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규나 소설
김규나 지음 / 뿔(웅진) / 201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의 표지에서 느껴지는 느낌이 있는가?...한 여인이 조금은 허술한 또는 편안한 복장을 한체 창가에 앉아 햇볕을 쬐며 밖을 내다보고 있다..시간적으로는 하루중 오후 4시정도의 느낌이 든다...계절로는 개인적으로 늦가을쯤이 아닐까 생각해본다..왜냐믄 쓸쓸해 보이니까....그러한 느낌을 가진 표지이미지를 생각하고 이 소설을 접한다면 소설이 주는 감성에 보다 쉽게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물론 나의 입장에서는 그랬다.

 

단편집이다..총 열한편의 단편으로 구성된 작품인데...대부분의 단편의 감성과 주제는 표지에서 느껴지는 그러한 싸아함과 별반 다르지 않다..그러니까 그걸 글로 풀어보라면 뭐라고할까?...인간의 소통과 부재에 대한 감성의 배반으로 인한 배신과 권태의 상관관계에서 펼쳐지는 증오와 사랑의 파노라마속에 한가닥 희망의 불씨를 지피기 위한 작가의 을씨년스러운 일상속 허구여행?????...적고 있는 나도 뭔 말인지 모르겠다. 개인적으로는 말로 표현하고 설명하기 참 어려운 작품이다....상당히 여성적 감성으로 집필된 작품이니 결혼 10년차의 고정관념에 살짝 물들어버린 중년남성의 입장에서 설명해 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하지만 느껴지는 부분은 싱크로율 80%이상은 된다는 점...이게 이 작품의 장점이 아닐까 싶다.

 

단편이어서 좋다는 의미를 이 작품에서 제대로 살려낸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단편을 읽는 맛이 상당히 매력있다.

딱 필요한 만큼의 느낌과 감성이 들어있는 분량의 단편...그동안 단편을 보면서 의미없이 나열된 문장이나 짧은 내용에 너무 많은것을 담으려는 철학적이고 사고적 허세를 많이 보아왔지만..이 작품에서는 그런 과한 주제는 들어있지 않다..단지 생활에서 일상에서 평범한 또는 평범하지 못한 여인 그리고 남자가 느끼는 감성이 들어있을 뿐이다. 사랑속에 권태를 담고 배신을 담고 불륜을 담고 증오를 담고 고통을 담고 죽음을 담고 그리고 희망을 담는 그러한 일상적인 내용이라는 거쥐....말로는 그렇지만 이 모든 것은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하는것들이다...인간의 소통에 있어 권태롭지 않았던 적이 있었던가?..뭐 이런 생각을 하면서 하나하나의 단편을 읽어나가다 보면 어느새 다음으로 넘어가게 되는 거쥐...대부분의 단편들은 대동소이한 주제와 감성을 지니고 있다.

 

다시 표지로 돌아가보자....짧은 머리의 도시녀인같은 그녀의 모습에서 허무함과 권태로움이 심하게 묻어난다...게다가 그녀의 옷차림 역시 뭔가 빠진듯한 일상의 허술함이 보여지기도 한다. 편안하다고 말하기에는 색채감이나 스타일이 난닝구스탈은 아니지 않는가?...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녀의 다리가 잘 빠졌다...응???....약간은 에로틱한 끈적거리는 감성까지 보여주는 그녀의 모습에서 이 작품속에 투영된 인물들의 이미지를 떠올려볼 수 있겠다..그리고 그녀들의 감성들까지....배경적 색채감이 주는 느낌도 작품속 감성에 한몫을 하는 듯하다. 딱히 좋은 색감의 표지는 아니었지만 책과 함께 느껴보는 감성에 충실한 괜찮은 표지는 아닌가 싶다...거창하게 추상화스럽고 이쁜 표지들도 좋지만 이런 작품적 느낌이 물씬 풍겨나는 표지도 괜찮다...난 그렇다..

 

하지만 작품들이 대부분 여성적 감성과 일상의 삐딱선을 너무 내세운 경향이 있다. 세상이 물론 그렇다. 현실과 이상은 다르고 사랑은 언제나 정으로 변해버리는 모습에서 권태는 늘 찾아오지만 그것을 책에서까지 느껴보는게 기분적으로 그렇게 즐겁지만은 않더라..몇몇편은 색다른 감성과 주제을 보여주었더라면 조금더 멋진 작품이 되었을텐데.. 라는 생각을 해본다... 김규나 작가의 다른 작품들은 접해보지 못했지만 독자들과의 감성적 진동파를 일치시키는 재주는 뛰어난 작가가 아닌가 싶다..그게 남자인 경우에도 말이쥐....우찌보면 난 페미시스트인 듯 하다...정말??.ㅋㅋ..아님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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