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자의 살인법
질리언 플린 지음, 문은실 옮김 / 바벨의도서관 / 2009년 4월
평점 :
품절


고등학교시절  친구의 집에 놀러갔더랬다....어마어마하게 큰 집이었다....거실이 거의 축구장만큼 큰 집이었다..그넘이 그렇게 잘사는줄 전혀 몰랐었다....그 집안에는 지저분한 구석이라고는 전혀 보이질 않았다...테레비에서나 보던 집에 같이 간 친구넘들이 입을 다물지 못했다....그리곤 그친구의 어머니께 인사를 드렸다..구석 어두운 방안에 침대에서 누우셔서 우리를 맞이한 분...귀찮으신듯 그냥 빨리 사라져주길 바라시던 분...."야~~너거 엄마 좀 무섭다야"..."~~원래 좀 그래......" 그냥 자연스럽다는듯 흘려넘기는 그 친구넘....늘 우리집에서 살듯 매일같이 찾아와서는 울 엄마가 해주는 밥먹고 심지어는 몇번씩 잠을 자고는 했다..하지만 난 그 이후로 그친구넘의 집에 두번다시 방문한적이 없다...친구가 데리고 간적도 없다...부유하고 모든게 완벽해보이는 그곳...하지만 어색한 그 무엇때문에 다시는 그집을 가지 않았었다...
이책을 읽고 있노라니 고스라니 그때 이미지와 오버랩이 된다......

 가족이라는 단어가 주는 따뜻함...가정이라는 단어가 주는 안락함...부모라는 단어가 주는 편안함.......그렇다....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말에 충분히 공감하고 끄덕끄덕 고개를 주억거릴것이다. 그리고 커감에 따라 주위의 사람들은 아무것도 모른체 그냥 입에 발린 말처럼 아무때고 예의상으로 주절댄다.. "니가 엄마아빠 닮아서 참 잘 컸구나..참 훌륭하게 자랐네..참 사랑스럽게 키워주셨구나~~~~~"
그런데 안그렇다.....가족이라는 구성원속에 깊숙하게 들여다보면 무수한 악의도 존재하고 아픔도 존재하고 고통도 존재하고 눈물도 무수히 쏟아진다.....또한 가족이기에 용서하고 이해하고 포용하고 사랑한다.......
이 희안한 구성원들의 집단들이 바로 가족들이다...그렇게들 대부분 살아간다....(나를 비롯해서~~~)

 그런 의미에서 이 책 "그여자의 살인법"은 너무나도 공포스러운 소설이다...내 인생의 명제를 가족이라는 구심점에서 움직인다면 이책은 쓰레기보다 못한 책일 수도 있다(오해는 하시지 말라!!~~!그만큼 처절하다는 말잉께롱!~!)...충분히 그만큼 가족의 해체와 불안을 만끽하게 해주는 소설인것이다...이 소설은 전체적으로 여자의 관점에서 여자의 분노와 악의와 불안과 혼란을 있는 그대로 쏟아내준다...현실속에 충분히 가능한 가족간의 불균형을 직설적으로 섬세하고 세련되고 고통스럽게 단어 하나하나에 진실을 담아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쏟아낸다......과연 미국적 가족주의에서만 이런 상황이 발생할까?..난 아니라고 본다...현재의 우리나라에서도 충분히 가능하고 도덕적 붕괴가 이루어진 불균형의 가족들이 무수히 생겨나고 있다...라는게 내 생각이다....그래서 더 무섭다....공포스럽다....

 카밀은 시카코의 신문기자다....자기 고향에서 발생한 두건의 살인사건으로 인해 사건취재를 위해 방문한 고향에서 기억하기 싫은 과거에 직면한다...어린시절 자신의 고통을 안겨주었던 가족들....엄마와 의붓아버지와 이복동생이 있는곳...그리고 과거 또 다른 동생의 죽음에서 헤어난지 얼마되지도 않은 카밀은 다시금 그곳을 찾은것이다...자신에게 자해를 하던 과거를 떠올리며 그곳에서 벗어나고자 사건의 취재를 마무리 짓고자 하지만 사건을 취재할수록 살해된 어린 여자아들의 연쇄살인과 맞물려 꺼림직한 느낌이 그녀를 지배하기 시작한다..그리고 놓여진 진실앞에 그녀는 ~~~~~~

 표지 이미지에 나오는 나뭇잎 문신이 무척이나 궁금했다...실상 읽어보니  나뭇잎과는 전혀 상관없었지만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는다...(나처럼 궁금하신분들은 책을 보시라~~~) 여자작가의 여자주인공의 여자들의 모습이 전체를 이루는 소설이다...그렇다고 남자가 즐기지 못하느냐?....전혀!!~!~~!~~!!난 무척이나 즐겼다...(물론 내가 여자를 잘 이해하기도 한 까닭도 있지만..ㅋㅋㅋ),,사실 읽는내내 알수없는 분노가 치밀어올라 중간중간 책을 덮기도 했다...위에 말한 인생의 중심이 가족인 나에게는 충격이 상당히 크게 다가왔다....그만큼 작가의 능력이 대단하기도 하다는 말이다...여자가 표현할 수있는 최대한의 분노가 책 구석구석에서 묻어나고 있으며 마지막까지 작가가 이야기하고자하는 바를  깔끔하고 섬세하고 그리고 불안한 심리묘사로 잘 꾸려내고 있다...

꼭 귀신이 등장하고 어둡고 부기맨이 나와야 공포스러운것은 아니다...내가 살아가는 이곳 내가 안주하는 이곳..언제나 나를 받아주는 이곳....가족속에서 버려지는것이 세상에서 제일 무섭고 공포스러운 일이다....

그래서 자신있게 말한다...위에서도 밝혔듯이 인생의 중심이 가족이 된다는것에 공감하시는 분들은 이책을 읽으실때 분노가 치밀것이다......그만큼 내용이 절실하고 현실적이고 충격적이다....거부할 수가 없다...

읽어보시라....여자분들은 공감을 하실것이며 소름이 돋으실것이다....그럼 남자분들은?????? 부와 모는 하나다...그러므로 남자분들도 공감하실것이며 소름이 돋으실 것이며 더워가는 초여름의 날씨에 시원함을 만끽하실것이다...ㅋㅋ그리고 참고로 미인이 나오고 아픔이 나오고 끈적거리는 여름이 나온다)..

 그리고 책을 펴들면 제일 첫장에 이런 말이 나온다..."사랑받는 사람보다 무서운 사람이 되는것이 더 안전하다" 마키아벨리가 했단다....읽어시다보면 어느샌가 끄덕끄덕하는 자신을 발견하고 있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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