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파일러
팻 브라운 지음, 하현길 옮김, 표창원 감수 / 시공사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세상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삶에 있어서 범죄라는 개념은 어떤 의미일까요?.. 무척이나 무섭고 공포스럽고 외면하고 싶은 것이지만 무엇보다도 우리네 삶과 가장 친숙한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참 가까운 느낌입니다..늘 마주하고 살아가는거니까요.. 지금 이순간에도 창밖의 세상에서는 구급차의 사이렌이 수시로 들려오고 내가 알지 못하는 주위의 어두운곳에서는 남의 시선을 피한 범죄가 버젓이 벌어지고 있습니다..그게 우리의 모습입니다.. 이제는 웬만한 자극적 범죄는 충격으로 다가오지도 않을 정도의 무덤덤함까지 선사해주더군요..세상은 그렇게 범죄에 적응되어가고 있다는 증거가 되겠죠..이러한 세상이다 보니 이제는 프로파일러라는 개념이 자연스럽게 우리의 일상에도 등장하게 됩니다..사실상 프로파일러라는 단어의 의미는 상당히 전문적인 말입니다. 순수하게 범죄랑 어울리지 않는 도덕적 일반시민들의 입장에서는 파악하기 쉽지 않은 단어인데도 불구하고 요즘은 초딩조차 커서 프로파일러가 되고 싶다는 말까지 해대는 실정입니다..이거 좋은건가요??..온갖 미디어나 뉴스물에서 넘쳐나는 범죄의 영향력은 더이상 말할 필요도 없는거구요..장르소설과 스릴러등을 살앙하는 대중소설 독자의 입장에서도 이 프로파일러라는 직종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일종의 로망이 있기도 합니다... 헐리우드 영화나 경찰물을 다룬 범죄드라마에서 수시로 등장하며 연쇄살인마와 범죄자들을 소탕하는데 상당히 큰 역할을 담당하는 사람들이니까요..게다가 멋진 모습까지 덤인거죠..하지만 이 작품은 그런 멋지구리하게 포장된 프로파일러라는 세계의 모습에 찬물을 끼얹어주십니다..

 

이젠 프로파일러라는 단어의 뜻을 해석하지 않아도 웬만큼 압니다.. 무쟈게 홍보가 잘되어 있거덩요..그렇지 않나요?.. 온갖 미디어에서 범죄행동분석이니, 범죄심리학이니, 범죄심리과학이니 하면서 자극적인 흥미위주의 범죄적 소재속에 이런 범죄심리분서관들의 모습을 멋지구리하게 포장을 하고 자극적인 소재와 함께 내세우고 있으니까요..뭐 저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무척이나 즐겨보는게 다 이런 범죄소설류이니까요..좋아라합니다..멋지기도 하구요..실제로 존재하는 일이니 더 호기심이 가는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이 작품을 택하기도 한거구요.. 여기서 우리의 작가 아줌마이신 펫 브라운여사께서는 현실은 포장된 미디어와는 다르다라는 사실을 먼저 펼쳐놓으십니다. 우리의 현실은 생각만큼 사건의 진실을 해결해나갈만큼의 여력도 없을 뿐더러 정황뿐인 사건에는 지아무리 대단한 프로파일러가 판단을 하더라도 증거가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는 범죄사건의 해결의 현실을 너무나도 적나라하게 까댄다고 할까요?..제대로 해결된게 하나도 없으니 뭐 틀린 말은 아닐 것입니다.. 언제나 우리가 보아오는 영화적 모습속의 범죄는 해결되면서 끝이 납니다.. 하지만 현실은 늘 미결사건이 넘쳐나고 세월이 흐르는 시간에 정비례하게 진실은 숨겨진다는거죠..그건 미국이나 우리나라나 별반 다르지 않을 겁니다... 엄청난 범죄사건의 수와는 반대적으로 그것을 담당하는 형사분들의 한계는 분명히 존재하는거니까요.. 여전히 발품 팔아서 사건의 해결을 위해 뛰어다니는 형사분들의 입장에서는 프로파일러의 정황들과 심리적 행동분석등만으로는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아니까요..브라운여사 역시 그런 현실을 알기에 자신이 경험한 프로파일러로서의 범죄분석들이 안타깝기만 한 것이겠죠..

 

팻 브라운여사는 아줌마이십니다.. 그러니까 전문 프로파일러가 되시기 전 전업주부로서 하숙생에게서 하숙비 받고 생활하시던 분이신데 우연찮게 동네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의 가해자가 바로 자기집 하숙생임을 정황상(?!) 파악한 브라운 아줌마는 이런저런 정황증거를 모아서 경찰서로 갑니다..하지만 경찰들은 무시해버리는거죠.. 그 이유는 나중에 나오지만 무시당한 아줌마는 역시 충격적이었을겁니다..자기가 볼때는 무조건 범인이 하숙생인데 들은척을 안하니까요..게다가 살인자가 자신의 공간내에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얼마나 무서웠겠습니까?..이에 절치부심한 아줌마는 자신의 캐리어에 프로파일러라는 직함을 적어 넣습니다.. 프로파일러는 FBI에서만 할 수 있는게 아닌걸 안거죠..혼자서 열심히 공부하고 파악하고 배우고 경험하면서 전문적 프로파일러가 된 팻 브라운 여사는 범죄사실과 범죄자의 심리적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며 편협된 고정관념을 탈피한 객관성이 유지된 프로파일러로서 명성을 쌓아갑니다.. 하지만 역시 범죄의 현실은 여전히 막막하다는것을 알게되는거죠..이 작품은 그런 여사의 프로파일러가 되기 위한 인생과 프로파일러의 삶에서의 분석된 사건들을 내세워 진실이 무엇인지 보여주고자 했다는 겁니다.. 개인적으로는 재미가 있네요.. 

 

다큐속에 등장하는 사건들의 내막들은 아주 상세합니다.. 하나에서 열까지 모두 사건의 현장이 그대로 투영된것처럼 자세하고 섬세하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범죄현장의 사진속에서 범죄자의 행동반경을 하나씩 끄집어내고 상황적 판단을 근거로 범죄심리와 이에 부합되는 주위의 인물에 대한 인터뷰와 취재등으로 사건의 연결고리를 만들어낸 후 이에 맞는 용의자를 추려나가는 방식의 모습은 자연스러운 사건 해결의 희망을 보여주기에 적합합니다.. 이런 내용들은 상당히 자극적입니다.. 직접적이며 자극적인 단어의 선택과 의미들은 전문적 범죄의 행태들을 그대로 드러내놓습니다.. 얼굴 찌푸려지기에 딱 알맞습니다.. 물론 이 작품속에 등장하는 자세한 묘사들은 언제나 우리가 들어오고 보아오던 것들입니다..단지 살해된 사람들의 처참한 상황만 숨겨질 뿐인거죠..그런 사건들을 이 작품속에서는 나열을 해두고 있습니다..근데 이게 다큐다보니 처음에 느낀 흥미적 관심이 갈수록 시들어지는거죠..소설적 진행과 내용이 아니다보니 끊김이 생길 수 밖에 없고 작가의 의도를 단지 몇 건의 프로파일링만 접하더라도 충분히 인식하게 된다는거죠..뭐 애초부터 서사형식으로 진행하고자하는 편집이 아니었기에 뭐라 말씀드릴수는 없겠으나 역시 재미적 측면에서 독자들은 이야기적 구성을 선호할 수밖에 없겠습니다. 물론 각각의 사건들은 이야기적 재미가 상당히 좋습니다만 챕터별 끊김은 독서에 늘 방해가 되는 것들이니까요. 그게 많이 아쉬웠습니다..

 

전 사실 회피하고 싶은 사람입니다.. 언제나 자극적인 소설과 영화등을 즐겨하는 일개 독자이긴 하지만 제가 상상하는 소설이나 영화속의 범죄들은 늘 소탕되고 프로파일러의 분석으로 미친넘들이 극적으로 붙잡히는 해피엔딩을 원합니다.. 범죄와 맞닥트린 현실속의 나는 그들이 우리 가족의 범위내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기가 쉽지 않군요.. 그래서 더 이 작품속의 범죄 사실들의 결과가 더 찝찝하게 다가옵니다.. 당연하고 알고 있었던 사실이지만 늘 회피하고 외면하기만 했던 진실이기도 하니까요..굳이 나름 비극적 내용일 필요는 없지 않을까요?..비록 힘들고 한계가 있어 미결된 사건이 무수히 존재하는게 현실이겠지만 여전히 전 우리 경찰의 힘을 믿고 나쁜넘들을 법의 기준안에서 처벌가능하다고 믿고 싶거덩요.. 그러고 싶거덩요.. 이야기의 마무리가 배를 타고 산으로 갔군요..하여튼 뭐 그렇습니다..좋은 세상, 행복한 세상에서 아이들을 기르고 싶은 아저씨입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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