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양장) - 유년의 기억 소설로 그린 자화상 1
박완서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5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과거를 되짚어 본다는게 누군가에게는 즐거운 추억이 될 것이고 또다른 누군가에게는 잊고싶은 아픔의 고통이 될 수도 있을거라고 생각되어집니다. 누군가가 이런 말씀을 합디다. 지나고 나면 다 좋은 기억만 남아 있게 돼.. 그 당시 나에게 얼마나 고통스럽고 아픔을 주었는지 지나고 생각해보면 그런 감정의 생채기는 사라지고 어느덧 싱긋거리는 미소와 함께 추억만 남게 된다고 하더군요. 그게 맞는 말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개인적으로는 딱히 고통스럽고 아픔이 지독한 추억을 가저본 적이 없으니까요. 하여튼 추억이라 불리우는 기억은 인간이라는 존재에게 살아가는 바탕이 되어주는 귀중한 정신적 재산이 아닌가라고 교과서적 해석을 해보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전 저 싱아를 먹지 않았다꼬 자신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믄 싱아가 뭔지 잘 모르거덩요..모르는 걸 먹을 수는 없잖습니까?..그러니 전 무죄이고 이 사건과는 무관한 인물임에 틀림없습니다..암요..저 많던 싱아는 아마도 작가이신 故 박완서님께서 어린시절 개성의 박적골에서 많이 드셨던 자연산 열매였던걸로 알고 있습니다...소설은 추억을 되새기는 즐거움의 한 부분으로 떠오르는 영상들처럼 어린시절 자연을 벗삼아 콧물 찔찔 흘리며 소매로 쓰윽 닦아내며 온동네 산천을 내집마냥 뛰어다니던 시절부터 시작합니다..흐뭇한 시작입죠...추억을 그렇게 시작해야됨이 자연스러운거 아니거씁니까?..기분 좋고 싱긋한 미소가 퍼지는 시작입니다..저 역시 작가님의 어린시절과는 한참 떨어진 세대의 인물이지만 공감은 갑니다...제가 어린시절까지의 감성은 어느정도 엮여 있다고 볼 수 있겠네요..저 역시 어린시절 동네 노산에서 아카시아 잎을 쪽쪽 빨아먹고 맨발로 뛰어다녔거덩요.. 여러분들도 비슷하시죠?..뭐 90년 이후 출생하신 분들중에서도 나두요..하시는 분들도 계시리라 믿지만 개인적으로 너네들은 아직 민증 잉크도 안말랐다꼬 난 생각한단다아!~.ㅋ..뭔 이야기했었쥐?.. 네, 하여튼 그렇게 시작합니다. 개성의 한 시골에서 자라는 작가의 어린시절이 참 기분 좋습니다. 어린시절 아버지를 여의고 할아버지와 할머니 밑에서 자라난 작가는 자신보다 한참 위인 오빠와 어머니를 서울의 학교로 보내고 개성에서 어린시절을 보내게 됩니다..그리고 위대한 어머니의 자식에 대한 학구열이 대단함을 알게 되는거죠..서울로 상경하여 어럽게 학업을 이뤄나가면서 어린시절의 추억이 만들어져 나갑니다..물론 일제시대의 30년대말부터 해방까지의 일이 작품의 거의 대부분입니다. 그시절 시대적 상황과 작가의 일상과 생활을 자연스럽게 기억해내며 추억을 뱉어내고 있는거죠..즐거우면서 재미있습니다.그리고 전쟁이 발발하게 됩니다..처절함만 남죠...그리고 어느시점에서 개인적으로는 절정의 부분이라고 생각이 되어집니다만 소설은 마무리가 되어집니다..다음편에 계속 뭐 이런 느낌입니다만.. 또다른 제목의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로 이어진다는 멘트가 나오더군요...시작은 즐거웠습니다..그리고 마지막은 처절했습니다..전쟁이 주는 처절함과 처참함을 그대로 드러낸 체 소설은 끝이 나버립니다...결말을 왜 이야기 하냐구요?..스포일러라구요?..뭐 제가 추리스릴러를 읽긴 하지만 이 작품은 순문학입니다아~. 박완서라는 위대한 작가의 추억의 자화상을 그린 작품이니까요..

 

자꾸 저의 어린시절이 떠오른건 어쩔 수가 없네요... 상당한 시간적 격차가 존재하는 추억입니다만 40년 가까운 시간이 벌어지는군요..작가님께서 가지신 추억과 제가 가진 추억의 시간적 공간적 배경이요..그런데도 얼핏 크게 다르지 않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저의 어린시절 역시 반공이 국시였던 시절이었고 여전히 유틸리티라 불리우는 현시대의 정보통신망의 발전이 거의 미비하던 시절이었고 집에 있다는건 잠을 잔다는 이유말고는 없었던 시절이었으니까요...네, 무엇보다도 저의 어린시절에서도 새끼줄을 사용하였고 통시라고 불리우는 변소에서 신문지를 오려놓고 빡빡 문질러 부드럽게 만들어 사용하던 시절이었으니까.. 양변기?..설마요!~..전 학교를 가고 나서 한참만에 그 쪼그려변기를 처음으로 봤습니다..급격하게 세상이 달라지는 시점이었죠..ㅋ 나라가 정의사회 구현으로 바뀌고 머리가 없으신 분이 대통령에 홀로 자신만만하게(?) 등장하던 시절이었거덩요..뭔가요?..이건 제 추억을 논할 자리는 아닌 듯 한데??.

 

즐거운 책읽기입니다..타인의 과거를 엿본다는 사실과 그 속에 묻어있는 자연적으로 인식되어지는 역사적 배경들이 그동안 알아왔던 지식적 역사와 함께 맞물려 이러한 시절에 이 분의 추억은 이렇게 이루어졌군화라는 뭐 그런 느낌의 공감대를 형성하게 됩니다..그러니까 자국민의 입장에서 상당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감정적 동화를 일으키기 좋은 소재인거죠..그 과거라는 추억이 밋밋하고 시골에서의 우당탕당 좌충우돌하는 자연속에서 님과 함께 저 푸른 초원위에 그림같은 집을 짓는 내용만 담겨있으면 뭔 재미겠습니까?..재미라는 단어를 쓰는것조차 불경스럽기는 한데, 역시 순문학이지만 대중소설의 역할이니까요..재미는 있어야하지 않겠습니까?..시대의 아픔이 함께 녹아있습니다..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존재에 있어서 가장 아픈 시간들인 식민지와 전쟁이라는 소재가 담겨 있으니까요... 그 속에서 일반인들의 모습들, 우리들의 모습들이 그대로 담긴 내용을 본다는것은 공감의 행복을 느끼게 해줍니다. 약할 수밖에 없지만 시대에 휘둘리고 권력에 내몰리고 사상에 지쳐버리는 민초들의 삶이라는게 아주 지랄맞을 수밖에 없지만 그 속에서 우리는 인간을 느끼고 끈질긴 생명력과 연약하지만 무척이나 강한 의지를 찾을 수 있으니까요..전 그렇게 이작품을 봤습니다..

 

시대의 흐름과 함께 작가의 추억담을 읽는 재미가 아주 좋습니다. 그렇게 어렵지 않구요.. 일상생활의 쪼임을 조금 풀어주는 즐거움도 줍니다. 무엇보다도 드라마속에서 많이 보아오던 그런 이미지적 측면도 고려가 될 수 밖에 없군요..언제던가요?.92년이었나요?..이 작품이 처음 출시되었을때가?..상당한 베스트셀러가 되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 당시 저도 대학생이었으니까요?..읽어보진 않았지만..여성적 측면이 많잖아요?..ㅋㅋ..또한 그 당시 고 박완서 작가님은 내놓라하는 국내 작가분들 중에서도 인지도를 가지신 분이시라 원작을 구성한 드라마들도 상당히 히트를 했던 것으로 기억하네요. 쉽게말해서 읽어보지 않아도 작가님을 모르는 사람은 많이 드물었다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오랜기간동안 역시나 스테디셀러로서 자리매김을 한 작품인거죠..제목만 봐도 아하!~ 그 책하시는 분들도 많으실테니까요..그렇습니다...좋은 책, 명작이라하믄 오랫동안 기억되고 되새겨지는 책이라 했습니다. 뭐 아직까지는 얼마되지 않는 20년 남짓한 시간이지만 여전히 독자에게 감성적 공감을 주는 작품이 있다는 것은 즐거움이죠..근데 모르겠습니다. 이제는 더이상 박완서 작가님의 새로운 작품을 접하지 못하게 됨이 심히 안타깝게 느껴져서 일까요?..뭐 사실 제대로 읽어본 작품도 없는 미천한 독자의 입장에서 이렇다할 말주변이 있을 수도 없겠지만은 작가를 추모하는 입장속에서 한시적 반짝이는 독서의 모습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인가?..라는 자문을 해봅니다. 여전히 읽을 책들은 장르소설인데다가 추리와 피칠갑이 천지인지라.. 또다시 언제쯤 작가님의 작품을 펼쳐들지 기약은 못하겠습니다만 당신이  두고가신 수많은 인생의 편린들과 존재의 흔적들을 기회가 된다면 찾아보겠습니라라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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