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끔찍한 남자 마르틴 베크 시리즈 7
마이 셰발.페르 발뢰 지음, 김명남 옮김 / 엘릭시르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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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인정받지 못하고, 무시 당하고, 거부 당하고, 집단으로부터 따돌림 당하고, 가진 자, 힘쎈 자, 권력자들에게서 배척당해본 적 있나요, 그런 적 있나요.... 단 한번이라도, 그럴 경우 우린 어떤 생각이 들까요, 이와 같이 수많은 폭력의 행태중 한번이라도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구요, 특히나 가장 흔하디 흔한 집단의 권력적 행태에서 보여지는 그들만의 정의에 따른 잣대로 사람을 판단하고 재단하고 그들만의 공간속에서 제외되었을때의 감정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비참하기 마련입니다.. 어릴때에는 친구들 사이에서 그러할테고 사회에 나가서는 조직이라는 틀 속에서 이러한 개인의 모습이 집단속에서 묵살될 때가 많죠... 모난 돌이 정을 맞는다는 말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매끄러운 돌이든 모난 돌이든 상관없습니다.. 언제나 정을 든 놈의 손아귀에서 돌은 깨어지기 마련이니까요, 그러니 죽으라고 정을 들기 위해 권력의 편으로 서려고 아둥바둥 살아가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사회적 약자 운운하고 복지 운운해봐야, 정을 들고 돌을 깨는 족속들이 바라보는 세상은 어떤 돌이든 깔끔해 보이지 않기 마련입니다.. 너무 비관적인가요,,,,


   2. 이번 작품 "어느 끔찍한 남자"는 너무나도 가슴 아프고 감정적으로 힘든 작품으로 읽혔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러했습니다.. 사회속에서 일반인으로, 그리고 가지지 못한 대다수의 서민으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회의가 지배적으로 드는 작품이었죠, 약자이자 사회적 중심속에 포함되지 못한 일반인으로서 겪게 되는 현실속의 이야기가 그려지는 이 작품은 대단히 비판적이고 비관적이고 자극적이고 세속적이고 어둡기까지 합니다.. 인간이라는 존재가 조직과 집단이라는 틀속에서 얼마나 망가지고 최면당하고 세뇌당하고 지배당하는 지를 집요하게 보여주는 작품이아닐까 싶습니다.. 한 강직하면서 스스로를 대단한 경찰로 생각하는 인물이 병원에서 잔인하게 살해당합니다.. 심각한 복수심에 불타듯이 온 몸을 칼로 도륙할 정도로 심하게 훼손된 체 살해된 인물은 현직 경찰이기도 하거니와 오랫동안 자신의 자리에서 강력한 권력을 휘두른 인물이기도 하죠, 뉘만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 피해자는 그동안 군 경력을 토대로 경찰 조직에서 나름의 성과를 거둔 인물로 보여집니다.. 다름아닌 경찰이 살해된 사건에서 경찰들의 집중도는 일반 살인사건과는 다르죠, 그들에게 있어 조직 권력에 대한 도전은 절대 용납되지 않는 것입니다.. 하지만 뉘만의 죽음 이후 웬지 모를 껄끄러운 감정에 휩싸이는 마르틴 베크는 조금씩 뉘만의 삶과 그의 경찰경력에 대해 파고들수록 회의감이 들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하나씩 뉘만과 관련된 이야기가 펼쳐지기 시작하는데.......


   3. 같은 조직내의 경찰이 보기에도 뉘만은 대단히 악의가 가득한 권력적 행태를 보여온 인물인 듯 합니다.. 일반 대중에 대한 그의 인식과 차별적 시선은 대단히 위협적이고 폭력적이라는 사실이 그의 경찰내의 행동속에서도 보여지죠, 그에게 피해를 입은 서민들의 민원이 있음에도 경찰이라는 조직에서는 그를 두둔하고 그의 행동에 대해 그들만의 합의를 만들어 피해자들의 민원들을 묵살해버리곤 했습니다.. 또한 조직내에서도 그의 밑에 있었던 부하들은 거부감을 가지더라도 그에게 어떠한 대응을 하지 못합니다.. 그러기에는 그가 너무나 강력한 위압적 권력을 가진 인물이었기 때문이기도 하거니와 그들의 권력적 집단 행동이 주는 최면속에서 그들 역시 그와 다르지 않고 권력속에서 바라보는 세상의 대다수의 시민은 언제나 정으로 깨어내 다듬어야하는 존재로만 보였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인물이 살해되고 나자 그동안 쉬쉬하고 있었던 조직의 부패와 부정적 권력에 대한 반대적 의견들이 조금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는 것이죠, 이런 면에서보면 그가 죽어 마땅한 사람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조금씩 들기 시작합니다.. 그가 저질러 온 수많은 권력적 악행들은 악함 그 자체였으니까요, 하지만 뉘만의 가족들과 그를 따르는 인물들은 그런 그가 정의롭고 사회를 위한 중심이 되는 인물로 여기기도 합니다... 마르틴 베크는 어떨까요, 그리고 그에게 피해를 입은 사람들은 그를 어떻게 생각할까요,,,


   4, 소설은 대단히 현실적이면서 사회 비판적이고 비관적인 권력적 집단의 행위에 대해 직접적으로 대결하고 나섭니다.. 그동안 작가는 경찰이라는 직업군을 가진 인물들의 다채롭고 입체감 넘치는 사건 해결을 목적으로 소설을 집필하고 현실적 사건에 대해 독자들에게 다가왔지만 시리즈의 후반을 접어들면서 이러한 시선의 방향성을 달리 잡은 듯 싶습니다... 극단주의적 사회 비판을 서슴치 않는다고 해도 무방하지 싶습니다.. 대단히 직접적이고 공격적이라는 생각까지 듭디다.... 작가들이 익히 칭송해온 발품팔고 시간이 걸려도 사회적 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경찰의 모습이 아닌 권력집단의 중심에서 사회적 약자와 일반인들을 대하는 경찰에 대한 비판적 시선을 있는 그대로 그려냅니다.. 오히려 갈수록 이들의 모습에 대한 고발에 집착하고 있는 느낌마저 들 정도입니다.. 경찰의 눈으로 바라보는 경찰의 부정과 편견적 권력의 잣대를 대단한 딜레마와 함께 독자들에게 던져놓죠, 그렇기에 전 이번 작품을 읽어면서 상당히 감정적으로 힘든 부분이 있었습니다.. 특히 후반부에서 보여지는 극단적 대처방안은 특히 더 힘들었습니다..


   5. 소설의 후반부의 강렬한 상황적 파괴력은 아주 대단합니다.. 장르적으로도 강력한 스펙타클의 감성마저 들 정도입니다.. 군사작전이나 테러행위와 다를 바 없는 상황들의 묘사속에서 우린 앞서 작가가 이러한 상황이 만들어질 수 밖에 없을 정도의 탄탄한 현실적 전제를 끊임없이 드러내놓기 때문에 수긍할 수 밖에 없는 전개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은 결말까지 극단적으로 몰고 나갑니다... 그리고 마지막의 한 장면은 절대 잊혀지지 않습니다.. 이런 독후의 감성은 절대적으로 이 작품을 읽어보셔야 이해가 되시고 마지막의 결말의 한 페이지의 의미와 그 과정의 끝을 느껴보셔야 저의 허접한 독후감의 의도를 충분히 공감하시지않을까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동안 읽어본 마르틴 베크 시리즈의 결말중 가장 매력적이면서 감정적 아픔이 가득한 최고의 결말이 아닐까 할 정도로 좋았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그동안 범죄적 사건이라는 전제속에서 단서와 반전적 묘미를 끄집어내어 장르적 재미를 보여주던 상황적 서사들이 현실과 비판적 시선속에서 작가의 의도가 짙게 그려진 사회적 딜레마와 문제점에 대한 고발적 성향이 더욱 심도깊게 그려지는 이유로 범죄소설적 장르의 감성은 줄어들 수 밖에 없습니다.. 다만 사회파 소설로서의 감성을 좋아하시고 현실적 사회 빈곤과 양극화에 대한 시선에 대해 거부감이 없으신 분들이시라면 충분히 즐기고 공감하실 수 있는 좋은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시리즈중 가장 강렬하면서 공감이 가슴 깊이 파고드는 감정적 소용돌이가 가장 큰 작품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갈수록 좋아지는 시리즈입니다... 안읽어보시면 후회했을 정도로 말이지요,,,, 전 그렇습니다..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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