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여왕 - 아무도 보지 못하는 것을 보는 자
후안 고메스 후라도 지음, 김유경 옮김 / 시월이일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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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여성이 자살을 생각합니다. 그녀에게 있어서 하루의 3분은 자신에게 유일하게 오롯이 투자할 수 있는 시간으로 정해놓았습니다.. 그녀는 모든 수치와 계산을 정확하게 머리속으로 그려내는 인물입니다.. 언듯 천재처럼 보이는 그녀는 누구일까요, 그리고 존 구티에레스는 빌바오의 경찰입니다.. 그렇게 뚱뚱하진 않지만 거대한 몸을 가진 게이에다가 현실적인 착한 경찰입니다.. 그는 성매매 여성을 돕기위해 포주를 잡으려 함정을 파지만 자신이 도우려는 여성이 오히려 포주편을 드는 바람에 자신이 저지른 함정이 만천하에 까발려집니다.. 그리고 범죄자가 될 지경이 되어버렸죠, 그런 그에게 멘토르라는 한 인물이 다가와 자신의 요구를 들어주면 모든 상황을 정리해주겠다고 합니다.. 그리고 존은 멘토르의 요청을 수락하고 지금 3분의 자살을 그리고 있는 여성의 집으로 힘겹게(뚱뚱해서 그런건 아닙니다) 올라가고 있는 중입니다.. 안토니아 스콧이라는 이름을 가진 여성은 존이 찾아와 집 밖으로 나오길 요청하지만 거부합니다.. 하지만 자신에게 벌어졌던 충격적인 고통속에서 계속 머물다가는 스스로에게 잠식될 것을 아는 안토니아는 존과 함께 멘토르의 부탁을 듣게 되고 한 거대한 저택으로 향합니다.. 그리고 스페인 최대 은행 소유자이 아들이 죽은 체 발견된 것을 보게 되죠, 그리고 존은 멘토르에게서 안토니아의 능력과 현재 벌어지고 있는 사건들에 대한 국가 기밀급의 중요한 프로젝트에 대해 알게 됩니다.. 일명 '붉은 여왕 프로젝트'로 불리우는 사건들의 이야기와 함께 거대 재벌가에게 납치가 또다시 발생하게 되는데,,, 자신을 에세키엘이라 부르는 범죄자와의 대치가 시작되는데........ 


    1. 전형적이지만 매력적인 인물의 설정은 이 작품의 가장 큰 장점이자 단점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시작점과 전반적인 스토리의 흐름에 있어서 이러한 인물의 설정은 스릴러감을 고취시키기에 부족함이 없다는 말씀을 우선적으로 드리고 싶습니다.. 그만큼 작품은 아주 흥미로운 상황적 재미를 중심으로 인물들, 특히 안토니아 스콧이라는 여성의 천재적 능력을 중심으로 서사가 그려지기 때문에 집중도 뿐만 아니라 가독성이 아주 뛰어나다고 전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 소설의 진정한 주인공은 존 구티에레스라는 파트너의 시점에서 바라보는 대단히 현실적이면서도 인간적인 이야기에 있지 않나라는 생각 또한 해봅니다.. 이렇게 두명의 파트너가 만들어나가는 스릴러소설의 매력은 스페인의 마드리드라는 공간속에서 벌어지는 현실적 시각화와 더불어 빠른 속도감속에서 펼쳐져나가는만큼 읽는 재미는 보장할 수 있는 작품이 아닐까 합니다.. 


    2. 소설은 흔한 납치극과 이를 찾아나가는 경찰과 같은 흔한 대치적 전형을 이루고는 있지만 앞서 말씀드린 뛰어난 프로파일러와 같은 능력 이상을 보유한 모든 것을 뇌속에서 그려내는 한 여성과 현실적이고 비루하고 딱히 정의롭지는 않지만 나름 착한 경찰의 케미가 이들의 사건 해결적 방법론을 혼란속에서 그 답을 찾아나가는 설정이니만큼 기본적인 재미는 굳이 또다시 말씀 드릴 필요는 없어보이구요, 상황들과 이들의 주변 인물들의 영역속에서 큰 줄기의 흐름인 붉은 여왕 프로젝트라는 굵직한 서사의 틀 또한 생각보다 단단한 소설적 개연성을 부여하기 때문에 읽는동안 이들의 역할론에 대한 당위성 또한 얻을 수 있는 것이죠, 조금은 비현실적인 음모론적인 프로젝트의 설정이라고는 하지만 여기에 지극히 현실적인 사유를 꺼내들죠, 이 프로젝트는 경찰 내부에서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국가적 영역이지만 그 대상적 범죄의 형태는 대체적으로 거대 재벌이나 사회적 파장이나 이슈화가 꺼려지는 권력집단과 관련된 범죄사건의 유형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을 알려주면서 비현실적 범주를 현실의 영역속으로 포함시켜 소설의 설정을 정당화시켜나가는 것이죠, 그리고 사건 또한 거대 재벌들을 대상으로 벌이는 범죄자의 납치 살해사건을 다루고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3. 이런 매력적인 설정과 캐릭터의 구성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재미가 나쁘지는 않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에 있어서는 조금 안타까운 마음이 듭디다.. 가장 매력적인 설정의 안토니아 스콧이라는 뛰어난 두뇌를 가진 여성의 활약과 관련하여 그녀의 두뇌에 의존하는 이야기의 구성은 그렇게 크게 두드러지지 않습니다.. 물론 사건의 단서와 해결의 실마리는 모두 안토니아의 머리에서 비롯되긴 하지만 그녀에게 주어진 능력에 비해 이러한 활약적 전문적 묘사는 그렇게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이구요, 존 구티에레스라는 현실적이지만 이 소설의 전반적인 틀을 지탱해주는 파트너의 역할은 극히 미비하게 그려진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소설의 빌런으로 등장하는 인물들의 역할론은 스릴러소설의 재미에 있어서, 또한 대중소설이지만 그 퀄리티의 담보적 측면에서 대단히 중요한 역할이 주어져야함에도 불구하고 딱히 충격적이라거나 악한 활약이 매력적으로 그려지지는 않는다는 점이 단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후반부의 안토니아와 관련된 또다른 연작의 흐름에 대한 거대한 밑밥으로 깔려가는 의도로 인해 그렇게 비중을 많이 두지 않았다손 치더라도 조금 더 악한 범죄자의 심리와 그 능력에 관심을 더 두었더라면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사실 주인공들이야 앞으로 더욱더 활약을 보여줄 확률이 크다는 예상을 하기에 아쉽더라도 기대가 되는 점이 있는 반면 빌런은 소설의 매력을 한껏 고취시키기에 악한 행위나 뛰어난 두뇌적 영향력을 주는 것이 소설의 즐거움을 백배 향상시키는 것이라고 전 생각했더랬습니다.. 그렇게 여겼더랬습니다.. 아님 말고,


    4. 이 소설은 3부작이라는 의도를 미리 서지 정보에서 의도한 체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 작품 하나로 끝날 일은 아니라는 것이죠,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의 시작점은 과히 성공적인 출발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어느정도의 아쉬움을 가지고 있지만 이어질 시리즈의 흐름에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캐릭터의 구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특히나 존 구티에레스라는 경찰의 역할이 아직은 불분명하고 어색하거나 미비해보이지만 조금씩 현실성을 담보한 그의 역할과 사건의 흐름의 자연스러운 이음새를 만들어갈 역할에는 충분히 매력적인 캐릭터가 아닐까 싶어서 한껏 기대가 되구요, 아시다시피 이 소설의 제목과 같은 붉은 여왕의 역할을 부여받은 뛰어난 두뇌의 안토니아 스콧이 자신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에 벌어지는 일들에 대한 지독하지만 가열차고 인간적이고 정의로운 대처에 대한 기대가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하지만 그러기에 앞서 이 작품을 절대적으로 인식하고 있어야하는 부분임에는 틀림없구요, 이 모든 이야기의 기대는 충분한 재미를 선사하는 단행본적 차원에서 보아도 이 작품의 선택이 나쁘지는 않을 듯 합니다.. 물론 제가 제시한 그런 아쉬움을 한줌의 재로 날려버릴 수만 있다면 충분히 즐거운 작품이 되리라 믿어의심치 않습니다.. 가독성과 집중도와 속도감과 무엇보다 인물적 캐릭터성과 스릴러의 감각이 제대로 살아있는 작품임에는 틀림없으니까요, 근데 머리가 너무 좋아도 참 고생스러운 일이네요, 물론 아무리 밤새 '무갑기을'을 외워도 담날 일어나서 무오사화와 갑자사화를 무묘사화 갑오사화등으로 기억하는 나쁜 머리보다 낫긴 하겠네요.... 떙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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