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 홈즈 최후의 해결책 새로운 셜록 홈즈 이야기 3
마이클 셰이본 지음, 최준영 옮김 / 황금가지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어느날 중고책을 한묶음 사오신 아버지....새책을 읽고 싶었던 아이는 뿌룽퉁해져서 자기방의 한자리를 자랑스럽게 차지한 중고책이 싫었다....한참동안을 그곳에서 아이만 바라보던 책들은 아이가 자기를 알아줄때까지 말없이 수많은 시간을 기다리고 기다렸다...어느날 아이는 누렇게 변색되어버린 허접한 전집을 살펴보며 인상을 찌푸리고 하나를 끄집어내었다..그후 아이는 숨을 쉴 수가 없었다. 그렇게 시작된 추리소설의 시작이었다..그 첫경험은 바로 셜록홈즈의 모험담이었다......

 

셜록 홈즈와 괴도 루팡~~~~어린 시절 아이들의 교과서적인 목록들이다....ㅋㅋㅋ.

누구나가 즐겨 읽던 소설..그것이 추리소설이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한 시절....마냥 즐겁기만 하던 시절...이젠 가물가물한 내용이지만 결코 잊을 수 없는 독서의 즐거움을 느꼈던 시절이었다......

 

그아이가 지금 몇십년만에 또다른 셜록홈즈를 읽었다....이제 홈즈는 인생의 끝자락에 다가와있는 힘없는 노인에 불과하다....그런 그의 육체는 스러져가지만 오직 하나 그의 눈빛만은 아직도 세상의 부조리를 꿰뚫고있다.....마냥 기쁘기만 하지는 않다...이 소설을 읽고 있노라면 인생의 초라함마저 느끼게 만든다....어린시절 아이는 칼칼한 성격의 날카로운 셜록홈즈의 활기참을 알았고 영원할 줄 알았지만 수십년만의 홈즈는 어느새 죽음의 검버섯이 피어난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사람으로 변해있었다...

아~~~~슬프다......이 책을 읽은 후의 감흥은 마냥 슬프다.....홈즈도... 말없는 소년도...그 시대의 현실도.....뒷맛이 영 개운치 않다...분명 이런 기분이 들게 만드는건 마이클 셰이본의 능력이 최고라는 뜻일게다.....독자들의 감성을 제대로 살려낼 줄 아는 그는 대단한 작가임에 틀림없다...

 

"셜록 홈즈의 최후의 해결책"...제목처럼 거의 최후에 가까울 정도의 나이를 먹은 홈즈....이젠 의자에서 조차 몸을 일으키기 어려울정도의 육체적 노쇠에 인생의 늘그막을 외롭게 살아가고 있다...

젊은시절 화려했던 모험을 뒤로한체 그를 알아주던 유일한 친구도 사라지고 외각 시골근교에서 홀로 양봉을 하며 살아가던 그는 어느날 말없는 유태인소년과 곧잘 말을 하는 앵무새를 알게된다....암호같은 말을 질러대는 앵무새는 무엇인가 비밀이 있어 보인다...그런 앵무새가 사라지고 소년과 함께 생활하던 하숙집의 한남자가 살해된다...그리고 힘든 몸을 이끌고 몇십년만에 다시 홈즈는 사건의 해결에 나서는데~~~~~~

 

1944년의 영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아마도 작가가 유태인으로 보여진다(전적으로 내생각이다....) 그시대의 한명의 말없는 유태인 소년을 통해 보여주는 아픔~~~ 그리고 또 한명의 죽음에 가까워진 한노인을 통해 보여주는 외로움과 추억과 현실의 아쉬움들~~~~ 

짧은 내용이다...중편정도의 간단한 사건과 해결과정을 그리고 있다...하지만 문장 하나하나에 묻어나는 감성과 단어의 즐거움은 마치 최고의 순문학을 읽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너무나도 절절하고 가혹하고 비극적이고 외로워보이는 현실이지만 작가는 뛰어난 문장력으로 따뜻한 언어적 왜곡을 만들어 독자들의 마음속에 따스한 서글픔을 살포시 스며들게 만들어준다...

 

간단한 사건속에 펼쳐진 시대의 아픔이 너무 크게 다가온다....마지막 책을 덮고나면 늘 영화속에서 보아오던 실제 그시대의 현실이 눈앞에 펼쳐지며 슬그머니 아픔이 배어난다.....그들은 그렇게 그시대를 보냈다~~~~~

사실은 홈즈의 추리가  전체를 주물리는 구성이 아니다....추리도 이렇다할 내용도 많지 않다...반전도 거의 없다.. 홈즈라는 한인간의 인생의 마지막에 대한 애처로움과 회상..전쟁이라는 고통속에 처한 시대의 아픔과 한종족에 대한 인간들의 악마적 행위가 주를 이룬다....

추리적 바탕에 문학적 감성을 덧씌운  작품성 뛰어난 마이클 셰이본의 셜록 홈즈 헌정작품이기에 소장욕구가 거의 제로에 가까운 나에게 두고두고 소장하고픈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나의 아이들에게도 이전의 소년처럼 어느순간 이 책을 자연스럽게 들 수 있게 만들어 주고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