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미트리스
앨런 글린 지음, 이은선 옮김 / 스크린셀러 / 2011년 6월
평점 :
품절






 


"너는 말이야 머리는 좋고 똑똑한데 노력을 안해"라는 말을 들어보신 적이 있나요?.. 그러니까 반 평균 이하의 공부평점 데이터를 가진 친구들이 흔히 듣는 말일겝니다.. 특히나 쌤들이 이런 말을 하면서 곡괭이 자루를 후려 갈려주시곤 했더랬죠..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저희때는 반 평균과 주위의 공부 잘하는 친구들의 환경에 위험요소가 되는 아이들은 늘 이렇게 궁디 찜질을 하면서 서글픈 비명을 지르곤 했더랬습니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 아닐수가 없는거죠.. 머리가 좋고 똑똑한데 게으르고 노력하는 걸 싫어한다는 이유로 엄한 궁디만 불이 났으니까 말이죠.. 왜 그렇게 때렸을까요?. 공부 못하는 넘은 그렇게 많이 맞아야 되었던 것일까요?.. 머리가 좋은데도 불구하고 노력을 하지 않았기에 맞아야했던 것일까요?.. 쌤은 머리가 나빴지만 노력을 해서 훈륭한 사람이 되셨는데 우리들은 머리도 좋은 넘이 노력을 안해서 공부를 못하는 것이라 화가 나셨던걸까요?.. 하여튼 그 애정어린 몽대이찜질로 인해서 더욱더 공부는 안드로메다로 날려버렸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머리는 계속 좋은 상태였으니 필요할때 열심히 하면 무조건 잘 될꺼라는 믿음은 있었습니다.. 아니 지금도 이 믿음은 변치 않습니다.. 아직까지는 공부 못해서 큰 불편을 겪었다는 생각은 안하고 살고 있으니까요.. 잘난넘들 별로 안부럽게 잘 살고 있으니 여전히 누군가가 내 앞에서 잘난 척 티내면 알짱거리지 말고 저쪼옥 구석으로 꺼지라고 하고 있습니다.. 제 주위의 공부 잘하던 넘들(동창회 모임때 만나서 거들먹거리는 행사를 일삼는)은 말귀(?)를 잘 알아들어서 언능 꺼져주시더군요(물론 공부도 잘하고 머리도 좋으면서 성품도 아주 좋은 수많은 대한민국의 수재분들과는 친하게 지내고 싶다능..)

 

수많은 사람들에게서 저는 어릴때부터 "너는 머리가 좋고 똑똑한데 노력을 안하니 큰일"이라는 말을 들어왔기 때문에 굳이 똑똑해지기 위한 욕망 같은 것은 별로 없습니다..필요할때 노력하면 되니까요 ㅋㅋ.. 그러니까 전 똑똑해져서 머리 아프게 돈 버니 그냥 로또나 살랍니다.. 하지만 여기에 있는 남자는 그렇지 않나봐요.. 물론 우연히 똑똑해지는 감각에 눈을 떠버렸으니 그 욕망에 불을 지펴 버린 상황이 되어버렸지만 말이죠.. 하루하루가 멍하니 아무 생각없이 수동적 인생살이에 젖어 있는 사람들의 삶이 한순간에 번쩍하고 뇌가 깨어나 너 그렇게 살지마아~라고 부추기면서 앞으로 어떻게해야 큰 돈도 벌 수 있으며 인생의 데이타를 이렇게 바꿔봐라고 하나에서 열까지 알려줄만큼 머리가 똑똑해져버렸다면 그리고 그 똑똑해지는 약이 자신의 손에 쥐어진다면 어떻겠습니까?.. 언능 박카스 한병과 함께 복용을 하지 않겠습니까?.. 뭐 쌍화탕도 나쁘진 않습니다..

 

에디 스피놀라는 별볼일 없는 뉴욕의 허접한 눈에 띄지 않는 인물입니다.. 우연히 옛 친구를 만나죠.. 버넌 갠트를 10년만에 보게 됩니다.. 한때는 처남이었던 남자이자 친구였죠.. 그렇게 그에게서 하얀 알약을 얻게 됩니다.. 무심코 먹은 약으로 인해 또다른 인생에 눈을 뜨게 되는거죠.. 그러니까 이 친구는 노력도 안하면서 머리도 별로 안좋았던 희귀종(?)이었다는 겁니다.. 갑자기 똑똑해져버린 아니 전문적으로 뇌가 활성화되어버린 에디는 이 변화를 다시 맛보고 싶어 버넌을 찾아가지만 또 역시 그날 버넌은 살인을 당합니다..그리고 그의 아파트에서 자신이 찾던 그 알약을 몇백알 얻게 되죠..아니 훔치는거죠..버넌의 지갑과 함께 말이죠.. 자, 이제 에디는 매일 그 약을 복용하면서 천하제일의 똑똑한 자가 됩니다.. 세상이 우습게 보이겠죠.. 암요 머리속이 거의 컴퓨터의 수준이 되어버렸으니까요.. 장난 아닙니다.. 이제 돈 벌어야죠.. 뭐가 있을까요?.. 일확천금의 합법적 수단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주식입니다.. 한순간 에디는 주식시장의 브레인이 되어버리고 대박을 터트리는 자로 무대에 나섭니다..그리곤 새로운 인생이 벌어지는 거죠.. 이게 다 똑똑해지는 약때문인데 말이죠.. 과연 이 약이 아무런 부작용이 없을까요?.. 제가 아는 한도에서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약은 부작용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려운 말로 사이드이펙트라고 하죠.. 아님 제약회사에 신고하셔도 됩니다.. 그 부작용으로 인해 발생하는 부분과 함께 소설은 갈수록 에디에게 난관을 줍니다.. 과연 에디는 이 모든 어려움을 어떻게 헤쳐나갈까요?.. 똑똑해지는 약이 있는데 뭔 상관이야?..라고 하셔도 할 말은 없습니다.. 부작용을 없애는 신약을 개발하면 될텐데 말이죠.. 소설에서는 그런 내용은 전혀 없습니다.. 그 정도로 똑똑하진 않나봐요.. 하여튼 뒤로 갈수록 약으로 인해 발생하는 수많은 어려움들이 에디 앞에 놓여집니다.. 똑똑한 약(소설속 약명은 MDT-48)이 있으니 어떻게든 잘 되겠죠?..아닐까요?.. 읽어봅시다..

 

대부분의 인간들은 자신의 능력에 대한 업그레이드를 원하는 욕망을 본능적으로 가지고 있지 않을까요.. 지금의 나보다 조금만 더 나았으면 좋을텐데라는 근본적 욕망이 결국 인간의 집착과 중독을 불러일으키고 파멸까지 이르게 하는 경우도 허다해지죠.. 왜냐하믄 인간이라는 존재가 가지는 본능적 측면의 욕망이라는게 쉽게 멈춰지질 않으니까 말이죠.. 탐욕은 쉽게 벗어 버릴 수 있는게 아니잖아요.. 심지어 도를 닦는 도사들도 더 많은 도의 깊을 알기 위해 면벽수양을 미친듯이 해대잖습니까?.. 아님 하산하시구요.. 그렇습니다.. 똑똑해지고자 하는 욕망으로 점철된 한 인간의 모습과 그의 주위에서 벌어지는 내용들이 상당히 매력이 있습니다.. 똑똑해짐으로 인해서 발생하는 세상의 변화가 나의 위주로 돌아갈때 느끼는 희열과 쾌락은 여느 마약의 중독과는 차원이 다른 그런 인생의 중독이 되어버리는거죠..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의 소재는 상당한 재미를 안겨줍니다.. 하지만 오르막과 내리막을 잘 조절하여야 스릴러로서의 재미가 잘 살아나는데 말이죠.. 처음의 시작은 아주 좋습니다.. 구성적 측면에서 서서히 올라가는 롤러코스터처럼 에디의 활동과 행동에 집중하고 다음에 벌어질 일들에 대한 기대가 만만찮으니 말이죠.. 쭈우욱 차고 올라가서 내리막을 치달으면서 다음 오르막까지 힘찬 가속을 붙여나가야되는 마당에 말이죠.. 한번 힘차게 내려온 롤러코스터는 비슷한 높이만 깔짝댑니다.. 이거 가다가 속력이 줄겠는데라는 생각을 할때쯤 다시 내리막의 힘을 받아 가속으로 오르막으로 올라가는거죠... 그러나 내친김에 오르막을 넘을려고 하지만 고까집니다.. 아쉽게도 내려야됩니다..쩝

 

상당히 두꺼운 내용입니다.. 똑똑해지고 난 다음의 내용들이 상당히 오랫동안 끌려갑니다.. 부작용이 등장하는 부분에서도 해결적 측면까지 도달하는데까지 역시 이야기가 많습니다.. 뭐 딱히 해결이 제대로 되지도 않구요.. 마지막에 등장하는 반전적 느낌도 "어라, 우짜라고"라는 생각을 하게끔 만들어 줍니다.. 모든 이야기는 에디 스피놀라의 입장에서 전개가 되어버리니까 주위의 인물들이 모두 힘을 잃습니다.. 뭐 워낙 똑똑하니 어쩔 수 없기도 하지만 주변인물들과의 연결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이야기의 집중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죠.. 뒤로 갈수록 그런 면이 자꾸 두드러지긴 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똑똑해진다는 소재의 효용가치가 상당히 좋기 때문에 첫 의도의 흥미로움은 어느정도 끝까지 이어집니다.. 뭐 큰 재미는 없지만 말이죠..

 

그러나 이 작품은 영화화가 된 작품이라는 결정적 장점이 있습니다.. 요즘 상당히 제가 매력적으로 눈여겨 본 적이 있는 브래들리 쿠퍼가 나오니 말이죠.. 소설속 에디와 아주 싱크로율이 지대로입니다.. 소재의 재미와 배우의 느낌이 잘 들어맞으면 상당히 좋은 영화가 나오길 마련이죠.. 제가 보는 입장에서는 말이죠.. 영화적 내용이 어떤지는 잘 모르겠습니만(원작에 충실한가요?) 기대가 되는 영화이긴 합니다.. 오히려 이 작품은 영화를 접한 후 읽어보는게 오히려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속의 상황적 즐거움을 미리 파악한 후 소설속의 심리적 묘사를 즐긴다면 훨씬 즐거운 독서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으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기회가 된다면 저도 영화를 한 번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작품의 출판사도 스크린셀러다 보니 영화를 봐야겠다는 뭐 그런 의무감도 나름 들긴 합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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