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침묵
얀 코스틴 바그너 지음, 유혜자 옮김 / 들녘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요즘들어 부쩍 북유럽등지의 찹찹한 기운이 출판계를 들썩거리게 하고 있는 듯 하다..뭐 대박까지 운운할 정도의 기운빨은 아니지 싶지만서도 그동안 장르소설계에서 약간은 아니면 많이 등한시했던(우리나라만 그런가?..잘모르겠지만) 북유럽쪽의 추리스릴러소설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물론 이 작품의 작가는 독일인이지만 배경은 핀란드를 중심으로 펼쳐지고 있다..왜 이런 말을 하느냐하믄 그쪽 동네의 추리소설등의 느낌이 일반적인 차가움과는 조금은 다른 감성적 찹찹함이 깃들어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다..딱히 그동네와 관련된 많은 작품을 읽어보진 못했지만 몇 몇 권속에 펼쳐진 북유럽적 지역색은 일반적 배경에서 느껴지는 차가움과는 약간 성질이 틀리다는 생각을 했다..만고 내생각이지만..그러한 배경속에서 구성되어지고 진행되어지는 추리적 또는 스릴러적 감성은 여타 소설류에서 맛보던 느낌과 당연히 다를 수 밖에 없으며 이러한 느낌은 대중적 재미와 함께 순문학적 감성까지 함께 안겨주기도 하는 뭐 그런 도랑치고 가재잡고 누이좋고 매부좋고~~해피투게더같은 느낌이랄까?...추리소설의 고급화를 지향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물론 이런 책은 자주보면 지루하다는 단점이 있긴 하다..숨쉬기표처럼 숨고르기에 좋은 그런 작품들이 아닌가 싶어서 작품을 읽으면서 상당히 좋았다.

 

내용은 아주 간단하다. 33년전에 한 소녀의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살인자를 첫장부터 밝혀준다..그리고 공모자가 되어버린 한 남자는 살인자를 떠난다. 그리고 33년이 흘렀다..한 노경찰이 퇴임을 앞두고 있다. 이 경찰은 33년전 신입경찰때 소녀의 살인사건을 담당했던 사람이다. 그리고 퇴임때 그 생각이 떠올라 영구미제사건인 그 사건에 대한 아쉬움과 함께 경찰을 떠난다. 그리고 6개월이 흐른 뒤 33년 사건과 동일한 사건이 발생한다. 모든 정황이 그 사건의 동일범의 소행이거나 모방범죄의 형식을 띄고 있다..그리고 사라진 소녀는 나타나지 않는다..소녀는 죽은 것일까?..살인범은 누구일까?..33년전의 살인자일까? 아님 그자를 모방한 누군가의 소행일까?..과연 33년을 관통하며 밝혀지는 사건의 실체는?...

 

단순한 내용인 만큼 주중심으로 극을 이끌어나가는것은 사건의 정황과 구성의 속도감이 아니라 33년의 사건을 담당한 퇴임 경찰과 33년후에 발생한 사건을 담당하는 현 경찰 그리고 살인자와 관련된 한 인물과 사건속에 포함된 주변인물들의 심리적 내면을 적절하게 섞어가며 펼쳐내는 밀도 높은 심리극의 형태를 띄는 것이쥐...뭐랄까?...애초부터 밝혀주는 33년전의 살인자..그리고 공모자이자 방관자였던 한 남자 티모는 33년후에 발생한 사건으로 잊혔던 과거를 떠올리고 현재의 단란한 자신의 가정에 대한 죄책감등을 그대로 표출해내고 있다.. 그리고 퇴임경찰 케톨라와 그의 개인적 내면과 부인과 사별한 킴모형사의 내면들.. 피해자의 부모들의 입장에서 펼쳐내는 구체적 심리묘사들이 작품 전체를 아우르며 사건의 진행과 맞물려 캐릭터의 관점을 번갈아가며 독자들의 집중도를 높여주는 그런 역할을 하고 있다. 사실 너무 정확하고 현실적이고 공감적인 심리적 묘사를 펼쳐내고 있어서 심리학자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인간의 내면에 대한 불안감과 공포감, 죄책감, 악마적 감성, 패배감.공허함, 좌절감, 허무함....기타등등을 등장하는 캐릭터에 실어서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솔직히 이런 심리적 묘사가 주가 되는 작품은 재미가 없다. 딴에는 조금 고급스럽게 포장된 심리적 묘사를 주로 하는 작품들은 정말 재미없다. 아시다시피 추리 스릴러소설에서 심리적 표현에 집착하면 구성적 측면이나 사건의 진행등에는 관심을 덜 기울이게 될 수도 있고  많은 작품속에서 이런 우를 범하곤 하더라. 재미없게 시리..하지만 뭐 완벽하지는 않지만 이 작품 "마지막 침묵"은 그런 단점을 상당히 보완한 흔적이 보인다. 일단은 복잡하게 얽힌 추리적 구조를 내세우지 않았고 시대적 연결고리를 통해서 사건의 내막을 살릴 의도를 보여주고 마지막 반전의 묘미까지 고려했다는 점에서 큰 점수를 주어야할 것이다.

 

얀 코스틴 바그너라는 독일의 추리작가는 처음 경험해본 작가분이시다. 이 작품 "마지막 침묵"외에 한꺼번에 출시된(아닌가?) 차가운 달과 어둠에 갇힌 날도 출시되었던 것 같고 야간여행이라는 작품도 그리 오래되지 않은 저번날(?)에 출간이 되었던 것 같다. 많은 작품이 한꺼번에 쏟아졌으니 좋은 선택을 할 의도는 되겠으나 연달아 읽기에는 조금은 벅찬 부류의 작품이라 숨고르기를 위한 적절한 선택은 되지 않을까 싶다. 여타 작품은 아직 접해보질 못해 살펴봐야겠으나 이 작품은 상당한 수작으로 인간의 내면을 표현하는 심리적 추리소설류를 살앙하시는 독자분들에게는 좋은 선택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이렇게 적고 보니 내가 뭐 출판사 홍보부장정도 된 듯한 느낌인데 이왕 시작한거 마무리까지 하자믄 표지이미지도 상당히 깔끔한 것이 보기가 좋으며 적당한 두께에 눈이 아프지 않을 정도의 활자크기와 가독성을 지닌 작품이라 여러가지 할인혜탁과 포인트를 주고 산 책이시라믄 손해보는 장사는 아니실 것이다라꼬 말은하지만..물론 이건 무조건 내 생각이고 "너때문에 책 샀는데 재미가 지지리도 없었다. 물어내라 어디다 사기치고 구라까고 되먹지못한 독후평을 해대고 있냐"고 따져든다믄...뭐 우짜라고?..방법이 있나?..결국 선택은 당신의 몫이라고 할 수밖에..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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