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 일들
신재형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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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친구랑 술자리를 가질 기회가 있었죠.. 근데 이 넘이 거하게 취하니까 예전에 안하던 술주정을 하더군요.. 일선 파출소에서 근무를 하다가 시 형사계로 차출되어서 밤낮 없이 열심히 살더니만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힘든게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토닥거려주었죠.. 근데 말입니다.. 어떻게 보면 참 순진하고 세상을 좋게만 생각하던 친군데 범죄의 세상으로 들어가버리니까 기존에 제가 알던 친구는 거의 사라져버렸더구만요.. 우리같은 일반적인 사람들이 흔히 접해보질 못하는 어두운 이면의 세상에 대해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사람이라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간접적 경험을 통해서 범죄의 진상을 언론들이 보여주는 방법대로 파악을 할 수 밖에 없잖아요..근데 이 친구들은 그게 아닌 우리가 알게될 사건의 내막을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낱낱이 파악을 해야되는 지옥같은 범죄의 상황을 겪은 그들에게는 "흔한 일들"이 되어버린 것이죠.. 그런 그들에게는 현실의 모습이 범죄의 세상과 겹쳐지지 않는다면 그게 이상한 일이겠죠.. 그렇기에 더 거칠어지고 더 조심스러워지고 더 자신을 다독거려야되는 상황이 되어버린다는거죠.. 그러니 한 잔의 술에 그리고 편안함으로 인해 자신을 놓아버릴 때가 있을 수도 있다는 뭐 그런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물론 술 먹고 멍멍행동을 하는 거는 아주 불쾌하지만 말입니다.. 다음부터는 남자들끼리만 모여서 술 안먹어야겠습니다.. 가족 동반때는 안그러더니 말이죠..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상의 범죄들과 자극적 살인들은 "흔한 일들"인가요?.. 그렇지는 않을겁니다.. 매일같이 범죄적 살인이 언론과 미디어를 도배를 하더라도 일반인들의 삶에서는 그렇게 "흔한 일들"은 아닙니다.. 그냥 내 일이 아니니 외면하게 되는 드문 일들인거죠.. 하지만 이런 범죄를 벌이는 나쁜 넘들과 이들을 예방하고 밝혀내고자 불철주야 발냄새 풀풀 풍기면서 고생하시는 착한 일선의 검.경(요즘 두쪽 다 고생 많으십니다만)쪽 분들에게는 이런 일들은 아주 "흔한 일들"인 것이죠.. 그런 흔하진 않지만 흔한 일들이 되어버린 듯한 이 세상의 모습을 그려낸 범죄소설입니다.. 프로파일러 최재준은 연쇄살인범에 대한 강의와 경찰업무를 담당하는 우리의 주인공입니다.. 그런 그의 팀에서 살인사건을 맡게 되죠.. 연쇄살인입니다.. 그리고 연차적으로 벌어지는 살인의 내막에 자신과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됩니다.. 아무런 단서가 없는 살인마의 범행에 최재준은 자신이 파악하는 범행의 진실에 가까워지면서 살인자의 의도를 짐작하기 시작합니다.. 분명 자신과의 직접적 연관성을 두고 살인을 벌이면서 경쟁을 또는 대결에서 자신을 찾아내라는 의도를 분명히 알게되니까요.. 이제 최재준은 살인마와의 대결에 나서게 되지만 과연 그들의 대결은 어떻게 마무리가 될까요?.. 재미있네요..

 

읽으면서 자꾸 제목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아무리 읽어봐도 이 소설속의 내용은 흔한 일들이 아닌데 왜 난 이 내용들이 흔한 일들인마냥 느끼고 공감을 하는거지..라는 생각을 말이죠.. 사실 아무런 세상이 혼탁하고 범죄가 만연한 된장맛나는 세상이 되어버렸다고 하지만 소설속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은 여전히 흔한 일들이 아닙니다.. 하지만 없는 일들도 아닌 것이죠.. 드물긴하지만 잊혀질만하면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는 그런 일들입니다.. 그러니 간혹이 맞겠지만 절대로 사라지지 않는 일들인거죠.. 게다가 수많은 우리가 현실에서 접하는 감각적 이미지속에 이런 일들은 흔한 것처럼 보여집니다.. 뭐 숭배적 사상도 생기더만요(개인적으론 미친XXXXXXXX) 뭐 저도 이런 장르소설에서 즐거움을 찾고 재미있어하니 별반 다르지 않을라나요?.. 그렇습니다.. 흔하진 않지만 흔해보이는 일들인 그런 연쇄살인의 모습은 참 허구속에서는 즐거움을 줄 수 있습니다.. 사실이 아니라 믿으니까요.. 하지만 엄연히 현실에서 벌어지는 일들이기에 뒷맛은 씁쓸합니다..

 

단순한 줄거리와 내용입니다.. 머리 아프게 꼬이고 어렵게 만들질 않았네요.. 묵직하게 하나의 주제로 끝까지 속도감있게 밀고 가서 마무리까지 합니다.. 대결구도의 형식도 그렇게 나쁘질 않습니다.. 주위 인물들의 묘사들도 무리하게 끌여들여서 정신없게 만들질 않고 할 말들만 합니다.. 물론 필요한 인물들의 묘사들도 마찬가지구요.. 소설은 인물들의 모습보다는 사건의 구성과 서사에 집중하고 빨리빨리 진행을 합니다.. 고민하게 만들고 문장속에 단서를 주니 너거들 꼼꼼하게 읽고 추리까지 해봐라는 식의 진행은 아닙니다.. 그냥 줄기차게 따라가기만 하면 되니까요.. 이런 방식은 가독성에 좋습니다.. 집중도도 나쁘지 않구요.. 갈수록 국내 장르소설들 특히 스릴러소설에 있어서의 작가님들의 역량이 개인적으로는 아주 좋아지고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유치하지도 않고 보다 섬세한 조사와 노력이 눈에 보이기도 하구요.. 단순하게 아마추어적 자신감만 가지고 가당치도 않은 생각으로 주저리주저리 마구 펼쳐놓은 내용들이 많이 줄어가는것 같습니다.. 이 모든 것은 재미있다고 느꼈기에 가능한 개인적 의견임을 밝혀면서 혹시라도 "니가 게맛을 알아?"라는 식의 무시는 안하셔도 됩니다..전 게맛을 모르니까요..

 

여기에서는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으니 웬만하면 다음 단락으로 넘어가심이...이렇게 했는데도 꼭 읽는 사람이 있다아~ 글고는 스포 날렸다고 난리를 치고 말이지.. 근데 이 장점이 말이죠 끝내고나면 뭔가 허전한 점을 준다는 단점이 또 있습니다.. 정말 많은 것을 바라는 독자의 욕심이긴 하겠지만 조금은 더 꽉 찬 구성이었으면 하는 그런 생각들 있잖습니까.. 그러니까 사건의 내막이 드러나는 시점에서 벌어지는 클라이막스에서 말이죠.. 이 사건들을 벌이는 의도가 구체적이지 못하고 뜬금없이 일종의 일반적 연쇄살인자가 가지는 쾌락적 목적외에는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이 조금은 허했습니다.. 뭔가 좀 더 깊은 연관성과 의도가 있을 법했는데 말이죠.. 게다가 이런 살인자의 단순한 목적 조차도 크게 어필되지 않았다는 뭐 그런 생각이 들어서 말이죠.. 너무 속도감과 스릴러적 감성에 집중을 하신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뭐 안좋았다는 그런 말은 아닙니다..괜찮았어요.. 그냥 조금 내용적으로 허전한 마음 달랠길 없어 긴 한숨만 허공에 묻고 했다는 그런 말입니다

 

제가 이 작가님은 처음 접해보는데 소설을 두껍게 길게 구구절절 길게 대하적 감성으로 이어나간다고 좋은 작가는 아니잖아요.. 늘 그렇지만 재미있으면 저에게는 좋은 작가이며 훈륭한(?) 작가이신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이 신재형 작가님의 첫 장편소설인 듯 한데 나쁘지 않았구요.. 개인적으로는 이 작품의 주인공인 프로파일러 최재준이라는 캐릭터가 이번 한번으로 끝내기에는 조금 아쉬운 감이 들더군요.. 최재준의 개인적 모습과 과거도 궁금하구요.. 시리즈적 감성이 잘 살아있어 신재형 작가님의 작품을 자주 접하는 흔한 일들이 많이 생기기를 바랍니다.. 아따, 오늘도 길다, 이만 끝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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