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온다 리쿠 지음, 박수지 옮김 / 노블마인 / 2011년 1월
평점 :
절판





어릴적 한번씩 이런 경험들 있지 않습니까?..유령 나오는 집같은 폐가에 한 번씩 가본 경험들 말이죠..나이가 들거나 커서는 못갑니다..꼭 초딩정도의 수준이 알맞죠. 그 당시에는 유령의 존재와 공포적 초현실감에 대한 무한한 포용력(?)을 가지고 있을 순수한 시기이었을테니까요..저 역시 그 순수했던 시절의 폐가 방문기가 있었더랬죠..그리고 직접 유령을 보았다고 자신있게 말씀 드릴수가 있겠습니다. 장소도 정확하게 제시해드릴 수가 있습니다. 지금같으면 그 뭡니까?..엑소시스튼가?.뭔가 방송에서 하는 그런 폐가말이죠..현재는 그 야산이 모두 깍여 아파트가 들어서버렸지만 그시절 노산 이은상 할아버지가 어린시절 노닐던 제비산은 그때까지 저희들의 놀이터로 적합한 장소였답니다..그 곳에 폐가가 있었더랬죠..저녁놀이 질때쯤 친구들과 내기를 합니다.. 저 집에 들어가서 십분동안 개기다가 나오기!!~ 이긴 넘에게 딱지 오백장씩 주기, 뭐 이렇게 했던걸로 기억나네요.. 그리고 처음 들어간 두 친구는 채 일분이 되지도 못하고 튀어나옵니다..그리고 세번째 제가 들어가는거죠...그리고 그곳의 벽면에서 그여자를 보게 됩니다.. 숨을 쉴 수가 없을 정도로 뭔가 꽉막혀버린 느낌이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그냥 스르륵 저를 스쳐 지나가버린 그녀를 꼼짝없이 옆눈으로 지켜만 보고 있었던거죠..잠시동안이었을겁니다..그 순간의 공포감을 견디기 힘들어서 바로 튀어나와버립니다..나오니 어둡더군요..그리고 친구들도 없더군요..마구 불러보지만 아무 대답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미친듯이 집으로 달려갑니다..집에 도착하여 시계를 보니 한시간가량이 흘렀더군요..신기했습니다. 그 안에서 잠시 있었던것으로 기억하는데 그만큼이나 시간이 흘러버렸다니요..근데 절 기다리고 있어야될 그 색히들(욕들어도 싼 넘들임!)은 도대체 어딜 사라져버린거죠?..다음날 전 꿋꿋하게 네 넘들에게서 딱지 오백장씩을 받아냈습니다..

 

뭔가 길게 적기는 했는데 뭔 말인지는 모르겠군요..죄송합니다. 한번씩 책을 읽다보면 옛추억이 삐리리 떠오를때가 있죠..그것도 선명하고 강렬하게 말이죠..이 작품도 그렇군요..전혀 생각나지 않았던 추억인데 파팍!~번쩍하고 번개가 치면서 위의 영상이 떠오른거지요..물론 이 작품속의 "우리 집"이라는 공간은 폐허는 아닙니다..사람이 살 수 있는 공간인거지요..오랫동안 그 집에서 살아왔던 인간들의 내막을 알려주는 작품입니다.. 살아 생전의 인간들의 공포스럽기도 하고 잔인하고 소름끼치는 모습과 죽은 후의 유령들의 모습들입니다. 그들은 인간이었을때 살인자였습니다..그리고 사라집니다.집만 덩그러니 남아있는거죠...실체가 없는 유령들은 실체가 있는 집안에 묶입니다..새로운 사람들이 싼 맛에 언덕위의 고풍스러운 집에 반해 이사를 옵니다. 그리곤 내막을 알고 귀신에 씌워 죽거나 도망쳐버리기 일쑤인 것이죠..여기까지는 어디서나 많이 보아오던 내용들입니다..그리고 한 중년 여성 작가분이 그 집을 수리를 해서 거주를 하면서 살아가게 되는거죠..이 책을 끝내는 시점까지는 큰 탈이 없어보입니다. 앞으로도 그 작가님의 거주생활은 크게 문제가 될 것 같지는 않네요..

 

주인공은 언덕 위에 홀로 놓인 "우리 집"입니다..그리곤 그 속에서 벌어지는 범죄적 인간들의 공포적 추억들이 그 부산물들인거죠. 말그대로 현재 우리집에서는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과거속의 우리집은 수많은 환상적 공포가 가득한 곳이라는 것이죠. 그리고 그 공포는 실재했던 일들입니다..하지만 아무 일은 없습니다. 그들은 유령들이니까요..죽은자는 공포스럽지만 무섭지는 않습니다..늘 살아있는 인간이 무서운거니까요..그 사람들이 살았을때는 당근 소름끼치는 무서움인것이지요..이러한 반어적 감성이 많은 작품입니다. 무쟈게 공포스러운 집이지만 알고 보면 우리 인간에게 해가 되지 못하는 우리 집이니까요..유령을 인정만 해주면 탈이 없다는 말이죠..근데 그게 쉽지가 않잖아요?..그러니 그게 쉬운 사람은 살 수 있는거죠..뭐 그런 이야기입니다.어렵나요?

 

짧은 챕터로 나눠져 있습니다. 우리 집과 관련된 유령들의 내막을 각 챕터별로 짧고 재미나게 보여줍니다. 약간은 환상적이며 공포감 조성도 적절하게 배치해주시고 스산한 감성도 제대로 불어넣어주십니다..역시 온다 리쿠 아줌마 작가님의 역량이 백만배 묻어납니다..온다 작가님이니까 가능하다는 말인 것이죠.. 뭐 딱히 정의를 내리기는 어렵지만 그 있잖습니까?.."온다 리쿠적 퐌상적 공포감의 끈적거리는 인간적 따스한 소름 끼침" 좋은 말이죠?..그런 느낌입니다..ㅋ.. 잘게 썰어주고 꾹꾹 다져서 저며주는 솜씨가 대단하신 작가님이시라 그 온다적 공포감을 만끽하시기에 적합한 작품이 아닐까 싶네요..게다가 지리하게 길게 이어나가지도 않고 깔끔하게 할 말만 끊어서 해주시는 개인적으로는 온다 리쿠 작품중에 가장 저와 잘 맞았다고 보여집니다. 그동안 온다 아줌마 작품을 늘 접하고 읽어오면서 이건 아닌데?..하면서 자꾸 손이 가더군요..맛없는 새우로 만든 깡다구가 가득한 느낌이라고나 할까요?..뭐 그랬습니다..근데 이번엔 좋더군요..조금 아쉽기도 하구요..,

 

이 세상에 존재하는 오랜 세월동안 지나온 수많은 집들은 모두 유령의 집이다라는게 어떻게 보면 참 자연스러우면서도 공포스럽고 무서운 이야기 아닙니까?..어떤 일들이 어떻게 그 집의 역사에 이어져 내려오는지 당사자 외에는 모르는거니까요?.. 저 옆집에 예전에 살인이 없었을꺼라고 누가 장담합니까?...제가 어린시절 가보았던 그 폐가처럼요.. 아무도 모르는 그 폐가 안에는 그 여자가 있었으니까요..그리고 절 두고 도망가버린 친구넘들도 있었으니까요..요즘 이 친구들은 무얼하고 지낼까요?..이름은 생각나지 않는군요..얼굴은 개중 두명은 떠오르는데.. 혹시라도 이 글을 보고 어라?..저거 난데?..하시는 분?..반갑다 친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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