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가득한 심장
알렉스 로비라 셀마.프란세스 미라예스 지음, 고인경 옮김 / 비채 / 2011년 6월
평점 :
품절





사랑이라는 말을 입밖으로 내뱉어본 기억이 언제인지 기억도 안납니다.. 뭐 아이들에게는 수시로 사랑을 들먹이면서 확인을 시켜주고 확인을 받기도 합니다만 제가 여기에서 말하는 사랑이라함은 부부간의(전 결혼했으니까요.. 다른 곳에서 이 말 써먹다가는 초상납니다)사랑을 말하는겁니다.. 그러니까 사랑을 하고 떨어지기 싫어서 두사람이 하나가 되었건만 어느순간부터 이 감정은 먼지가 쌓이기 시작하는거죠..물론 그자리에 그대로 있지만 적응이라는 먼지가 소복히 내려앉아 제대로 보여지지가 않더군요.. 이것을 다시 사용할려면 먼지도 털어내야되고 힘들여 청소도 해야될 판인데 그자리에 있는것을 아니까 굳이 구찮게 청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싶기도 했습니다.. 살다보면 늘 보이는 부분만 청소하는 경향이 짙으니까요.. 이제는 거미줄이 쳐지고 아무도 거들떠 보지도 않는 그 먼지쌓인 사랑은 때가 끼이기 시작하면서 쉽게 닦여지지도 않을 상황까지 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시 끄집어내어 사용을 할라치면 일이 많아지니까요.. 시간이 가면 갈수록 더욱더 어려워지겠죠.. 그냥 그자리에 있으면 언젠가는 사용할 수 있으니 내버려둘까요?.. 아님 조금 구찮고 힘들더라도 다시 닦아내고 먼지를 불어서 새로 눈에 보이는 곳에다 가져다둘까요?.. 누군가가 그러더군요.. "부부가 어느시점이 지나면 사랑이 아니라 정으로 사니 갈려면 날 쏘고 가라".. 그러자 한 여자가 이렇게 말합니다..."그거슨 비겁한 변명입니다"라면서 총을 갈겨버리더군요...뚜다다다다다

 

동화책입니다.. 어른이 읽어도 좋고 아이들과 함께 해도 좋을만한 내용이군요.. 동화책은 길면 그 의미가 많이 퇴색됩니다.. 짧으면서도 담긴 의미를 제대로 심어줘야되는 어떻게 보면 참으로 집필하기 어려운 창작물인거죠.. 전 그렇게 생각합니다.. "사랑"에 대한 내용을 다룬 동화입니다.. 사랑을 위해서 사랑을 찾아나선 사랑의 의미를 알려주는 작품인거지요.. 내용도 동화답게 단순합니다.. 전쟁이 끝난후 프랑스는 폐허의 잔재속에서 희망을 조금씩 만들어나가기 위해 노력을 합니다.. 하지만 전쟁후의 세상은 늘 암울하죠.. 여기의 주인공인 미셸도 전쟁으로 부모님을 잃고 고아원에서 생활을 합니다.. 하지만 늘 밝고 희망을 잃지 않는 모습이 주위에 활기를 불러일으켜 주는 그런 아이입니다.. 그 밝음에는 자신의 옆에 늘 에리라는 아이가 있기 때문이었죠..근데 에리가 원인모를 병에 걸려 혼수상태에 빠지고 미셸은 절망에 빠집니다.. 그러나 어느 할머니를 만나 에리를 구할 방법을 알게 되죠.. 그렇게 미셸은 에리를 위해 사랑의 의미를 하나씩 찾아가기 시작합니다.. 사랑을 간직한 사람들의 옷의 천을 가위로 오려내여 별을 만들어 가면서요.. 그렇게 아홉개의 사랑을 찾아낸 미셸은 과연 마지막 사랑을 이룰 수 있을까요?.. 


  


이 작품을 읽는데 가타부타 잘만들었니, 나한테는 안맞니 하는 것은 조금 그렇네요.. 사실 그동안 읽어본 소설과 같은 느낌이 아니라서 조금 놀래기는 했습니다만 아이들과 함께 주말에 마당에 앉아 이런 저런 이야기와 함께 읽어보니 그 느낌이 상당히 좋더군요.. 처음에는 질문도 많고 산만하던 아이들도 어느순간부터는 이야기에 빠져들면서 다음의 내용을 궁금해 하더군요.. 뭐 질문은 꾸준히 합디다.. 아빠, 왜 에리가 아픈거야?, 어디가 아픈거야?, 저 할머니는 누구야?, 저 개들은 왜 버림을 받았어?, 별로 만든 심장은 어떤거야?, 쉴새없이 질문을 퍼붓는 아이들에게 싱긋 웃어주면서(이거 중요함!) 간단한 설명과 계속 읽어보자고 하면서 다음으로 넘기곤 했죠.. 그리곤 딸아이와 아들은 방으로 들어가서 자기들딴에 천으로 만들지는 못하지만 사랑을 색종이로 만들어 보여주더군요.. 그게 저 위의 사진입니다.. 이 한 권의 책이 어떤 의미가 될지는 모르지만 저와 아이들의 하루를 즐겁게 만들어 주었다는 그 한가지만으로도 충분한 보답을 받은 듯 합니다.. 사실 아이들은 키운다는게 누구나 하는 일이긴하지만 참 어려운 일입니다.. 내인생을 어느정도 포기하고 양보하지 않고는 쉽게 아이들에게 다가가기가 어렵죠 특히나 주말에 함께하는 시간이 많을때는 더군다나 더위때문에 짜증이 쉽게 일어나는 요즘같은때에 네 아이들의 정신없는 분주함은 부모들의 사랑에 바이러스(?)를 심어주곤 합니다..ㅋ 그래서 읽다보니 이 말이 더욱더 가슴에 와닿더군요.. 아이를 기르는 일은 아이를 위한일이기 보다는 저를 위한 일이 아닌가라꼬 제가 잘 모르는 저 분이 말씀을 하셨더군요..

 



 

굳이 사랑에 대한 설명을 하지 않더라도 아이들은 사랑을 알더군요.. 왜 사랑이 필요한지, 왜 사랑을 찾아야만 되는지는 질문하지 않더군요.. 작품속에 등장하는 수많은 사랑의 예를 들으면서도 그들의 사랑이 어떤것이지 자연스럽게 인식을 하더라구요.. 그리고 에리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한 미셸의 노력과 사랑의 모습에 아이들은 굳이 설명을 듣지 않아도 공감을 하더군요.. 사랑하기에 또는 사랑을 받기에 가능한 사랑의 세상속에 놓인 아이들은 사랑에 대한 희망을 기꺼이 받아들입디다.. 그리고 행복하구요.. 아이들 스스로 자신들은 사랑을 받기에 행복한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을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알게 되었답니다.. 이 땅의 수많은 사랑이 부족한 모든 이들이 함께 사랑을 가지는 계기가 되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도 하구요.. 무엇보다도 그동안 먼지쌓으니 구석텡이에서 잊혀져버린 사랑을 다시 찾아 청소를 좀 해야되겠다는 생각을 하게되었는데 말이죠.. 그 시작으로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던져주며 겉먼지부터 털어냈습니다...끝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