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리스의 미궁호텔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26
야자키 아리미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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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인형이 말을 합니다. 뭐 소설속에서나 영화속에서 가능한 이야기인거죠.. 실제로 핑크색 돼지인형이 버젓이 돌아댕기면서 사람과 사람의 멘토(요즘 마이 유행하는 말인 듯) 비스므리한 역할을 하고 다니겠습니까?. 누가 그런 돼지를 봤다라고 치면 미친넘 소리 듣기 십상인거죠?..실제 돼지가 말을 한다는것도 우습거니와 더군다나 인형인데 말이죠.. 말인즉슨 그런 돼지를 본 적이 있으시다면 필히 현재 일상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시길 바란다는 경고의 처방이 나올 수도 있겠습니다. 헛 것이 보이는 것이니까요.. 그 헛 것인 듯 싶은 돼지인형에 대한 이야기를 사실인냥 버젓이 드러내놓고 진짜 있다고 구라를 치고 있는 것입니다..근데요 이게 분명히 우습지도 않은 유치한 픽션적 내용임에도 상당히 수긍가는 진지한 유치함을 전달해준다는 말인거죠.. 돼지인형을 보여주면서 왜 저 돼지인형이 나오는걸까?..라고 생각을 하게 만들면서 또 음..그래, 괜찮네..뭐가?..그냥 그렇게 돼지인형과 인간들의 자연스러운 이어짐에 대해 고개 끄덕거리고 있다는거죠... 돼지인형이 진짜 세상에 존재한다는거에 말이죠..

 

어디에선가 본 적이 있는듯한 누구나가 한번씩은 접해보셨을법한 그런 돼지인형입니다..물론 핑크색입니다..흰색은 때가 많이 타고 역시 고기는 핑크색일때 제 맛이 나는(?) 거니까요..그래서 여전히 식육점에서는 얄팍한 핑크빛 형광등을 사용하는걸로 알고 있습니다..하지만 요즘 돼지고기값이 천정부지로 뛰어오르더군요..삼겹살 함 먹기가 소고기만큼 어렵습니다. 응?.. 이 돼지인형의 이름은 야마자키 돼지돼지씨랍니다. 호텔 버틀러(집사개념)이라는데 하여튼 호텔 매니저 비슷합니다..그 호텔이 이 소설의 주요배경인거죠..어딘가에 벚꽃이 만발하고 유성우가 떨어지는 멋진 바닷가가 함께하는 그런 멋드러진 호텔인 것입니다..별 다섯개 정도 되는 그랜드호텔인거죠..그 호텔에 오가는 사람들과 호텔이 주최하는 연극 오델로에 대한 연관성을 내용으로 일년간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뭐 일년이라고 해봤자 간단한 단편적 내용으로 이어집니다..어렵지 않아요. 사계절에 대한 내용과 각각의 계절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일년후 오델로 연극이 공연되고 함께 보면서 각각의 인생을 돌이켜보고 앞으로의 인생에 대해 마무리를 짓는 뭐 그런 자질구레하면서도 잔잔하고 따뜻하고 편안한 소설이니까요..

 

그러니까 소설의 중심은 인간입니다. 계절별로 각기 다른 인물들이 등장해 그들의 내면과 일상과 아픔과 상황을 그랜드호텔이라는 공간을 통해서 보여줍니다..그리고 아무나한테 나타나지 않는 돼지인형이 그들앞에 등장하는거죠..뭐랄까요?..이 야마자키 돼지는 꼭 필요한 사람들의 중간자 역할을 제대로 해줍니다..인생의 어드바이저 비슷한 역할이라고 보면 될 듯 싶네요.. 근데 이 돼지를 보면 중심인물들의 심리가 아주 인간적인 것이죠.. 누구나가 느끼는 돼지인형이 말한다에서 시작해서 내가 미친건가?.헛 것이 보이네..어라 이야기를 해보니 자연스러워지네?..웬지 친근함이 들어..우리집에 있는 돼지인형같아..남같지가 않아!!~뭐 이런 느낌으로 돼지인형은 인간의 마음속으로 파고듭니다..그리고 오델로의 악역인 이아고를 연기하는거죠..ㅋ..괜찮더군요..

 

미궁호텔이라는 제목과는 어울리지 않지만 어설픈 느낌은 아니었구요 처음과 끝이 작가의 의도하는바가 제대로 보여서 나쁘지 않았습니다.. 장르소설로 보기에는 조금 어색하기도 하고 그렇다고 문학적 역량이 좋은 작품도 아니지만 현실속의 사소한 환상을 살짝 보여주며 인간의 세상을 만들어나가는 방식으로는 돼지인형의 출현이 그렇게 나쁘지 않네요..내용도 재미있습니다 과하지도 않구요 그렇다고 지루하지도 않습니다..자잘한 즐거움이 많네요. 일종의 단편처럼 이어놓은 내용이지만 모아놓고보면 한편의 장편처럼 느껴지는 것도 나쁘지 않구요..새삼스럽게 돼지인형이 더 귀여워지는 상황을 만들어줍디다..

 

돼지인형을 주인공으로 하는 작품을 많이 만드셨더군요.. 솔직히 처음에는 조금 어라?..뭐냐고오?..였습니다..하지만 읽고나니 좋네요.. 딱히 원하는 내용은 아니었지만 읽고나니 또 읽고 싶어지는 작은 즐거움을 주는 그런 작품있지 않습니까?..크게 부각되지 않으면서 인간의 중심에서 힘든 일을 풀어주고 충고를 해주는 돼지인형 한마리 키우고 싶군요.. 집에 있는 인형들 가운데 하나라도 대화가 되는 인형이 있어도 괜찮을 듯 한데...뭐 울 아들은 인형들과 대화를 나누기도 하더군요...특히 파워레인저 정글포스 고릴라와 많은 이야기를 나눕디다..실제로..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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