로 읽어서도 큰 무리는 없을 듯 싶다는 말씀을 버얼써 세번 째 드리고 있습니다.. 그런 관계로 1,2편에 대해서는 이렇게 정의를 하고 넘기겠습니다.. 아주 재미나고 활력 넘치는 "SF액션버라이어티롤러코스터파노라마스페이스오디세활극소설"이라꼬 말이죠..

 

하지만 마지막 편격인 "마지막 행성"은 위의 내용과는 조금 다릅니다.. 생각보다 액션스러움이 덜하고 박진감도 떨어집니다.. 게다가 인류 철학적 내용들도 좀 보이구요.. 어떤 내용이냐믄요.. 노인의 전쟁의 존 페리와 유령여단의 제인 세이건이 부부가 되었고 샤를 부탱의 딸 조이가 입양된 딸로 한 가족이 되면서 이야기는 진행이 됩니다.. 혹시 모르실가봐 말씀을 드리지만 제인은 존의 지구부인이었던 캐서린의 DNA를 가진 특수부대원으로 창조된 인간형 유니버셜 솔져같은 존재인거죠.. 하여튼 이들은 허클베리라는 이름을 가진 개척행성에서 단란하게 살아가던중 우주개척연맹의 임무를 다시 부여받게 됩니다.. 새로운 행성인 로아노크에서 개척의 시작점이 되길 바란다는 것이었지요.. 그리고 이들은 새로운 행성이자 마지막 개척행성이 될 로아노크로 떠납니다..그리고 전우주적 문제 발생의 중심이 되어버리는거죠.. 로아노크를 두고 인류의 구심점인 우주개척연맹과 콘클라베 연합의 우주전쟁이 발발하기 일촉즉발의 상황이 발생하는거죠..여기에서 존 페리와 제인의 활약이 중요하다는 뭐 그런 이야기입니다..우주 영웅인 셈인거죠.. 액션은 줄어들었지만 우주적 문제를 해결하는 상황적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만 오히려 개인적으로는 정신없는 액션과 박진감넘치는 비주얼적 묘사보다는 더 나은게 아닌가 싶더군요.. 뭐랄까요, 일개 개인과 우주로서도 보잘 것 없어 보이는 몇몇 인간들이 만들어내는 활약들이 더 스릴감 넘치고 재미가 있었다고나 할까요?..외교적 재능의 융통성이 존 페리를 통해서 구현이 되는 뭐 그런 내용입니다..

 

읽는 내내 어떤 생각을 하게 되었냐면요.. 한때 미친듯이 찾아보던 미드가 하나 있는데 말이죠..그 영화가 배틀스타 갤럭티카라는 영화입니다.. 상당히 멋진 드라마였는데 완결까지는 저도 보지를 못했지만 내용적 구성이 이 "마지막 행성"과 조금은 비슷합니다.. 상황이 조금 반대적인 면이 없지 않아 있지만 배갤은 파프리카라는 행성에서 살아남은 인류가 지구라는 행성을 찾아나서는 내용이고 말이죠.. "마지막 행성"은 지구라는 인류의 본질적 존재성을 바탕으로 우주속에 또다른 개척지를 만들어 나가고자 하는 인류적 욕심을 다루고 있는 내용이긴 합니다만.. 하여튼 느낌이 비슷합니다.. 지아무리 대단한 우주라고 하더라도 결국 인간이 만들어 나가고 인간이 중심이 된다는 뭐 그런 이야기로 보아도 무방하지 싶네요.. 거기에 따른 대립이 이루어지고 인간, 너거들이 뭐시 그리 대단하냐?.. 까불면 다친다.. 한판 붙자.. 이게 다 너거들이 뿌린 씨앗이고 너거들이 거둬 들이는 불행이다.. 뭐 이런식의 구성들 있잖습니까?.. 이렇게 풀어나가는거죠.. 하지만 그 내용들의 묘사방식이나 진행방식과 문장들의 공감과 유머적 즐거움이 한껏 묻어있는 작품이라는거죠.. 그래서 더욱더 재미난 미래소설의 느낌과 함께 영상적 이미지까지도 훤히 눈에 들어오는 겁니다..

 

뭐 마지막으로 완결시키려다보면 이런저런 뿌려놓은 내용들을 거둬들이기위해 약간의 설명이 첨언되지 않을수가 없겠죠.. 그렇다고 무턱대고 자꾸 독자들에게 너네들은 조금 멍청하니 하나하나 설명을 해줘야되겠다는 방식이 아니라 내가 풀어낸 이야기를 잘 읽어보면 너네들도 충분히 이해하는 수준은 될 터이니 간단하게 정리하꾸마.. 라는 방식이라 오히려 더 나았던 것 같습니다.. 전 우주적 이야기를 길게 이어나가도 재미가 있었을 듯 싶은데 말이죠.. 이렇게 짧게 정리해주시는 것도 나쁘지는 않네요.. 하기사 영화 시리즈도 3편이 넘어서면 재미가 반감되기 마련이니까요.. 혹시라도 그 점을 염두해두신건 아니신지.. 외전격으로 조이의 이야기가 있긴 하다고 합니다만 매력적인 존과 제인의 이야기는 여기에서 끝나나보네요...좀 마이 아쉽기도 하지만 역시 좋을때 끝내는 매력도 무시 못하는거니까요.. 

 

존 스칼지 작가가 선사하는 미래의 묵시록적 감성속에 묻어있는 인간적이고 비인간적인(?!) 인류와 우주적 대서사시가 단 세 권에 모두 담겨 있다고 하면 조금 과하겠지요, 하지만 그 재미적 측면에서라면 여지껏 제가 본 여느 스릴러 작품들보다 나은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전 과학적이지도 창의적이지도 그렇다고 미래학적 전문성도 전혀 없는 대중독자라서 에스에푸에서 보여주는 많은 전문적 지식들이 머리속에 잘 들어오질 않습디다만 여기에서 보여지는 모든 미래지향적인 모습들은 읽는내내 소설속의 뇌도우미의 이식이 무형의 텔레파시로 저에게 전달되어지는 듯 재미를 선사해주셔서 즐거웠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계속적인 존 스칼지의 작품들이 국내에서 출시되어지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