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고스트
조힐 지음, 박현주 옮김 / 비채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난 상당히 늦게까지 부모님이랑 같이 잤다....
아마도 초등학교 4.5학년 정도에 혼자 자는 습관을 기른것 같다...
하지만 아직도 처음으로 혼자 자던 그 날을 절대 잊을 수가 없다...
알 수 없는 정체의 무언가가 자꾸만 날 쳐다보는것 같았고..
살짝 열린 문사이로 벌건 두눈을 들이밀고 있는 듯한 느낌....
조그만하게 들려오는 발자국소리가 나에게로 다가오는듯한 기분...
도저히 이룰 수 없는 잠에 늦게까지 뒤척거리다가 결국...잠시 든 잠속에서
나온 빌어먹을 괴물때문에 있는 없는 비명을 질러대자...깜짝 놀란 부모님이
오셔서 나의 첫 홀로서기를 이해하시는지...토닥거려주셨다...그렇게 난 다시
부모님 곁에서 잠이 들줄 알았는데.....이런!!~~~아버지왈 "오늘은 불을 켜놓고 자거라..." 그렇게 한참 동안을 불을 켜놓은 채 잠이 들곤 했다....지금도 여전히 혼자일땐 작은 불이라도 켜고 자는 버릇이 그때 생긴것 같다....알 수 없는 두려움....무섭다.... 

20세기 고스트...일반적인 공포와 비현실과 현실속에서 애매모호한 불안과 아픔과 비유를 표현한 단편집이다....상당히 많은 분량의 단편들 속에 본질적으로 이루는 중심은 가족에 대한 느낌이 주를 이루고 있다...그 속에 단절된 소통과 두려움과 불안등을 다루면서 공포감을 표현한 절적한 단편을 만들어냈다...각각의 단편들이 특유의 독특한 호러적 분위기를 내포하면서 위화감보다는 애틋함을 더 보여주는듯한 느낌이다....뭐 난 그렇다..
총 15편의 단편을 모은 책인 만큼...상당한 볼거리를 안겨다 준다....하지만 그 모두가
하나의 공통점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듯하다...앞에서 밝혔듯이...인간에 대한 느낌....
호러스럽되...무섭지는 않은...소설적 이미지...가족...친구....외로움.. 사랑...우정...같은 느낌을 불완전한 매개체를 이용해 역설적을 표현하고 있는것이 아닌가 한다....그중에서도 가장 가슴속에 와닿는 내용은 팝아트라는 풍선친구에 대한 이야기와 검은전화라는 아동유괴살인범에 관련된 이야기...그리고 마지막을 장식하는 자발적 감금가장 기억에 남는다..상당히 매력적인 공포와 함께..애틋한 느낌이 드는 소설이다...뭔가 불안해 보이는 존재...이 모든 불완전해 보이는 존재들은 실생활에서 흔히들 보는 존재들이다.. 그들의 아픔과 고통을 약간의 공포를 통해 보여주면서 소통의 단절을 표현한게 아닌가 한다.. 그럼 재미가 있다는 말인가?...사실 재미적인 면에서는 그다지 성공적이지는 못한것 같다.. 느낌이 좋다고 재미가 좋다는 말은 아니잖는가?..위에서 제시한 몇몇 에피소드를 제외한 대부분의 단편은 기본 이상의 재미를 전달해 주기 조금 껄끄러울 정도로 쉽게 다가서지 못하는 게 아닐까 하고 생각해본다...기존에 보여지는 단편집의 얄팍함이 아니라서... 처음에는 기분이 산뜻하였으나..진행할수록 조금 짧아야쥐...하는 생각이 드는건 나만일까?... 

애초부터 조 힐이라는 작가에 대해 알고 있었다...그 유명한 스티븐 킹쌤의 아드님 되시겠다...뭐....어쨌든 아버지의 후광을 피하기 위해 필명으로 시작한 작가의 의지에는 찬사를 보낸다.. 뭐 나라면 뛰어난 아버지의 후광을 입을려고 무척이나 노력을 할텐데....조 힐은 그렇지가 않은가 보다..
그만큼 자신의 글쓰기에 대한 자신감과 자존심이 대단했을터....단편에서 엿보이는 재능은 나름 그 의미를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았다...킹쌤의 호러소설들과 함께...그린마일이나 쇼생크 탈출의 인간미 담긴 소설의 좋은점만 쏙 빼서 자기것으로 만들어 가는 듯한 느낌도 든다...
또한 그렇게 뛰어난 재미를 선사해주지는 못했지만 애틋하고 사랑스러운 공포의 이미지를 만들어낸 조 힐의 앞날에 그 의미를 부여해주고 싶다..이도저도 아닌 어정쩡한 공포보다는 진일보한 애틋한 공포소설의 대가로 성장해 나가길 간절히 바란다....뭐 안되면 무지막지한 공포도 괜찮다....
내가 그렇게 하란다고 할 것도 아니니까.....우짜던지 책이 많이 팔리는 쪽으로 발전하시길....!! 

짧게가자....한마디로 재미는 별로지만 그 느낌만은 상당히 매력적이다...시간날때 한편씩 읽는것도 애초 출판의도가 아니었을까?...그래서 두껍다....한번에 다 읽는것보다 즐기면서 읽어라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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