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을 샀어요
벤저민 미 지음, 오정아 옮김 / 노블마인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제가 살고 있는 이 곳은 상당히 번화한 지방 중소도시입니다만 대도시의 소음과 정신없음은 덜 한 곳이기도 하죠.. 월급쟁이 인생에서 가장 크게 와닿는게 집값이나 전세가격이지 않습니까?.. 그런 의미에서 이 남쪽 나라는 많이 쌉니다.. 물론 또 다른 작은 도시에 비해서는 비싸지만 광역시등에 사시는 수많은 유리지갑 인생들의 내집마련 인생에 비해서는 숨통이 어느정도 트이는 곳이죠.. 그래서 서울이나 부산등에서 사시는 분들이 불쌍하게 느껴지는 경우도 쬐금 있습니다.. 같은 도시지만 나름 여유로운 삶의 안정적 인생이 있다는 생각에 큰도시로 이사가고 싶은 마음이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만..만...만 아이들을 생각하면 또 생각이 달라집니다.. 특히나 문화적 공간의 활용면에서 지역의 서러움을 많이 느끼게 되죠.. 아이들이 접할만한 인공적 문화공간의 부족은 상당히 열악한 환경인거죠.. 그 중에서 가장 크게 와닿는게 동물원입니다.. 근처 40KM내에는 없습니다.. 이 지역을 벗어나야 그나마 호랭이 한마리 정도 볼 수 있는 상황이니까요.. 기름값 소비하면서 멀리까지 가서 한번씩 보고 오는거죠.. 그것도 다 돌아보는 시간이 20분 정도 밖에 안되는 지방 소규모 동물원이니까요.. 그래도 갈때마다 환호성을 지릅니다.. 뻥튀기 하나 기린 줄라고 목말타서 미친듯이 손을 내미는 그 즐거움에 아이들은 늘 애원합니다.. 왜 이렇게 아이들은 동물원을 좋아라하는 걸까요?.. 냄새가 나는대도 불구하고 말이죠..

 

그래서 홧김에 동물원을 사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만 감당키나 하겠습니까, 현실적으로 미션 임파서블입니다.. 하지만 여기 동물원을 사신 분들이 계십니다.. 그러니까 한 대가족인 것이죠.. 언제나 현실 불가능한 일을 벌이는 사람들은 존경스럽습니다.. 거침없이 밀어부치고 모험을 감수하면서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부어서 마침내 이룩하시니까요.. 물론 실패하시는 경우도 많지만 그 실패마저 아름다운 경우도 많습니다.. 좌절하지 않는다면요.. 하여튼 이 가족분들은 성공을 하셨습니다.. 우연한 기회에 경매에 부쳐진 동물원을 사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어머니 이하 형제누이들이 뭉쳤습니다.. 미씨 가족들인데 말이죠.. 이 작품의 화자인 벤저민은 칼럼리스트입니다.. 그리고 동물원을 사는 중심인물이죠.. 여유롭고 평화스러운 전원생활을 프랑스의 한 지방에서 즐기면서 살아가는 중 우연히 아니 필연적으로 모험의 인생에 뛰어드는거죠.. 다트무어 동물원의 삶에 자신을 던져버립니다.. 모든게 허물어져가고 경제적 위기와 동물원의 운영이 어려워질 위기의 시점에서 성공의 보장이 없는 곳을 자신과 가족의 의지로 새롭게 만들어 나가는 이야기입니다.. 내용이야 제목에서 느껴지는 그대로입니다.. 해체되고 사라질 위기의 동물원의 주인들인 동물들의 생활과 그 동물과 함께 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니까요.. 2년 가까이 새로운 다트무어 동물원을 개장하기 위한 엄청난 노고가 책속에 가득 담겨 있습니다.. 그 내용이 가슴 아프고 즐겁고 행복하고 고통스럽고 박진감까지 넘칩니다.. 역시 글 쓰시는 분이시라 읽는 즐거움을 주십니다.. 뭐 게다가 실화니까요..

 

개인적으로 받아들이기 쉽게 공감적 내용이 많습니다.. 일반적인 독자들이 잘 이해하고 다가가기 쉽게 해주셔서 읽는 즐거움이 괜찮았구요.. 중간에 캐서린에 대한 부분은 참 가슴 따뜻한 모습으로 표현을 해주셨지만 개인적으로는 가슴이 찢어지더군요.. 그래서 주말에 와이프가 쪄준 감자를 먹어면서 이렇게 한마디 했습니다.. "이 감자, 딱 칠십까지만 해줘.. 그 사이 내가 안 죽는다면" 그러자 이렇게 대답합디다.. "어, 그거 애들 먹어라고 해놓은건데, 다 먹어 버리면 어떻게해?"라구요.. 뭐 이정도 말씀 드리면 이 작품이 주는 감동에 대해서는 충분히 이해하시라 믿습니다.. 뭐 워낙 유명하고 인기있는 실화이라서 충분히 파악 가능하신 부분들이 많으실겁니다.. 영국에서 다큐로 방송도 되었다네요.. 게다가 지금은 헐리우드에서 좋아라하는 감동적 가족드라마의 내용이다 보니 영화화가 진행되고 있답니다.. 맷 데이먼과 스칼렛 요한슨이 출연한다는군요..뭐 내용은 조금 바뀌고 헐리우드식의 자극적 영상들도 조금은 첨가되겠지만 말이죠(별로 마음에 안듭니다)

 

하나하나 섬세하고 꼼꼼하게 만들어 나가고 이루었던 다트무어 동물원의 새 연대기(?)가 완성되어 2007년 7월 7일부터 개장을 하였더군요.. 일개 개인이 동물원을 사서 자신의 인생과 주위의 모든 것들과 진정한 문화적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는 모습이 아름다웠습니다.. 돈도 없고 시간도 없고 여권도 없지만 기회가 된다면 영국이라는 나라의 지방의 작은 다트무어라는 동물원의 소브린을 함 보러 가고 싶군요(그사이 탈출하거나 연로하셔서 후대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말이죠)

 

사족으로 전 이번에 처음으로 동물들도 동성에 대한 사랑이 강하다는 이야기를 처음으로 알았습니다.. 왜 이때까지 인간만 동성을 사랑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을까요?.. 인간도 대자연속에서는 같은 동물일 뿐인데 말이죠.. 우습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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