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개의 고양이 눈 - 2011년 제44회 한국일보문학상 수상작
최제훈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1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간혹 이런 생각을 하곤 합니다. 알흠답고 이쁘게 커가는 쌍둥이들을 볼때마다 얘네들은 전생에 어떤 인연으로 둘이 함께 엄마의 배속에서 만나게 되었을까?..그렇다고 엄마의 배속에서 둘이서 조곤조곤 말을 주고 받고 서로 쓰다듬어 줄 입장이 안되었던게 이란성이라서 따로 방이 마련되어 있었거든요..열달동안 서로의 방에서 커가느라고 좁은 방의 평수(?)에 불평을 늘어놓느라 허구헌날 엄마의 배를 차던 놈들이었습니다..특히 딸아이는 수시로 꿈틀대며 존재를 확인시켜주더군요...신기했습니다. 막상 태어나고 보니 따로 놀고 완전 다른 아이들이었죠..성향도 생김새도 모두 각자의 모습이었습니다..쌍둥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다른 모습이라 참말로 신기하더군요..그러다가 어느정도 자라나니 이젠 싸웁니다.. 덩치 큰 남자아이가 덩치가 작은 여자아이를 가볍게 태클을 하고 지나가곤 하죠..문득 소설속에 등장하는 이란성 남녀쌍둥이에 대한 작가의 말을 보니 생각이 납니다. 그러니까 얘네들이 전생에 부부였거나 철천지 원수였다면 그 전전생에 그들은 무엇이었을까?..부부로서의 인연이었다면 전전생에서는 모자나 부녀의 사이었을수도 있고 철천지 원수라면 사랑의 애증에 자살한 로미오와 줄리엣이 될 수도 있지 않았을까?..그런 이렇게 만난 두 아이는 또 새로운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까?..윤회의 법칙?...그럴지도 모릅니다..모든 것은 언제나 연결되어 있고 무한한 반복의 역사일지도..자, 이제 이야기를 시작해 볼까요?..당신이 잠들지 못하도록

 

상당히 매력적인 도입부의 시작으로 소설은 진행이 됩니다. 인용같은거 잘 안하는데 글자수도 늘일겸 한번 적어봅시다. "집에 돌아와 문을 열었을 때 어둠 속에서 일곱 개의 고양이 눈을 보았네 내가 키우는 새끼 고양이는 세 마리뿐인데 하얀 고양이, 까만 고양이, 얼룩 고양이 나는 차마 불을 켜지 못했네"라는 도입의 서두를 제시하고 소설은 독자들을 환상속에 빠트려버립니다..말 그대로 헤어나지 못할 미로의 환상속으로 빠트려버립니다...못헤어납니다..재미적인 측면에서도 그렇지만 뫼비우스적인 서사의 의도에서도 헤어나질 못합니다..어떤 내용이냐구요?..설명하기가 어렵습니다.. 딱히 하나의 구성으로 이루어진 작품으로 줄거리를 나열하기가 어려운 내용이니까요..그래도 안읽어도 읽은척을 원하시는 분들을 위해 간략정리를 하자면 하나의 소설적 형태가 이루어집니다..쉽게 말해서 공포소설류의 한 산장에 여섯명이 모여서 차례로 살해당하는 내용이 제시됩니다..그리고는 이 내용을 중심으로 여러갈래의 줄기가 형성됩니다. 내용마다 주인공이 다르고 관점이 변경되니 줄거리라고는 없습니다.하지만 다 이어져 나가고 있죠. 각가의 챕터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은 다음의 챕터에서는 다른 인물로 바뀌어버리곤하고 또다시 다음 챕터에서는 다른관점에서 본 다른 인물의 같은 사람의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윽!!~~어렵나요?...그렇습니다.. 무척이나 어렵습니다..그런데도 재미가 있다구요?..맞습니다..무척이나 재미가있습니다..설명하기 어렵고 간추려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뭔가 이해는 가는 판타지적 미스터리 소설로 보시면 되겠습니다... 이렇게라도 읽은 척하시면서 대화를 나눠보시면 혹 대화를 나누실 분이 이 책을 접하신 분이시라도 고개를 끄덕끄덕하실꺼라 믿습니다..왜냐하믄 그 분도 읽어도 헷갈려 하셨을 공산이 크니까요...아닐까요?..ㅋ

 

국내작가분들의 역량을 무시하는건 아니지만 간혹 보여지는 작품들속의 모습은 정말 성의없다고 여겨지는 그런 심류 작품들도 있습니다.물론 해외 작가의 문학들도 수없이 많습니다. 반면 하나의 작품을 읽어보면서 이건 작가가 정말 수차례 구상을 하고 나름 서사적 방식의 정립을 고심해서 만든 작품이군화라른 생각을 아마츄어지만 나름 책을 읽어본 독자들의 눈에 그대로 비쳐지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작품이 그렇게 느껴집니다. 구성력이라든지 글에서 느껴지는 힘이라든지 전체적 의도라든지 뭐 이렁거 있잖습니까?..전문가가 아니라서 잘은 모르겠지만 상당히 어려운 주제와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읽어나가고 책장을 넘겨가는데 있어서 멈칫거리는 당혹감을 주지는 않거덩요.. 작가의 의도임에 분명한 등장인물들의 모호함 역시 대단한 작가의 글빨(?!)로 인해서 크게 어려움없이 챕터별로 오버랩이 가능합니다... 뭐 제가 갈수록 똑똑해져서 그런건지도 모르겠지만요.ㅋ

 

 

아주 재미있습니다. 전반적인 감성 자체가 장르소설을 살앙하는 독자들의 입맛에 잘 적응되게 집필되어 있구요..긴장감과 나름의 집중도가 아주 적절하게 잘 섞여서 몰입감이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존재와 죽음이라는 전제속에 묻어나는 장르적 감성은 아주 맛깔스럽게 요리가 되어서 식욕의 즐거움을 불러일으켜 줍니다. 또한 적당한 선에서 끊어주는 담백한 글빨의 힘은 독자들에게 대단한 흡입력을 선사해주는거죠.. 상당히 매력있는 작가분이시고 기억해야될 작가분이신 것 같아요...애초부터 이 작품의 결말이라는 부분이 존재하는가라는 의도는 읽어보시면 전혀 불평스럽지 않으실꺼구요... 읽는 과정의 즐거움이 상당히 큰 작품입니다..그렇지만 역시나 너무 많은 소설속의 변화는 초보독자들에게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헷갈릴 수 밖에 없거덩요.. 마지막 장을 넘기고 나면 이게 뭐야?..뭘 말할려고 하는거야?..난 모르겠는데??..그래서 우짜라고??..라는 반발을 살 수도 있구요.. 뭔가 마무리를 짓고 넘어가는게 없는 것 같거덩요.. 니가 나를 모르는데 낸들 너를 알겠느냐?..라는 존재의 불일치로 인한 독서의 지루함을 느낄수도 있을꺼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장편소설임에도 불구하고 각각의 챕터별 단편적 느낌이 가득한 부분 또한 작가의 의도였겠지만 전체적 구성력에 대한 초보독자의 이해의 어려움을 겪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늘 아쉬운것이 나름 괜찮은 작품의 내용이라면 표지의 이미지가 세련되지 못하는 부분을 찾게 되요..특히나 개인적으로는 뫼비우스의 띠와 송충이와 매지션을 표출한 이미지에 대한 부분에 있어서 안타까운 생각을 해봅니다..너무 캐릭터적 감성과 가벼운 장르소설의 냄새가 풍기거덩요...내용에 걸맞은 조금 더 고급스러운 이미지였으면 더 좋았을텐데라는 개인적 아쉬움을 표해봅니다.

 

부드러운 깃털이 나의 대뇌피질을 간지러는 느낌은 이 작품을 읽는동안 내내 움찔거리게 되더군요.. 읽는 재미가 가득한 작품이었구요. 최제훈 작가의 차기작을 기대할 수밖에 없겠군요.. 현실의 모습속에 숨겨진 환상적 차원의 묘사를 제대로 표출하는 작가인 하구요.. 갈수록 국내작가분들의 역량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게 됩니다..딱히 국내작가에게 큰 애정을 가지고 있진 않지만서도 일단 팔을 밖으로 굽혔다가는 뽀사져버리니까요..안으로 굽힐 수 밖에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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