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작 - 살인을 위한 살인
손선영 지음 / 손안의책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간만에 접하는 국내 작가의 추리소설입니다.. 이 "간만"이라는 말이 좀 안타깝기도 합니다.. 물론 제가 눈을 부라리고 찾아 다니면서 국내작가님들의 장르소설을 읽어주는 센스가 가득찬 독자라면 전혀 부끄럽지 않을텐데 말이죠.. 사실 또 그렇지가 못한 현실이다 보니까 간만일 수 밖에 없구요.. 역시 여전히 홀대받는 국내 장르작가님들의 띄엄띄엄 출간되는 작품들이 인정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사그러지는 출판문화와 호응에 많은 아쉬움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왜 그럴까를 생각해보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독자의 감상이 어떻게 받아들여지냐에 따라 작품은 인정받는다고 생각을 합니다.. 다른 분들은 잘 모르겠으니 제 이야기를 해보죠.. 솔직히 국내 작가님들의 작품을 찾아 읽어주는 센스가 없습니다.. 왜, 재미가 그닥 있지가 않아요.. 엄청난 시간동안 고민하고 고통받고 검토하고 수정하고 발표하신 작품들을 접하는 독자이지만 개인적으로는 한 권의 책일 뿐입니다.. 수많은 다른 책들보다 더 많은 의미를 가지지를 않죠.. 그냥 그렇게 접한 작품이 재미가 있고 느낌이 가득한 감성을 채워준다면 최고로 칩니다.. 그리고는 작가에 눈을 돌리게 되죠..이 작가?..음 괜찮은데!~ 정도의 인식이 생겨난다는거죠.. 하지만 수많은 처녀작들을 장르소설로 출간하신 작가님들은 많은 실패를 맛보게 되시더군요.. 다음 작품을 이어갈 희망이 많이 사그러지는 경우가 많더이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죠.. 여기서 그런 모든 것을 담을 수는 없겠지만 저는 가장 큰 문제점은 작가의 능력을 들고 싶구요 다음으로 출판문화와 대중의 선택이라고 봅니다.. 무엇보다 국내 작가님들의 작품에 대한 아마추어적 느낌이라는 편견을 떨쳐버릴 수 있는 계기를 꾸준히 만들어 준다면 조금씩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하기도 합니다.. 독자들의 취향은 다 다르지만 늘 같은 방향으로 흐르는 감성은 다르지 않거덩요.. 베스트셀러가 괜히 나오겠어요?.. 여기까지는 전적으로 제 생각이었습니다.. 반론은 받지를 않겠습니다.. 반론하는 사람들이 만약 작가님들이시라면 책 안사본다아~..

 

책 이야기할까요.. "합작"이라는 제목에 부제로는 "살인(煞人)을 위한 살인(殺人)"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좀 헷갈리는 부제이긴 한데요.."살"이라는 한자어에 대한 의미에 대해 많은 임팩트를 주신 듯 하더군요.. "죽일 살"과 관련된 의미는 독자님들이 이 작품을 읽으실 경우 대부분 검색을 해보시리라 믿습니다.. 안하는 사람이 이상한것이지요.. 궁금하지도 않나?.. 하여튼 합작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소설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빤스만 입은 한 사체가 바다물에 실려 일본의 오키나와 근해의 한 섬에 떠내려옵니다.. 그리고 경찰에 신고를 하죠.. 일본 경찰은 빤스가 왕방울임을 확인한 후 죽은 사람이 한국인임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일본 경찰인 우에하라 준은 한국 경찰인 백용준과 공조수사를 펼치게 됩니다.. 일단은 이게 합작의 첫 구성이구요.. 또다른 합작의 의미는 읽어보시면 충분히 파악되실겁니다.. 그렇게 수사를 시작한 후 사체의 신원이 밝혀집니다.. 이광기라는 잡범인 것이죠.. 그리고 3박 4일의 기간동안 우에하라와 백용준은 이광기의 죽음과 얽힌 진실의 실마리를 하나씩 찾아나가게 됩니다.. 그렇게 머리 아픈 추리적 구성은 아닙니다.. 중간중간 이 소설을 집필한 듯 보이는 이름모를 기자의 글에서 뭔가 추리적 구성에 대한 독자와의 대결을 펼쳐보실려고 하나 별반 관심이 없었구요(반말투의 내용이 조금 우스워 보입디다.. 자신을 대단한 것처럼 내세우는 것이).. 뭐 기자의 말마따나 등장인물이 아주 소수인데다가 한정적이니까 수월하더이다.. 하여튼 그렇게 이광기라는 빤스만 입고 양손이 절단되고 성기가 도륙된 체 떠내려온 사체의 죽음의 진실을 찾아나가는데 음.. 양파껍데기마냥 벗기면 벗길수록 추악한 진실이 드러난다는거죠.. 아주 지저분합니다.. 읽어보시면 느끼실겝니다..

 

사건을 수사하고 해결해 나가는 경찰소설로 보시면 되시겠습니다.. 수사공조로 인한 한.일 합작 수사프로젝트인것이죠.. 그 중심에는 죽은 자의 빤스가 있는 것입니다.. 사실은 제목과 부제에 만은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게다가 읽어보다면서 어디서 본 듯한 느낌도 듭니다.. "니나 잘하세요"를 무표정하게 내뱉는 영자씨가 떠오릅디다.. 하지만 일반적인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고 착실히 사건의 진실을 파헤쳐 나가는 부분은 나쁘지 않았구요.. 하나씩 밝혀나가는 살해된 자의 과거와 모습이 재미가 있었습니다.. 물론 이광기라는 캐릭터의 악마성에도 일단 점수를 좀 주고 싶군요.. 잘 살려주신것 같더라구요.. 하지만 집중해서 빠져들지 못하게 하는 뭔가가 있는데 그게 뭔지를 잘 모르겠어요.. 전반적으로 이야기들이 하나의 구심점에서 벗어나질 않는데 뭔가 겉도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었구요.. 특히나 사건을 해결해야할 합작하는 형사들의 행위들이 너무 가볍게 다가왔구요 진술을 하는 중요 용의자들의 모습들도 사건의 진실을 밝혀나가는데 필요한 내용들이지만 뭔가 어설퍼 보인다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게 뭔지 전 전문가가 아니라서 잘 모르겠지만 읽는데 부담은 없지만 집중해서 푸욱 빠져들기에는 역부족이었다라꼬 전 생각합니다..

 

조금 더 안좋은 말을 덧붙이자면(설마 멱살 잡진 않으시겠죠?.) 소설의 결말부분은 아주 비협조적이었다고 보여집니다.. 소설 전체를 아우르며 이어져온 감성을 마지막 몇 페이지의 반전의 진실과 이 소설을 연재한 기자의 의도는 정말 반전이라고 보기에는 너무 황당스러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대부분의 독자분들은 어느 시점에 들어서면 사건의 진실을 파악하시게 되실겁니다.. 대강의 추리적 의도로 눈치를 채실꺼구요.. 그냥 그렇게 마무리가 되었으면 에필로그식의 조용한 정리가 더 좋았지 않을까 싶은데 누구나 파악하고 알지만 굳이 드러낼 필요가 없어보이는 진실을 만인 앞에서 눈물을 머금고 떠들어대는 모습은 그닥 감동적이 않았다는 것이지요.. 소설이 의도한 살인에 대한 딜레마의 의미가 퇴색되어 버렸다고나 할까요?.. 전 그렇더군요.. 하지만 그것보다 더 비협조적인것이 마지막 챕터인 것이죠..왜?..라는 말밖에는.. 제가 제대로 이해를 못한 것일수도 있겠지만 좀 뻥지더군요.. 일반 독자의 입장에서 소설의 마지막 부분은 상당히 중요합니다.. 아무리 90%가 재미가 있었고 집중이 되었다고 하더라고 결말의 허탈함이나 허술함이 전체를 까먹은 경우가 많더군요.. 또한 반대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마지막이 좋으면 약간의 호응을 얻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 이유는 책을 덮고 난 다음의 작품의 잔상이 가장 임팩트가 되는 부분이 마지막이기 때문이 아닐까요?..아님 말구요..

 

자, 처음으로 돌아가서 국내 장르작가님들의 앞날에 많은 희망과 번영이 보이기를 바라는 한 독자입니다만 찾아서 읽지는 않는 모순적인 배은망덕한 독자이기도 하지요.. 이 이유는 저도 알고 작가님도 알고 출판사도 알고 압니다.. 왜냐하면 전 대중소설과 장르소설에 무한한 애정을 가진 한 독자이니까요..하지만 또한 평범한 독자이니까요..뭔 말인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만 하여튼 손선영 작가님이 손수 보내주시고 저자 사인까지 받은 입장에서 부디 건필하시고 대박을 이어나가기를 바라는 마음 가득합니다.. 물론 대한민국 모든 장르작가님의 앞날도 그러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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