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와 나오키[아를르캥과 어릿광대]- 이케이도 준

한자와 나오키 : 아를르캥과 어릿광대 ㅣ 한자와 나오키
이케이도 준 지음, 이선희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2년 2월

    - 오사카시의 도쿄중앙은행 서부지점 융자과장으로 발령을 받은 한자와 나오키, 그는 도쿄중앙은행의 심시부 조사역으로 자신의 능력을 보여줬지만 조직의 윗선들은 그를 곱게 보질 않았죠, 본부의 업무총괄부장 다카라다와 대립을 하게되죠, 이로인해 다카라다는 한자와를 좌천시키고자하지만 공정한 인사부장으로 인해 오사카지점으로 오게됩니다.. 여하튼 한자와보다 2달 먼저 지점장으로 부임한 아사노는 이런 다카라다의 꼬봉이라고해도 무방한 인물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갑작스런 M&A (기업인수 합병)을 하라는 지시가 떨어집니다.. 오사카의 미술전문 출판사인 센바공예사를 한 기업에서 인수하고싶다는 요청에 따라 한자와는 본사 담당자 반노와 함께 센바공예사로 향합니다.. 그러나 사장 센바 도모유키는 일언지하에 거절을 하죠, 금년들어 적자를 면치 못하곤 있지만 자신의 회사를 넘길 이유가 없습니다.. 협박하듯 회사 인수를 요구하는 은행측을 이해하지 못한 한자와는 그 이유를 알게 됩니다.. 본사에서 은행의 수익증대를 위해 기업인수 합병을 내걸고 있는 상황에서 다카라다가 주도한 인수합병에 아사다가 참여한 사실을 알게되고 또한 인수를 하고자하는 기업 역시 미술과는 무관해보이는 자칼이라는 인터넷 사업을 운영하는 기업이었죠, 하지만 센바공예사는 회사를 팔 의사가 전혀없고 현재 적자를 해소할 목적으로 새로운 사업계획을 중심으로 오사카지점에 융자를 요청하고 한자와는 그런 센바공예사의 대출을 아사노에게 제출하지만 이 역시 일언지하에 묵살됩니다.. 어떻게해서든 기업합병을 이뤄내기위한 다카라다 일당의 공작이 시작되고, 단순한 수익구조의 증대를 위한 은행의 기업합병외에 또다른 음모가 숨어있음을 한자와는 알게되고, 그가 살아가는 올바른 세상의 질서를 위해 또다시 싸움을 시작하려 듭니다......

    1. 한자와 나오키가 돌아왔습니다.. 유명한 작품이자 드라마이기도 하죠, 속시원한 이 시대의 월급쟁이 인생의 활약을 제대로 보여주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특히나 사회구조가 비슷한 일본의 조직사회에서 꼰대정신이 투철한 조직문화에서 인간의 삶의 선함을 보여주려는 한 직장인의 통쾌한 복수극으로 아주 뛰어난 재미를 보여주는 대중 금융소설이라고 보시면 무난하겠습니다.. 그러니까 한자와 나오키는 은행원이니까요, 그동안 시리즈에서 한자와는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은행이라는 금융조직에서 암암리에 공작하고 음모하는 부정한 상황과 사회적 불의를 아주 매력적으로 꺠부수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그렇게 시리즈가 어느선까지 이어졌는데 그대로 끝인가 싶었는데 이번에 출시된 부제 '아를르캥과 어릿광대'라는 작품은 한자와가 활약을 시작하는 처음의 시점으로 돌아갑니다.. 한자와 나오키의 1권보다 앞서는 시점에서 벌어지는 일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1권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본 작품의 시점보다 몇개월 후에 발생하는 일이 아니었나 싶네요, 이번에는 미술과 관련된 에피소드가 설정의 중심에 있습니다.. 그리고 금융소설의 주제와 맞물린 기업합병 인수에 대한 사회적 금융비리를 다루고 있습니다..

    2. 작품의 부제인 '아를르캥과 어릿광대'라는 작품은 미술에 문외한인 저에게 처음 접해보는 것입니다.. 찾아보니 프랑스의 화가 앙드레 드랭의 작품속에 등장하는 인물이라고 하네요, 이 '아를르캥과 피에로'는 서로가 서로의 동질성과 대립적 관계에 놓은 인물로 그려진 듯 합니다.. 소설속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야기와도 크게 다르지않습니다, 여하튼 이 미술작품에 기인한 허구적 작가를 설정해서 뛰어난 화가적 완성도를 가진 인물인 니시나 조로 인해 벌어지는 상황들이 기업의 영역으로 들어옵니다.. 본 작품에서는 이전의 금융과 관련된 부정부패와 비리외에도 미술적 관계와 주변의 인물들의 인간적인 내면까지 두루두루 엮어내고 있습니다.. 단순하게 금융조직내의 암투와 공작에 국한되지않고 미술이라는 일반적으로 대중과는 거리가 있는(나는 그렇게 생각) 특화된 시장의 경제적 이윤과 의도를 적나라하게 파헤치고 있는 것이죠, 언제나 그렇듯 상당히 공감적인 인물적 이해도와 관계들이 문장속에서 자연스럽게 독자들의 관심을 끌어들이며 서사는 이어집니다..

    3. 대중적 흥미를 위해서 그런진 몰라도 상황이나 조직의 구성이나 인물들의 특성들이 조금은 과하게 비뚤어져있는 부분도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조직사회에서 어느정도의 위치에 올라선 인물들은 보다 자기위주적이고 이기적이고 비열한 집단적 갑질에 물들어버린 존재로서 보여집니다.. 물론 한자와는 그 중간의 위치에서 옳고 그름의 가장 근본적인 긍정적 기준을 잡고 있죠, 또한 세대가 다른 젊은 사원이나 갓 입사한 이들에게는 한자와는 그들의 존경과 닮음이 중심이 되는 인물이 되고 있습니다.. 이는 조직과 세대의 구분을 너무 획일적이고 확정적으로 나눠버린것 같은 느낌이 없지않아 있습니다.. 윗 세대의 조직의 중심을 장악한 인물들과 비열함으로 아부와 처세술로 그들에게 빌붙은 인물들은 어디까지나 권력의 영역에서 아랫사람을 깔아뭉개는 역할로 보여지고 그 나름의 조직의 윗선들중에서도 공정하고 상식이 통한다는 조직의 구성원들중 일부도 굳이 자신의 공정함을 떳떳하게 드러내고 대치를 하지않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소설속에 등장하는 금융 조직 내부의 모든 인물들을 통틀어 한자와 나오키만이 자신의 공정정대함을 겉으로 드러내고 행동으로 옮기도 이를 실천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물론 이러한 히어로적 발상이 대중적 공감과 자극적 재미와 드라마틱한 서사에 부합되는 것은 맞지만 그럼에도 조금은 씁쓸한 느낌도 듭니다.. 근데 이런 저의 감성은 저에게 맞는 이 소설속의 시대적인 공감대가 형성되기 떄문이죠, 아시다시피 요즘 세대는 이러한 윗세대의 조직적 이기심보다 오히려 있는 그대로의 꼰대적 특성에 더 포커스를 맞추더군요, 업무는 업무일 뿐, 그 사람의 일상생활속에서의 행동과 성향에 대한 거부감이 더 크더라구요, 예를 들어 사무실에서 쓰레바를 신고 있을때 양말을 벗고 있는다든지, 점심먹고 들어와서 책상에 앉아서 이쑤시개로 쩝쩝거리며 이를 쑤신다든지..... 아님 말고,

    4. 이런말을 했었나 모르겠는데 한자와 나오키라는 작품은 일종의 금융 무협소설의 감성이 충만한 느낌입니다.. 자신의 주변을 장악한 권력과 힘의 영역속에서 온갖 시련과 고통과 배척을 당하지만 홀로 당당하게 자신이 가진 가장 강력한 정의적 선함을 토대로 인간이 우선이고 강자가 베풀지 못하는 사회적 악의를 약자의 편에 서서 그들을 대변하며 인간의 선함과 노력이 이들을 앞설 수 있고 언제나 선함은 비열함과 부패함을 이길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정의를 실현하는 히어로로 우뚝 서니까요, 그럼에 이 시리즈는 무척이나 즐겁고 매력적인 대중소설로서 자리매김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번 작품도 다르지않고 오히려 이런 인간적인 매력이 더욱 넘치는 작품이 아니었나 싶구요, 딱히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지만 있는 그대로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지고 읽는동안 다른 생각없이 즐길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금융소설이라고는 하지만 공간과 시대와 역할이 다를 뿐 상황이나 행동이나 결과는 항상 권선징악을 추구하는 작품이니만큼 남녀노소가 즐길 수 있는 작품이라고 해도 될 듯 싶습니다.. 특히나 월급쟁이 인생 하루하루가 스트레스고 힘든 나날에 나와 다르지않은 월급쟁이 히어로가 조직의 부패를 깨부수는 활극을 마다할 이유가 어디 있겠습니까, 그러니 독자분들의 독서의 행복에 큰 도움이 되는 그런 작품이라꼬 전 생각합니다.. 물론 읽고나서 뭔가 순문학적 감동과 의미가 남길 원하시지 않는다면 말이죠, 언제나 우린 한자와같은 인물을 꿈꾸죠, 하지만 한자와처럼 대우받길 원하진 않습니다.. 그럼 느무느무 피곤한 인생이 될테니까요, 짧고 길게 그리고 안정적인 인생의 틀에서 벗어나고 싶지않은게 우리 월급쟁의 삶이기도 합니다.. 저런 인생은 한자와가 대신해주면 됩니다.. 아님 역시 말고, 땡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