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누군가를 죽였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최고은 옮김 / 북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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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거짓말, 누구나 거짓말을 한다.. 자신에게, 타인에게,,, 자신을 숨기고 감추기 위해 타인을 속이고, 타인을 속이기 위해 스스로를 속이기도 한다... 어느듯 거짓은 진실처럼 굳혀지기도 한다.. 하지만 언제나 거짓은 보이지않은 균열을 시작점부터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인간은 스스로를 속이기도 하지만 그로 인해 속은 자신에게 진실을 드러내려는 욕망 또한 있을터이니... 타인에게 잘 보이기 위해, 가족에게 보여주지않기 위해, 그리고 본인의 욕심을 위해, 우리는 항상 거짓말을 한다.. 그리고 항상 거짓은 아무일도 아닌 것처럼 보일려고 노력한다.. 서로가 그 사실을 알면서도 굳이 겉으로 드러내지않는 경우도 많다.. 아마 일반적으로 타인에게, 무엇보다 자기 자신에게 거짓을 행하는 경우에는 이로 인한 문제가 크게 발생하지 않을 경우가 대다수일터이니 그 거짓을 알아도 속임을 당하는 사람은 다른 대처방안을 고민하면 그만일터이고, 속이는 이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자신을 합리화하면 그만일터이다.. 하지만 거짓은 언제나 균열을 가지고 시작된다.. 대부분의 보이지않은 균열은 어느순간 이음새가 막혀 메꿔지기도 하지만 깊은 곳까지 벌어진 균열은 보이않은 겉모양도 어느순간 조금씩 그 틈이 열리기 마련이지않을까...


    2. 게이고 선생은 이러한 인간의 원시적이고 욕망 가득한 이기적 본능을 사회적 구조속의 우리 삶속에서 인간관계의 공감의 방식으로 그려내는 능력이 탁월한 작가이신 것 같습니다.. 굳이 구구절절 떠들지 않아도 워낙 국내에서 유명한 작가님이시니 다들 동감하시리라 여겨집니다.. 인간 내면의 세세한 감정선까지 따라가며 각각의 인물들의 캐릭터적 성향을 꼼꼼하게 그려나가는 글빨은 웬만한 작가들을 따라오기 힘들죠, 국내에 얼마나 많은 게이고 선생의 작품이 출시되었는 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모든 작가들 기준으로 국내에 가장 많은 출간작을 가진 작가중 한명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면서도 각각의 작품이 가진 작품성과 그 장르적 재미는 끝이 없습니다.. 비슷하면서도 각각의 작품이 주는 감동과 재미와 사회적 비판의식과 인간의 내면을 그려내면서 우리 삶속에서 견뎌내어야할 딜레마들을 정말 매력적으로 그려내는 작가라는 점을 이 작품 '당신이 누군가를 죽였다'의 줄거리를 말하기 이전에 먼저 꺼내봅니다..


    3. 나름 사회적 지위와 부자들이 모이는 고급 별장지에 여름 휴가를 보내는 다섯 가족들의 이야기입니다.. 구리하라 가족을 비롯한 4곳의 별장을 찾은 사람들이 다카쓰카 부인의 생일을 중심으로 야마노우치 저택에서 바베큐 파티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파티를 마치고 각자의 집으로 돌아간 후 사건이 발생하게 되죠, 구리하라 부부와 다카쓰카 부인과 야마노우치 집안의 조카사위인 와시오 에이스케와 의사집안인 사쿠라기씨가 살해되고 예비사위인 마토바는 상해를 당하게되죠, 그리고 이들을 살해한 후 살인자인 히카와 다이시는 근처 호텔에서 식사를 한 후 자수를 합니다.. 그리고 이들 피해자는 시간이 흐른 후 다시 그들이 당한 피해와 사건의 정확한 해결을 위해 검증의 시간을 갖기로 하죠, 피해자중 한명인 하루나는 자신의 남편인 와시오의 죽음에 대해 동료의 소개로 가가 교이치로를 만나게 됩니다. 가가형사와 함께 별장으로 향하여 검증을 하게 되면서 조금씩 사건의 내막을 그들의 관계와 숨겨진 이야기들 속에서 가가형사는 진실을 파헤쳐내기 시작하죠....


    4. 미스터리소설로서의 전반적인 구성과 개연적 영역을 대단히 흥미로우면서도 전형적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보다 현실적이고 사건의 피해자들이라는 구성속에서 살인사건의 진상을 밝혀내는 방식도 기존 미스터리소설의 개연적 구성에서 크게 벗어나질 않습니다.. 각각의 인물들의 동선과 내면속의 숨겨진 진실을 서로의 검증을 통해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방식은 기존 탐정구조의 서사와는 조금 다른 방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독자로서의 소설속의 인물들의 내면을 확인하고 빠져드는 느낌은 아주 탁월하다고 말씀드릴 수가 있습니다.. 소설의 결말부에 이르기전까지 가가형사는 자신의 역할속에서 그 능력을 발휘하지않고 중재와 경청의 입장을 고수합니다.. 언제나 게이고선생의 캐릭터적 진실과 공감속에서 독자들은 어렴풋이 진상을 파악하게끔 만들어나가는 방식을 택하고 있죠, 서로의 질시와 의심과 상황적 근거와 각각의 이기적 심성을 중심으로 인물들의 인간성에 대한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독자인 저로서는 그들의 이야기에 감응하고 공감하고 동조할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마지막의 결말적 반전은 뜻밖이기도 하지만 어느정도 논리적 단서찾기를 하다보면 간과된 부분에서 설마.. 하던 부분이 진실이 되는 예상이 되기도 합니다..


    5. 솔직히 단점이라거나 부족한 부분이라거나 덜 재미진 부분들을 찾아보려고 해도 개인적으로는 없어보입니다.. 다만 미스터리소설에 조금 더 치중한 부분이 있기때문에 인물속으로 깊이 빠져드는 공감적 감성을 비롯한 인간으로서 경험하게되는 휘몰아치는 감성적 딜레마에 대한 공감도는 조금 낮아지는 경향이 있지않나 싶은 것 외에는 재미와 전형적인 흥미는 그대로 독자들에게 전달된다고 보시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특히나 인간의 내면속에 있는 가식과 탐욕과 거짓의 영역은 참으로 독하기까지 하다라는 사실은 매우 매력적으로 다가오며 이들의 관계와 개연적 연결고리등으로 인해 꼬인 복선과 변함없는 복선의 형태는 굳이 말할 필요도 없는 즐거움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또한 인물들이 검증이라는 틀속에서 그들 내면속에 이야기를 조금씩 드러내는 방식의 서사는 미스터리를 좋아하지 않는 독자라도 거부감없이 즐길 수 있으리라 장담합니다.. 소설은 과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부족하지도 않습니다.. 충분히 즐길 거리와 편안한 독서의 매력을 또다시 히가시노 게이고 센세의 최신 작품에서 만날 수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부디 읽어보세요,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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