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덤
요 네스뵈 지음, 김승욱 옮김 / 비채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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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르웨에의 시골마을 오스, 그중에서도 나는 자연인이다를 시현하는 오프가르 집안, 로위와 칼 형제의 가족은 예이테스빙엔 절벽을 둘러싼 산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사회의 무리속에서 동떨어져 그들만의 삶을 살아가는 가족이죠, 로위가 성인이 막 되던 무렵 형제들의 부모는 캐딜락을 몰고 집에서 출발하자마자 사고로 예이테스빙엔의 절벽으로 떨어져 사망을 하게 되고 형제는 홀로 남게 됩니다.. 그리고 칼은 자신의 길을 찾아 캐나다로 떠나게 되고 로위만 홀로 남아 15년의 세월을 오스에서 나름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와중에 칼이 돌아옵니다.. 새넌이라는 연인과 함께 말이죠, 칼은 부모와 함께 살았던 산에 호텔을 지을 계획으로 오스 지역의 사람들에게 사업유치를 이끌어내죠, 그렇게 이들은 또다시 하나의 가족을 이루게 됩니다.. 칼과 그의 부인 새넌 그리고 홀로 삶을 지탱해온 로위까지 말입니다.. 로위는 자신이 안고 살아온 온갖 비밀의 매듭이 조금씩 풀어짐을 느끼게 되죠, 그리고 로위가 감내해야한했던 과거의 진실이 칼의 귀향으로 역시나 상처가 조금씩 벌어지기 시작합니다.. 형제들의 주변에서 벌어졌던 죽음의 비명소리와 로위가 삼켜야만 했던 자신의 욕망이 잊혀지길 바랬고 잊고 싶었던 과거의 '밴쉬'가 칼과 새넌의 등장으로 새로운 시작점에서 파열음을 내기 시작하는데....


    1. 간만에 제 이야기를 좀 하고 넘어갑시다... 소설 읽으니까 또 옛날 생각이, 친구의 여친을 좋아한 적이 있습니다.. 혼자만의 짝사랑이었죠, 왜 나는 가장 가까운 친구의 여친을 좋아하는걸까, 이건 아닌데.... 친구에게 드러낼 수도, 무엇보다 친구의 여친에게 내 마음을 보여줄 수도 없던 찐 혼자만의 사랑이었던 기억이 납니다.. 어느 누구도 알 지 못했던 나만의 기억이기도 했죠, 그렇게 세월이 지나 친구의 결혼식날(물론 다른 여자와 결혼했슴돠이) 그 여친을 만났습니다.. 십수년의 시간이 지난 후였죠, 우연히 지나가 듯 그 시절의 추억을 이야기하며 스치 듯 제 이야기를 꺼내들었던 순간 너무나도 놀라했던 여친의 표정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또다시 어느날 전화가 왔습니다.. 명절이라 본가에 내려왔다면서 시간되면 한잔하자는거였죠, 그리고 그 자리에서 듣게된 이야기에 저 역시 너무나도 놀라 제가 지은 표정을 그 여친에게 보여준 적이 있었습니다.. 뭐 그렇게 기억은 추억으로 남겨버렸지만, 참 아쉽고도 안타까우면서도 슬픈 응답하라 1988년의 시절이었습니다.... 설마 전에 이 이야기 한 건 아니쥐.....


    2. 요 네스뵈의 스탠드 얼론 작품입니다.. 해리 흘레를 벗어난 아주 시니컬하면서도 감정적 동요가 심한 그런 작품 "킹덤"입니다.. 한 형제에 대한 이야기입죠, 대단히 두껍습니다.. 아시다시피 요선생은 말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속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는 아주 끈끈하게 들러붙어서 떨어지지 않는 문장과 서사로 이어져있습니다.. 단순할 것 같은 이야기가 아주 농밀하고 심도있게 펼쳐지고 그들의 심리와 그 상황들, 무엇보다 감춰진 비밀의 무게가 너무나도 격정적이고 파격적이기 때문이기도 하죠, 로위와 칼이라는 인물, 그 중에서도 로위라는 인물의 시선을 따라 모든 이야기가 진행되는 과정이 한순간도 놓칠 수 없을 정도로 온갖 감정이 소용돌이 칩니다.. 그가 느끼는 모든 감정을 공유할 수 밖에 없는 그런 시선들이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이어져있는 작품이죠,


    3. 소설속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상황의 연결속에서 하나씩 그 가면을 벗어 던집니다.. 하지만 독자는 이러한 가면에 두고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 두려워지기도 합니다.. 요선생은 이러한 가장 비도덕적이고 가장 폭력적이고 가장 잔혹한 현실의 무게를 드리운 상황의 가면속 얼굴을 자연스럽게 스토리의 연결속에서 독자들에게 내 얼굴 어때,라고 질문을 던지곤 합니다.. 작품의 설정이나 주제나 이야기는 지극히 단순함에도 독자들은 그 내면의 침울함속에서 끝없이 이야기의 연결속 비밀을 끄집어내기 위해 눈동자를 굴릴 수 밖에 없는 것이죠, 그동안 요선생의 해리 흘레 시리즈를 보면서 군더더기같은 흐름의 잔가지들을 어느정도 경험한 바에서 볼작시면 이 작품속에서는 어떠한 부분도 잔가지로 뻗어나가는 부분이 없는 것 처럼 느껴집니다.. 그럼에도 장편소설의 무게감은 대단하죠, 그만큼 소설속의 서사와 인물들의 연결고리가 대단히 촘촘하고 그 방향성에서 거부감이 없다고 봐야될 듯 싶습니다.. 700페이지가 훌쩍 넘는 작품임에도 말입니다..


    4. 무엇보다 로위라는 인물에 집중할 수 밖에 없습니다.. 모든 이야기의 흐름을 지배할 뿐 아니라 이 소설의 모든 방향과 목표는 로위에서 시작해서 로위에서 끝이 나니까요, 기껏해야 35살 정도의 젊은 남자 로위가 살아가는 세상의 무게에 독자들은 끝없이 공감하고 무너지고 아파하고 사랑하고 절망하게 되는 작가의 문장력은 솔직히 칭찬할 수 밖에 없을 것 같기도 해요, 물론 이런 인물적 캐릭터성은 익히 해리 흘레부터 경험해본 바가 있으니 만약 해리 흘레 시리즈를 사랑하시거나 좋게 보신 분들이시라면 이 작품속의 로위에게서 느껴지는 그 수많은 감정적 사이클에 환호하시지 않을까하는 지레 짐작도 살짝 해봅니다.. 여하튼 시작점부터 구비구비 이어지는 연결고리의 구성적 섬세함과 함께 끊어질 듯 이어지는 반전과 주변 인물들과의 마주봄, 그리고 캐릭터의 집중도와 상황적 몰입감만으로도 대단히 매력적인 스릴러소설이라고 봐야 될 듯 싶습니다...


    5. 대단히 긴 장편소설입니다.. 시작부터 끝까지 몰입하고 즐기기 쉬운 분량은 아니죠, 사실 이 작품은 끈기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 끈기가 지루하다거나 난독증이 생길정도의 의미를 말하진 않습니다.. 제가 말한 끈기는 끊임없이 드러나는 로위라는 인물의 상황과 심리적 불안과 그 감정선을 공감하고 이어나가기가 한 호흡으로는 어렵다는 말씀을 드리는거죠, 속도감보다는 진득한 감성적 즐거움이 가득하기 떄문에 조금은 더뎌 가며 그 호흡에 숨가쁨을 맞춰가는 듯한 묵직함이 있는 그런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드럽게 무거운 소설이라서 한번씩 손을 놓고 쉬고 싶음에도 그 손놓음보다는 호흡을 가다듬고 다시금 소설속에 빠져고 싶은 마음이 먼저 드는게 문제라면 문제죠, 여느 스릴러소설처럼 줄거리나 입체적 액션감이 가득한 작품이 아니라도 술렁술렁 페이지가 넘어가진 않지만 그럼에도 한장한장의 문장들이 꼼꼼히 머리속에서 그 감정을 헤아리며 공감을 확장시키는 파괴력은 아주 뛰어난 작품이라서 요선생의 작품을 사랑하시는 독자님이시라면 꼭 읽어보시라 권하고 싶고 요선생의 작품에 관심이 없으신 분들이시라면 꼭 이 작품을 읽어보시라 전하고 싶고 요 선생의 작품에 조금 질리신 독자님이시라면 꼭 이 작품을 추천하고 싶다고 하면 느무 '요뽕'같은 코멘튼가 하는 생각이 들지만 그래도 추천하고 욕은 안들을 그런 작품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소설의 마지막은 참 너덜너덜합디다.. 내 감정이 말이죠, 읽어보신 분들은 다들 그랬을 듯, 아님 말고,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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