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드게임
오기와라 히로시 지음, 신유희 옮김 / 예담 / 2011년 6월
평점 :
절판





중학교때나 초등학교때의 친구들에 대한 기억이 거의 없습니다.. 잊혀져 버린 경우가 많네요.. 특히나 초등학교때의 친구들은 근처의 중학교가 아닌 일명 뺑뺑이라고 불리우는 주사위를 굴려서 나온 숫자의 학교로 배정받았거던요.. 오래전 이야기입니다.. 특히 저의 경우는 집에서 한시간이나 걸리는 곳에 오로지 혼자 배정을 받는 불상사를 당한 것이죠.. 그때 마음이 어떠했는지는 도저히 감도 안잡힙니다.. 얼마나 울었던지 말이죠.. 그렇게 새학교에 적응을 하느라고 힘들게 집도 이사를 해버렸죠.. 그러니 동네의 친구들을 만날 기회는 거의 사라져버린거죠..그렇게 2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고 반창회라는 것을 열었던 것이 기억이 납니다.. 조금씩 되새겨보다보니 전혀 기억에 없던 그시절의 친구들의 얼굴들이 희미하게나마 떠오르는겁니다.. 그리고 반창회에서 있었던 일들이 새록새록 되살아나는군요.. 키가 작고 늘 운동을 하면 제외가 되었던 친구가 있었습니다.. 특히나 축구를 할때면 늘 "넌 빠져"라는 소리를 들었던 친구였죠.. 왜소하고 연약해서 왕따아닌 왕따를 당하는 그런 친구였던걸로 기억합니다.. 저희가 어릴때는 지금처럼의  무지막지한 이지메의 행태들은 없었던 것 같아요.. 하여튼 그 친구가 몇 년사이에 완전히 달라져 있더군요.. 야구를 하면서 키와 몸무게가 저희들보다 훌쩍 커버린겁니다.. 그러면서 공찰때 자기가 제외될때의 부끄러움과 여자친구들도 관심을 주지 않았던 그 시절에 대해 현재의 자신감을 가지고 비웃듯이 이야기를 하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그때 성숙해져버린 초딩 여자친구들의 브라자 착용에 대한 이야기도 아주 재미있게 나눈 기억이 나네요.. 새록새록~

 

이지메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요즘의 세상에서 타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할수밖에 없다보니 자신들의 일반적인 방식에 들어맞지않는 부류는 배척을 당하곤 합니다.. 특히나 다수의 인간이 모여있는 곳에서 벌어지는 끼리동무들의 배척행위는 아주 무지막지하기까지 합니다.. 위험한 공간에서의 이지메의 행위는 극단적 살인의 참사까지 벌어지기도 하죠.. 바로 며칠전에 벌어졌던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공공연하게 어린 아이들의 공간에서 벌어지는 왕따의 모습은 이젠 대수롭지도 않은가봅니다.. 쉬쉬하고 학교에서 조차도 자신들의 학교의 명예나 이름에 문제시 되지 않을 정도면 크게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려고 합니다.. 심지어 선생들도 대다수의 아이들이 따돌리는 왕따 아이에게 잘못을 돌리는 경우도 많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왜냐하면 일반적이지 않은 소수가 일반적인 다수를 따라야한다고 생각할 수 있으니까요.. 제가 잘못 생각한 것이길 부디 바랍니다.. 미츠야는 고등학교 야구선수입니다.. 하지만 대학 진학이 될 만큼의 능력을 겸비하지는 못했죠.. 이제는 고3 수험생이니 대학을 가야할지도 모릅니다.. 그런 그에게 어려서부터의 친구이자 이제는 공부보다는 깡패같은 느낌이 더 많은 료타의 전화가 걸려옵니다.. 그리곤 기타 중학 2학년때에 반 전체의 아이들에게 일방적인 이지메를 당하던 히로요시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죠.. 료타의 말을 따르면 히로요시가 복수를 감행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히로키가 쇄골을 다치고 점보의 개가 죽어버리는 상황이 발생하고 그들에게 전달된 편지에서 히로요시의 복수라는 느낌을 료타가 받은 것이죠.. 미츠야는 그런 료타의 의심에 자신이 관여되는게 싫었지만 어쩔 수 없이 히로요시가 복수를 하게 되는 이유와 과거의 회상을 조금씩 떠올리며 진실을 밝히려 합니다.. 그러던 중 자신들과 함께 히로요시를 찾던 시미즈가 옥상에서 떨어져 살해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제 미츠야는 기타중학 2학년때의 친구들을 모두 모아서 히로요시의 복수행각을 알려주고 위험으로부터 그들의 보호하고 히로요시를 찾아내고자 하나 계속적인 복수의 행위와 위험이 시시각각 닥쳐오면서 어려움에 처하게 됩니다.. 과연 미츠야 일행은 히로요시를 찾아낼 수 있을까요?..그리고 복수의 끝은 어떻게 마무리가 될까요?.. 무엇보다도 이 복수의 진실은 누구의 잘못일까요?..이지메를 행한 다수의 잘못일까요?. 아님 그들의 행위를 하나하나 찾아다니며 복수를 행하는 히로요시의 잘못일까요?.. 답은 독자의 몫입니다라꼬 하면 너무 가식적인가요..

 

중학교때 일방적인 왕따와 모멸감을 당하고 전학을 가버렸던 한 아이의 복수담을 다룬 이야기답게 진행하는 이야기가 재미가 있습니다.. 복수하는 아이를 찾아나가는 상황이다 보니 더 미스터리스럽고 궁금한 재미가 있는거죠.. 이지메를 행한 아이들의 행위에 걸맞는 복수의 모습들도 조금은 그럴듯합니다.. 결말이 오기전까지는 한참을 그렇듯 다람쥐 챗바퀴 돌듯이 찾는데 못찾고 아이들은 조금씩 복수를 당하고 과거에 행한 이지메와 현재의 아이들의 모습들이 번갈아 보여지고 그 아이들의 지금의 모습속에서는 변화되고 달라지지만 여전히 변하지 않는 과거의 인식들이 보여집니다.. 참으로 군중심리와 비이성적 공동체 의식이라는 것은 무서운 것입니다. 아무리 비이성적인 일이더라도 다수가 행하게 되면 소수는 이성적으로 대응하더라도 그건 무시되어버리는거죠.. 짜증납니다.. 화도 나구요.. 하지만 복수라는 개념을 끌어들여서 이들에 맞서는 것도 딱히 좋아보이지는 않습니다만 이 작품에서는 이런 자극적 대치적 상황을 내세우는군요.. 하여튼 심한 이지메에 몇 년동안 자신의 이미지를 폭력적 성향으로 바꿔버린 듯한 히로요시 한 명에게 아이들은 공포심을 느끼면서도 여전히 무시하고 있네요.. 처음부터 끝까지 이런 개념으로 끌고 갑니다.. 실질적으로 폭력적 복수를 당하는 아이들의 모습속에서 히로요시는 또다른 왕따입니다.. 역시나 짜증스럽네요..

 

아이들의 이야기답게 초반과 중반에 벌어지는 일들은 생각만큼 자극적이고 성인스럽지(?) 않습니다. 그 또래의 아이들이 해봄직한 행동들이 많죠.. 물론 시미즈의 추락사도 그 이면을 정확하게 모르는 상황이니 자극적으로 다가오지는 않습니다.. 히로요시를 찾아나서지만 여전히 안개 낀 장충단 공원에서 떨어진 족발찾기가 되는 듯 합니다.. 그렇게 거의 마지막까지 이어나옵니다.. 중간 넘어가면 큰 재미가 없다는 말이 되겠습니다.. 임팩트도 없구요.. 의도하는 주제에 심각하다거나 진지한 인지적 공감도 시켜주지 못합니다.. 그러다가 마지막의 클라이막스가 갑자기 나타나는거죠.. 어이쿠, 깜짝 놀랬습니다.. 밝혀드리지는 못하겠지만 대강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에 일본식 오바스러움이 동반되어 있다고만 말씀드리고 싶네요..개인적으로는 아주 별로였습니다..

 

오기와라 히로시 작가의 작품을 많이 읽어보진 못했지만 상당히 다작을 하시는 작가님이 아니신가 합니다..아니면 국내에 소개가 상당히 많이 되신 작가님들중 한 분이시라서 그런지도 모르겠군요.. 이런 저런 작품속의 내용들이나 소재들이 다양하신 작가님이시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런 경향답게 집필적 능력은 아주 뛰어나신듯한데 크게 임팩트를 주실 수 있는 감성은 조금 부족하신게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 젊은 감각으로 아이들의 입장을 제대로 짚어주신듯한 문장들에 대해서는 읽는 재미가 많았지만 사건을 이어나가는 재미는 초반의 호기심이 중반과 후반에 갈수록 반감이 되어버리니 참 아쉽더군요.. 등장하는 아이들의 인물묘사와 상황적 설명이 작품속에서 상당히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만 그 아이들에 대해 뭐 와닿는게 거의 없군요.. 심지어는 미츠야라는 주인공의 모습 조차도 크게 어필이 된다거나 임팩트가 있지도 않습니다.. 강한 캐릭터인 료타의 경우는 더 심하구요.. 개인적으로는 이야기를 너무 쉽게 쓰신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내용적으로는 자극적으로 보이는 "복수의 칼날을 가는 이지메를 당한 아이"에 대한 소재를 그냥 주절댄 느낌이고 독자들에게 상황적 공감을 심어주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며 이를 만회할 목적으로 결말부의 충격적 터트림은 너무나도 황당했다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다시 말씀드리자면 전 예측 가능한 시나리오였다는 점을 밝힙니다..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서 충격적이였다는 말인거지요.. 오기와라 히로시 작가를 사랑하시고 그의 감성을 좋아라하시는 분들에게는 읽어보시는게 나쁘지 않을것이라 생각합니다만 요즘 이런 소재와 자극적 내용들의 일본작품들이 워낙 많다보니 크게 어필이 되지 않았다는 점이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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