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 듀얼 - 최후의 결투
에릭 재거 지음, 김상훈 옮김 / 오렌지디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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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세기말 프랑스의 노르망디 지역은 영국과의 백년전쟁으로 많은 혼란이 되는 지역이었습니다.. 비단 노르망디 지역뿐만 아니라 제대로된 왕권이 확립되지않았던 프랑스의 전역이 각각의 영주들이 권력을 쥐고 있는 상황이었고 오랜기간 전쟁으로 인해 황폐해진 상황이었죠, 흑사병의 창궐로 수많은 사람들이 전염병으로 목숨을 잃고 종교의 권위가 무너지기 시작하는 중세말기의 시기였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혼란의 중심에 노르망디를 중심으로 자신들의 가문을 유지하던 장 드 카루주 가문은 오랜기간 노르망디의 귀족으로서 이름을 알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프랑스 국왕의 친척인 피에르백작의 영향력 아래에서 종기사의 임무를 담당하며 영향력을 펼치고 있었죠, 그리고 그에겐 경제력으로 귀족의 위치까지 올라던 자크 르그리라는 오랜 친구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피에르의 총애는 르그리에게 집중되었고 조금씩 카루주는 자신의 위치에 위협을 받기 시작합니다.. 전쟁속에서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던 카루주는 백년전쟁을 치르면서 잉글랜드에 참전을 하게 되고 르그리는 피에르의 휘하에서 왕정과 지역을 오가며 자신의 입지를 넓혀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태생부터 귀족이었던 카루주와 달리 르그리는 평민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른 인물이다보니 카루주는 자신이 원하던 자리를 얻지 못함에 대한 반감이 계속적으로 쌓여갔던 거죠, 그러던중 카루주가 잉글랜드 전쟁을 떠난 후 르그리는 카루즈의 아내 마르그리트를 찾아가 성폭행을 하게 되죠, 전쟁에서 실패하고 힘겹게 돌아온 카루주는 마르그리트에게서 르그리의 범행을 듣게 되고 이 사실을 피에르백작의 판단에 맡기지만 피에르는 르그리의 무죄를 판결합니다.. 이에 카루주는 파리의 고등법원으로 상고하여 그동안 유명무실했던 결투재판을 신청하게되고 고등법원은 이를 수용하여 이들의 '마지막 결투'가 이루어지게 되는데......




    1. 에릭 재거의 이 고증을 바탕으로 한 실화의 이야기는 다큐멘터리 문학이라고 봐야될 것 같습니다.. 역사적 사실에서 허구를 덧입힌 팩션의 의도가 아닌 있는 그대로의 역사적 고증에 의해 하나하나 엮어진 아주 대단한 실화 문학이라고 봐야겠죠, 특히나 이 작품은 1380년대의 중세 프랑스의 시대적 상황과 브리타뉴 지방의 노르망디를 중심으로 한 사실적인 공간적 역사를 매우 섬세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작가는 등장하는 모든 인물과 확인된 모든 역사적 사실을 하나도 놓치지 않겠다는 의도로 엄청날 정도의 사실적 고증을 기반으로 작품을 이어나갑니다.. 또한 이러한 고증을 대중 독자들이 이해하고 인지하기 쉽게 풀어서 서사를 덧붙이죠, 특히나 카루주 집안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역사적 사실을 우선적으로 배경으로 드러내면서 이후에 벌어질 마지막 결투의 역사적 사실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팩션적 의도의 소설적 기법으로 살을 붙이고 드라마틱한 자극적 의도를 문장에 불어넣어도 충분히 즐거울 느낌이긴 합니다만, 작가는 아주 고고한 퀄리티를 내세워 지적 호기심과 역사적 궁금증을 매우 디테일하게 독자들에게 설명하고 이해시키려고하는 의도가 엿보여서 개인적으로는 조금 더 센 박수를 보내고 싶긴 합니다..


    2. 사실 이 작품의 제목과 의도에 부합하는 내용은 카루주와 르그리라는 역사적 위인의 대결에 방점을 두고 있지만 이야기는 단순하게 이러한 자극적 설정에 국한되어 독자들을 끌여들이지 않습니다.. 작가는 고증에서 비롯된 아주 사실적인 시대적 현실감을 작품속에 불어넣어줍니다.. 공간적 영역의 디테일함 역시 이러한 작가의 의도중 하나이죠, 이 작품은 모든 이야기는 사실과 고증과 역사의 증거속에서 밝혀지고 알려지고 드러내지고 있다는 사실을 문장 곳곳에서 독자들에게 각인을 시켜줍니다.. 그렇기에 이 작품의 모든 페이지에서 독자들은 작가가 알려주는 이 모든 역사적 사실에 객관성을 부여받게 되죠, 이로인해 작가의 노력과 헌사에 무한한 존경을 느끼기까지 합니다.. 뭐 저는 그랬다구요, 어떻게 이러한 고증을 빠짐없이 연결시키고 문장으로 재현해내었을까하는 위대함까지 생길 정도니까요, 작품을 그렇게 길지 않지만 그 문장들이 이어져나가는 방식은 무척이나 대단한 서사이기 때문에 호흡을 길게 하고 읽어나가게 됩니다.. 그럼에도 작품에서 쉽게 눈을 뗄 수가 없죠, 뭐랄까요, 소설보다 더 소설같은 역사적 사실의 이미지적 시퀀스는 말 그대로 입체화되어 머리속에서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는 느낌이 듭디다.. 


    3. 중세 역사의 막바지의 백년전쟁의 프랑스의 시대적, 공간적 배경은 무척이나 생경하지만 작품속에서 드러나고 보여지는 이야기는 너무나도 사실적이고 현실적이기에 독자의 입장에서 즐겁기까지 하더군요, 풀어 쓴 문장의 흐름과 대중이 감응할 만한 감성적 심리와 공감들이 적절하게 문장속에 표현되어 있기 때문이겠죠, 작품은 단순한 카루주와 르그리의 단순한 결투로 흐르는 방향성도 중요하지만 그 이면에 드러난 역사적 시대상을 더욱 중요 시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샤를 6세의 왕정의 프랑스의 중세의 암울한 역사와 노르망디라는 지역이 지니고 있는 다중적인 역사적 혼란의 스토리를 설명하기에 부족함이 없었고, 무엇보다 이 작품의 중심이자 목적이기도 한 카루주의 아내 '마르그리트'라는 한 여성의 주체적 모습을 그려내면서 중세라는 시대속에서 여성으로서의 삶과 그녀가 견뎌내야하고 감당해야했던 모든 것들은 다큐멘터리적 기법의 무감각한 사실적 기술로 객관화시키면서 옳고 그름의 판단은 보는 이에 따라 달라지고 이는 역사적 사실의 판단 역시 무엇이 정의이자 진실인가에 대한 가치도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작가가 고증을 통해 파악한 수많은 역사적 사건과 지도와 문서와 사료와 신화적 이야기속에서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는 점이 독자로서 오히려 더 큰 감흥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4. 영화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잖아요, 리들리 스콧이라는 감독은 개인적으로 무척이나 좋아하고 다는 아니겠지만 거의 모든 작가의 작품을 본 것 같기는 합니다.. 특히나 여러 장르에서 빛을 발하지만 드라마틱한 역사적 사실을 다루는 방식은 엄청나죠, 누구나 아는 글래이에이터, 킹덤 오브 해븐, 로빈 후드 같은 작품들이 이 작품 '라스트 듀얼'과 일맥 상통하리라 생각되어집니다.. 리들리 스콧만의 장엄하고 긴장감 넘치는 사실적인 이미지가 수놓은 영상은 굳이 말씀 드릴 필요도 없을 정도죠, 기대가 되는 작품이라고 봐도 좋을겝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영화는 작품의 결투에 집중하고 이에 따른 드라마틱한 인물적 심리와 상황에 포커스를 맞출 확률이 높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결투씬이나 백년전쟁속에서의 전쟁씬등으로 시선을 모으겠죠, 물론 영화를 보지 않은 상황에서 설레발일 수도 있으나, 영화속에서 에릭 재거가 이뤄놓은 작품적 영역을 모두 담아내지는 못하지 싶습니다.. 그렇기에 가능하면 영화를 감상하실 기회가 되신다면 아무래도 이 작품 "라스트 듀얼"을 먼저 경험해보시면 좋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작가의 뛰어난 문장력과 대중적 이해력으로 풀어낸 역사적 고증의 사실들이 영화를 감상함에 있어 엄청난 도움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으니까요, 아니면 아무리 뛰어난 리들리 스콧이라도 이 작품의 매력을 이겨내지 못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영화와 상관없이 이 실화 작품은 그 어떤 스릴러소설보다 뛰어난 대중 작품이라고 감히 말씀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이로인해 나름의 지적 허영도 주변에 떠들 수 있는 장점도 있구요, 개인적으로는 유튜브 예고편을 아이들과 보면서 역사적 사실을 조금 떠들어대니 아이들이 '이 사람이 우리 아빠야... '하는 눈빛을 보여주는 느낌은 아마도 제 착각이겠죠, 아님 말고,, 땡끝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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