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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덤 2 : 오스의 왕 ㅣ 킹덤 2
요 네스뵈 지음, 김승욱 옮김 / 비채 / 2025년 12월
평점 :

1. 바닥이라 생각하고 이제 더이상 떨어질 곳이 없다고 생각할때 또다시 가볍게 뚫려버리는 무저갱의 감정적 지옥을 경험해본 적이 있을 지 모르겠네요, 특히 사람이 살아가면서 누군가에게서 배신과 버림과 상처를 받게되면서 얻게되는 끝없는 바닥의 시간들을 경험해보지 않으신 분들은 굳이 살면서 경험하시지 마시고 이 작품 '킹덤 1,2편을 보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세상에서 가족이나 자신이 사랑하던 사람들에게서 받게되는 배신의 감정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가장 무서운 존재들이라는 말을 나이가 들고 세상을 살아가면서 실감하게 되는 것도 이 작품에서만 경험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현실은 더 감정적 피폐함으로 무너져내릴 지도 모르니 그냥 작품을 통해 대리 공감만해보시길 간절히 바라는 바입니다...
2. 작품의 주인공은 전작과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로위 오프가르를 중심으로 이야기는 진행됩니다.. 전작에서 오스라는 노르웨이의 작은 시골마을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풀어놓은 요선생은 전작의 마무리를 깔끔하면서도 감정적 건더기가 가득찬 밑밥을 깔아놓은 것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7년이라는 세월이 흘러 오프가르 형제 로위와 칼은 여전히 그들이 저지른 일들을 후켄계곡 절벽에 묻어둔 체 제법 성공한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칼은 그가 꿈꾸던 호텔을 지었고 로위는 자신이 사랑한 새넌이 꿈꾸던 놀이공원을 계획중에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오스의 파출소장 쿠르트 올센은 자신의 아버지를 살해한 것으로 믿는 로위 형제를 놓아줄 생각이 없습니다.. 그리고 후켄계곡에 숨겨져있던 캐딜락을 결국 끌어올리죠, 조금씩 사건의 내막에 다가가는 쿠르트와 여전히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비정한 사업계획을 세우는 형제들, 그리고 그런 로위에게 다시 다가서는 한 여성 나탈리 모에.... 이로 인해 로위 오프가르의 삶은 이전보다 더 잔혹하고 처참하고 상처로 가득하게 되는데...... 결국
3. 작품을 읽어가면서 로위가 겪게되는 아픔과 그가 가지는 수없이 많은 딜레마들에 대해 왜 내가 공감하고 있지라는 반문을 끝없이 하게 됩디다.. 왜 이렇게까지 배려하면서도 망가지고 상처받고 용서하지 못하지만 저렇게 끌려가야되는가에 대한 짜증과 짠함이 반복적으로 나를 휘두르는 걸 참아내는게 참 쉽지는 않습디다.. 특히나 나탈리와 관련하여 벌어지는 일들에게서 내가 느끼는 감정은 스스로도 의아해질 정도였습니다... 나이 50이 넘은 내가 왜 로위에게 동조되어서 저런 감정에 휘둘리지?... 가장 단순하고 가장 원초적인 감정의 혼란이 주는 동조... 나는 절대 로위가 될 수 없음에도 나는 그런 로위의 감정적 아픔과 상처와 슬픔에 끝없이 공감하고 그의 마음을 책등으로나마 쓸어주고 싶었습니다...
4. 로위는 객관적으로 범죄자입니다.. 굳이 밝히지못할 이유가 없는 내용이기에 그는 살인자입니다.. 그가 의도했든 그러지않았든 로위 오프가르는 가족을 위해 그리고 사랑을 위해 살인을 저지르거나 저지를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상황의 극단적 해결의 판단을 살인을 저지름에 있어 큰 감정적 동요가 없는 비정한 인물이기도 합니다.. 그런 그에게 앞서 제가 동조하고 공감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않는거죠, 하지만 아시다시피 요 네스뵈라는 작가는 대단히 섬세하고 감각적인 감성의 묘사에 능한 작가인지라 그런 독자들이 얻게되는 감정적 동요에 대해 합리적 이유를 만들어주게 됩니다... 세밀하면서도 가장 일반적인 인간의 보호본능과 소유본능과 도덕적 딜레마들에 대해 작가는 독자들이 수긍할만한 이유를 수백가지는 만들어냅니다.. 그게 이 소설이 주는 가장 큰 매력입니다... 선함과 악함이라는 경계를 캐릭터의 인간적인 사회적 관계의 연결을 상황에 따라 구분하면서 폭력과 이해와 배려와 협박들을 자유자재로 변형시키는 느낌이죠... 흔한 영웅은 이 소설 전체에서 단 한번도 등장하지 않습니다... 결국 남는 건 상처받은 인간들 뿐인 작품입니다...
5.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모든 대체감정속에서 독자들은 뭔가를 얻게 되는 것이죠, 처음에 말씀드린 바와 같이 현실에서는 벌어지지않기를 바라는 일들을 소설속에서 경험하고 경중을 떠나서 이러한 경험을 현실속에서 조금이나마 해보신 분들이시라면 소설의 서사가 과장되고 비도덕적인 과함이 있더라도 어느정도 공감이 되실터이니 이 작품은 국내 독자들의 감성적 카타르시스를 만들어주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다만 국내 여성 독자님들이나 흔한 감성적 소설의 주류속에서는 그 힘을 얻기가 쉽지않은 작품이라는 점에서 아쉬움은 있습니다.. 어둡고 감정적 휘둘림이 강함 작품이고 자극적인 현실의 영화판 소재들이라는 점에서 누아르적 감성이나 범죄적 영향력을 보여주는 점에서는 충분히 매력적인 작품이고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작품이겠지만 이러한 흔한 대중성에서는 호불호가 있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은 듭니다..
6. 요 네스뵈를 아시는 분, 해리 홀레를 만나보신 분, 또는 어느정도 장르적 감성과 누아르적 비정함과 인간의 내면과 속성과 캐릭터의 심리에 대해 공감이 잘 되시는 F성향의 독자분들이시라면 그리고 무엇보다 남성이 주인공인 작품이고 그의 감성과 시점이 주가 되는 작품이니만큼 흔한 국내 남성 독자님들이시라면 꼭 한번 읽어보시라 권해드리고 싶은 작품입니다... 특히나 사랑이라는 감정을 잊어버리고 현실에 반복적인 삶에서 지쳐가시는 남성분들이시라면 이 처절한 사랑의 끝자락에 남은 로위 오프가르의 모습속에서 가슴속 작은 눈물 한방울 준비하셔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전 그렇게 읽었습니다.. 그리고 꼭 전작을 먼저 읽어보셔야 이 작품의 전반적 흐름과 불안하게 끝없이 독자들의 감정선을 죄는 즐거움을 맛보실 수 있으시리라 여겨지구요, 1편에서 경험한 쫄깃함이 이번 2편에서는 몰입감을 더해주면서 장르적 즐거움을 더해주리라 감히 예상해봅니다.. 참고로 요 네스뵈의 작품은 두껍습니다.. 말도 많습니다.. 내용도 많습니다.. 하지만 어느순간 견뎌서 참아내다보면 그가 만들어낸 서사의 흐름에 몸을 맡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실겝니다... 난 매번 그래,, 땡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