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슬립
폴 트렘블레이 지음, 이소은 옮김 / 비채 / 2010년 10월
평점 :
절판




냉소적인 수다쟁이 필립 말로...
레이먼드 챈들러의 작품속에 등장하는 담대한 행동으로 늘 비정한 현실에 시니컬한 농담으로 정의로운 남성의 모습을 보여주던 말로 탐정을 대번에 떠올렸다...그러니까 내가 읽어본 작품인 빅슬립이라는 챈들러의 하드보일드걸작(이라해도 누가 뭐라할 사람이 없지 싶은데?..)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표지 아니겠는가? 이런것을 일종의 오마쥬라고 하던가?..아님 패러디?...표절?은 아니고 하여튼 뭐 필립 말로를 연상시키는 뭔가를 기준으로 만들어진 작품임에는 틀림없어보인다...사실 표지의 남성은 내용상의 주인공과는 정반대의 모습이다..그러니까 저 중절모의 코트를 걸치고 돋보기를 치켜든 사람은 필립 말로일 확률이 아주 높다고 생각한다..왜냐하믄 이 리틀슬립속에 등장하는 탐정 주인공은 상당한 찌질이의 모습을 전형적으로 갖추고 있으니까 말이다..


 

제목이 주는 재미가 있다...말 그대로 챈들러할배의 빅 슬립의 오마쥬(일종의 존경의 표시라고 하더라.)적인 측면의 패러디적 냄새를 풍기는 제목인데 리틀 슬립이잖는가?..깊은잠의 반대적 패러디라고 볼 수 있겠는데...이 "리틀 슬립"의 의미가 이 작품의 핵심 뽀인트가 되시는거쥐....말 그대로 얕은 잠.. 뭐 이런 뜻으로 해석해보면 될텐데....이 작품속의 주인공인 마크 제네비치라는 탐정은 기면증을 앓고 있는 사람이다...그러니까 기면증이라는게 수시때때로 뭔가를 하다가 갑자기 픽~쓰러져서 잠들어 버리는 뭐 그런 일종의 질환인데.....영화 아이다호라는 작품을 보면 그 뭐시냐 리버피닉스가 이런 병을 앓고 있더만.. 그냥 잠들어버리는거쥐....예전에 오락실에서 테니스 라켓줄을 돈통에 쑤셔대며 공짜오락을 즐기던 시절 어떤 아저씨가 갤러거를 열심히 하다가 뒤로 갑자기 꽈당 넘어가셔서 주무시는 광경을 경험해본 적도 있다...그러니까 그런 질환이라는거쥐....내가 언제 어느 시점에 어떻게 왜 쓰러져 자고 있는지 인지하기가 상당히 어려운 뭐 그런 생활적 질환으로 보면 되겠는데...아따 기면증 설명하기 힘들다....하여튼 이런 증상으로 인해 제대로 된 삶을 살기도 어려운데 탐정노릇을 할려니 참 사람이 찌질해질 수 밖에 없다...게다가 기면증이 생긴 이유도 8년증 탐정자격증을 취득한 당시 교통사고로 다친 후유증이니까 더 힘들어지는거쥐...부수적으로 얼굴에 심한 흉터들도 생겨 자신의 삶과 인생에 대한 자조가 가득한 소심한 남자인 마크 제네비치...그가 탐정이다!!!..어떻게 시작하는지는 알려드려야되는데...내용이 길었다..그러니까 제네비치가 기면증으로 잠든 사이 누군가가 사건을 의뢰하는데 잠든 넘이 깬척하고 사건 의뢰를 받으니 뭔 내용인지 알 수가 있나?..일종의 몽유병적 행동이 될 수도 있겠다..그런데 그 걸 꿈으로 본 제네비치는 기면증상황의 입면환각을 현실로 받아들여 꿈속에 나타났던 제니퍼 타임즈를 찾아가고 그녀의 아버지인 윌리엄 타임즈 검사를 찾아가면서 사건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어지는거쥐...음..일단 재미는 있다.ㅋ

 

줄거리 정리하기가 이렇게 힘들었어야...휴우~ 참 다르다..그리고 비슷하다...대체적으로 작가인 폴 트렘블레이씨는 챈들러할배의 멋진 문장력과 구성적 묘사를 많이 차용한 듯 보인다...읽는 재미가 있고 그 묘사력에 있어 키득거릴 수 있는 농담조의 문장들도 상당히 매력이 있다.. 그리고 곧 죽을지도 모를판에 속으로는 어떻든간에 겉으로는 담대한척 냉소적인 농담으로 수다를 떨어대는 제네비치의 모습에서 언뜻 말로아저씨도 보이니까 말이다..물론 필립 말로를 몰라도 좋고 알면 더 좋다..그냥 읽는 재미는 상당하니까 말이다...그리고 이 작품은 보스톤을 배경으로 쓰여진 작품이다...또한 챈들러의 하드보일드한 측면의 비정함보다는 보다 현실적이고 계산적인 감성이 많이 차지하는 작품이라는거쥐...그 배경으로 찌질이 인생에 결혼 적령기를 넘어선 나이에 아직까지 엄마랑 같이 살고(미국에서는 이런걸 완전찌질이라고 하던데?..) 몸은 장애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동정심이 들 수 밖에 없는 주인공이라서 그런 챈들러식의 비정함은 상당부분 희석되어버린거쥐... 하라 료의 작품속에 비춰지던 챈들러식의 냄새는 이 작품 리틀 슬립에서는 그냥 패러디의 의도 외에는 큰 부분이 아닌거라는 생각을 했다.. 빌려오되 따라하진 않는다...비슷하되 나만의 취향을 덧붙인다..뭐 이런 의도가 짙다...그런데 딱 거기까지의 느낌만 가질 뿐 이 작품을 또 읽어봐야지하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는 거...재미있고 독창적이고 패러디적 감성이 넘치는 작품이지만 이어지는 시리즈를 필사코(?) 사서 봐야쥐..불끈! 하게되는 작품은 아니라는거쥐...나에게 있어서는...

 

하지만 이 작품 자체로만 두고 보았을때는 기면증환자에다가 삶에 우여곡절이 많아 사회에서 소외된 자격지심이 많은 한 불우한(?)탐정의 인생에게서 일어나고 벌어지는 사건들을 이 불쌍하고 찌질한 사람이 어떻게 해결해 나갈까하고 궁금하게 살펴보고 싶은 사람에게는 아주 재미있는 시리즈가 될 공산도 크다.. 마크 제네비치의 앞날에 대박이 펼쳐지길 빈다..읽어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제네비치에 대한 동정이 안들 수가 없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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